경찰, 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에게 최루액 발사
3차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문회제 직후 발생...촛불참가자 "국민을 위해 방송 좀 해 달라"
입력 : 2013-06-23  22:11:50   노출 : 2013.06.23  22:11:50 이아인 기자 | banhoo@mediatoday.co.kr    

경찰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고등학생에게 최루액을 뿌려, 해당 학생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제3차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거리행진을 하던 중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최루액을 맞은 경기도 ㄱ 고교 3학년 차 아무개(18) 학생은 태극기를 들고 “민주주의 실현하라”는 말을 하던 중에 경찰에게 태극기를 뻬앗기고 경찰이 분사한 최루액을 맞았다.

차 군은 최루액을 맞은 뒤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SNS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집회를 한다는 것을 봤다. 어제도 와서 촛불을 들었다. 오늘도 학원이 끝나자마자 혼자 왔다”며 “학교에서 법과 정치를 배울 때 민주화 운동에 관해 배웠다. 이 땅의 민주화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시작했다. 꼭 국정원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루액을 맞은 고등학생 차상우 학생이 아파하고 있다. 이아인 기자 banhoo@
 
이날  개최된 촛불문화제는 22일과 마찬가지로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오후 7시 10분부터 진행됐으며 학생과 시민 500여 명이 참가했다. 사회는 지난 봉우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 맡았다. 봉 씨는 지난 21일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시위를 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가 22일 풀려났다. 이보다 30분 앞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청계광장을 사이에 두고 동아일보사 앞에서 “종북 물러가라”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번 촛불문화제회는 12명이 나와서 자유발언 및 노래를 했고, 대학생들의 몸짓코너, 노래 <다시 광화문에서>를 함께 부르는 코너로 구성됐으며, 최민희  박홍근 등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해 발언했다. 

최민희 의원은 “민주정부 10년 동안 우리가 이룬 절차적 민주주의가 이것 밖에 되지 않아서 안타깝다”며 “(국회에서) 싸우다가 지쳐서 안 되면 거리로 나오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국정원을 해체해야 한다. 더 이상 국가정보기관은 필요 없다”며 “국정원 국정조사 말고 특검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3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아인 기자 banhoo@
 
또한 촛불문화제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언론을 비판하는 자유발언도 있었다. 6번째로 자유발언을 했던 출판사에 근무하는 이동현 씨는 “여기 YTN, KBS, MBC에서 (기자들이) 나와서 찍고 있는데, 찍어갔으면 방송 좀 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하자 관객석에서 함성소리가 퍼졌다. 이어서 이 씨는 “트위터로 (촛불집회) 방송이 안 나온다고 쓰고 있는데 손가락이 아프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좀 방송해달라. 내가 돈을 내서 KBS가 돌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유발언을 했던 김나래 한 대련 의장은 “방송에서 우리 모습을 보신 분 있느냐?”가 묻자 관객들은 “없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김 의장은 “이렇게 기자들이 몇 시간씩 취재해 가는데도 방송이 되지 않는 건 뒤에 더 큰 무언가가 막는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이와 관련해) 한 기자가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 시민들이 "국정원을 규탄한다"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아인 기자 banhoo@
 
촛불문화제는 8시 50분께 끝났으나 집회 참가자 200여명은 집회 직후 시청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하다 경찰과 대치끝에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액을 발사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9시10분께 방향을 바꿔 모전교 쪽으로 거리행진을 이어가다가 9시30분에 자진해산했다. 4차 촛불문화제는 24일 7시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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