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처남·차남 아파트 사업으로 비자금 세탁 의혹
등록 : 2013.06.28 08:11 수정 : 2013.06.28 11:35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가 20억원을 투입해 차명으로 건설한 뒤 분양한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의 동방아파트. 다음 로드뷰 화면 갈무리

전두환(82)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62)씨가 급조된 건설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아파트를 지은 뒤, 분양이익은 전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전재용(49)씨가 소유한 회사 쪽에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건설사는 이 한 건의 사업만 한 뒤 문을 닫았다. 수산물 가공회사 ‘삼원유통’( ■<한겨레> 관련 기사 )에 이어 이 건설사 역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7일 <한겨레> 취재 결과, 강원도 강릉시의 ‘동방건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씨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아 1994년 10월 주문진읍에 158가구 규모의 동방타워맨션을 완공했다. 두달 뒤인 12월에 이 아파트의 상가동(전용면적 672.39㎡) 전체 소유권과 171㎡(51.7평)짜리 아파트 6채가 재용씨 소유의 음향기기 수입업체 ‘삼원코리아’로 넘어갔다.

이후 삼원코리아는 이 상가와 아파트를 2002년까지 서로 다른 일반인들에게 분양했다. 삼원코리아는 재용씨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부동산회사 비엘에셋이 60% 지분을 지닌 회사다. 재용씨가 현재 대표이사이고, 이창석씨와 그의 부인 홍정녀(61)씨가 함께 경영하고 있다.

결국 출처가 불분명한 돈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다시 현금화한 셈이다. ‘차명’으로 아파트 건설·분양을 한 탓에 건설 관련 서류에는 재용씨, 이창석씨, 관련 회사 등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유다.

게다가 동방건설은 1993년 설립 직후 동방타워맨션을 지었고 이를 삼원코리아에 넘긴 뒤인 1994년 경영활동을 중단했다. 이 사업을 위해 급조한 회사라는 의문이 이는 대목이다. 또 동방건설의 임원은 이창석씨의 측근으로, 재용씨와 이창석씨가 운영하던 삼원유통의 임원이기도 하다. 삼원유통과 동방타워맨션은 불과 500여m 거리에 있다. 이에 대해 이창석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인이 아파트를 짓는다기에 20억원을 빌려줘, 돈 대신 상가와 아파트로 받았다. 이 돈은 아버지(이규동)로부터 물려받은 돈이다”라고 말했다. 

강릉/송경화 김경욱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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