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생한 낙동강 ‘녹조라떼’    
2013/07/03 14:53 문화관광저널 백수진 기자  qortnwls6572@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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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 또다시 4대강 사업 구간에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녹조 발생은 지난해보다 2달 앞서 나타나, 환경 재앙의 시작이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4대강 사업 준공 1년이 된 지금, 사업의 주요 목적 중 하나였던 수질 개선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4대강 사업 전반의 타당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4대강 보 설치 후 낙동강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며 보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환경 당국은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물 흐름 막혀 녹조현상 심각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여름이 다가오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낙동강에서 ‘녹조라떼’라 불리던 극심한 녹조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낙동강 중류에서 발생한 녹조현상이 지난해 8월 초순에 보고됐던 것에 비해 올해는 두 달 정도 빠르게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월 7일 경북 고령군 우곡교 하류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녹조가 한눈에 드러난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이 녹조현상이 4대강사업으로 인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녹조현상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두고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 때문이라 확신했지만, 정부와 환경부는 4대강사업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일관했고 이때 내세운 논리가 지난해 이상고온현상이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환경당국은 낙동강 녹조 현상이 이상고온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강변해왔지만, 낮 기온이 30도 초반인 6월부터 녹조가 나타난 것을 볼 때 기온 상승이 녹조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란 것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4대강 사업으로 대량으로 모래를 퍼내면서 녹조가 번성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고, 대규모 보마저 들어서 물 흐름이 막혔기 때문에 초여름부터 녹조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수문을 개방하고 하루빨리 해체하는 것만이 환경 재앙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녹조현상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수온과 영양염류(비료 역할을 하는 염류), 기온, 물 흐름 정체 이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녹조가 창궐하게 된다. 이어 4대강사업 전과 이후 낙동강의 달라진 환경을 비교해보면, 기온과 수온은 큰 차이가 없으며, 영양염류는 총인처리시설이 확충되면서 줄어들었으면 줄었지 더 많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흐르던 강이 보로 인해 막혀 물의 흐름이 급변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낙동강 녹조현상과 수질악화의 주범은 4대강사업이 만든 초대형보란 사실이 다시 한 번 밝혀진 것으로 수문 개방과 보의 해체가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지금 낙동강의 수질 상태는 육안으로 보더라도 상당히 심각하다”며 “이른바 ‘녹조라떼’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의 상류에는 수질악화의 지표인 부착조류가 상당히 번성해 있고, 강바닥은 많던 모래 대신 뻘로 뒤덮여 녹조와 미생물들의 사체들이 썩으면서 가스를 내뿜어 악취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환경부 자체 조사로도 낙동강 수질은 4대강 사업 전 1~2급수에서 사업 후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 76%가 악화되면서 3급수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동강 상주강 상주보 상주3지점은 지난 2008년 평균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가 0.9ppm으로 1급수를 유지했지만 2009년 1.1ppm, 2010년과 2011년 1.2ppm에서 보가 들어선 지난해에는 1.3ppm으로 2급수로 떨어졌다. 구미보 하류인 구미시 고아읍 강정지점도 2008년 1.0ppm으로 1급수를 유지했지만,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4ppm으로 계속 나빠지는 추세다.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달성지점은 지난 2008년 2.3ppm에서 2010년과 2011년 1.6ppm으로 개선됐다가 강정보에 물을 가두면서 다시 나빠져 지난해에는 2.0ppm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16개 보의 수질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9% 증가했고 조류 농도는 1.9% 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질 측정 자료를 보면 낙동강 상류 쪽 수질 악화는 두드러져 보인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런 상황에도 환경부는 34억 원 예산으로 조류제거제 폴리염화알미늄을 투입하려는 ‘꼼수’만 부리고 있다”며 “4대강사업이 만든 초대형보는 낙동강 녹조현상과 수질악화의 주범으로, 수문 개방과 보의 해체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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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준공된 지 1년, 좀 더 지켜봐야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에 대해 도와 환경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수질오염 관리는 정부 몫으로 경북도는 조류예보제 등으로 해당 시군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며 “아직 정부로부터 녹조와 관련된 특별한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환경 당국은 “환경운동연합이 녹조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지점을 이틀 연속 찾았지만 녹조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기온이 올라가면서 녹조 발생 우려가 커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낙동강 수질은 상류 쪽 BOD는 미미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치 변화가 크지 않아 큰 의미가 없다”며 “4대강 사업이 준공된 지 이제 1년밖에 됐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가 더 축적돼야 수질 악화나 개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강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풍부한 수량 확보로 홍수 예방은 물론 수질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녹조 현상에 수질 개선 효과는커녕 오히려 나빠지면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생태계 균형이 깨진 현재 상황에서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 어떠한 재앙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수진 기자  qortnwls6572@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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