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국정원 "NLL 대화록, 정보수집용으로 작성"…논란 예상
등록 일시 [2013-07-06 18:07:32]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4일 오후 국정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정보위원들에게 지난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문서로 배포했다. 사진은 국정원이 배포한 회의록 표지. 2013.06.24. amin2@newsis.com 2013-06-24
국정원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靑 보고용 아닌 고유업무 수행"
"대북정보수행은 정보기관의 역할, 녹음파일 주체도 국정원"
민주당 "말이 안돼, 대통령 사찰한 것" 강력 반발 나서
【서울=뉴시스】박성완 기자 = 국가정보원은 최근 공개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2008년 1월 작성본)과 관련해 "우리의 필요에 의해, 고유 업무(정보의 수집)를 수행하기 위해 정상회담 회담록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대변인은 5일 오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공개된 대화록은) 청와대에 압박을 주거나 보고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국정원이 남북 정상 간 대화록을 그간 알려진 것과 달리 '청와대 보고용'이 아니라 '자체 정보 수집' 목적으로 작성했다는 것이어서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에서는 이와관련, 대통령이 정보수집 대상이냐라며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다.
그간 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당시 청와대가 정상회담 녹음파일의 상태가 좋지 않아 국정원에 이를 넘긴 뒤 대화록 작성을 지시했다며 국정원 작성본이 '보고용'임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국정원의 주장은 이를 정면 반박하는 것이다. 국정원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정상회담 녹음파일'의 녹음 주체도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청와대가 아닌 국정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상회담에 배석한 조명균 당시 대통령 안보정책비서관이 녹음에 사용한) 디지털녹음기는 원래 우리 것"이라며 "우리가 조 비서관에게 녹음기를 주면서 녹음을 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 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녹음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잖느냐"며 "그래서 그런 방법으로 녹음을 한 것이다. 그럼 조 비서관이 그걸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정원은 2007년 10월 대화록 작성을 시작했으며 녹음 파일을 대략적으로 풀어 만든 중간본을 청와대에 넘겼다고 했다. 다만 2008년 1월 완성된 최종본은 청와대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최종본을 전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고용으로 만든게 아니고 우리의 기록물로 만든 것"이라며 "정보를 수집·작성·배포한다는 것이 우리 의무이기에 정보를 수집·작성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국가정보원이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회의록을 24일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 3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2007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나오는 모습. 2013.06.24.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2013-06-24
그는 이어 "다만 배포를 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2007년 10월 이미 청와대에 (대략적인) 녹취록을 줬기에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청와대가 (최종본을) 달라고 말도 안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이 같은 설명에 민주당은 국정원이 대통령을 '정보 수집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2007년 당시 통일부 정책보좌관을 지낸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국정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한 게 아니라 사찰한 것"이라며 "정보 고유의 취득 목적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며 정보기관이 무소불위로 최고지도자 위에 군림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당시 녹음파일을 국정원에 준 이유는 명백하다. 녹취록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이 해독하기 어려워서 장비와 전문성 갖춘 국정원을 청와대가 활용한 것"이라며 "2007년 10월 중간본은 대충 만든 거고, 2008년 1월에 제대로 만든 거라면 제대로 만든 보고서를 현직 대통령에게 드리는 게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록이 '보고용'이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또 조 전 비서관이 사용한 디지털 녹음기가 국정원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당시 국정원이 정상회담장에 녹음기를) 하나 갖고 가려다가 걸려서 못갖고 들어갔다"며 "국정원이 말이 안된다. 대통령 정상회담을 대통령 몰래 비밀녹취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국정원 대변인은 6일 통화에서 "'대북' 정보 수집이 우리 고유 업무기에 회담록을 작성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국정원이 대북관련 정보활동을 하는 것은 정보기관으로서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정보 수집의 대상이 결코 노 전 대통령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편 국정원은 남북 정상회담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이 '2008년 1월 대화록 작성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최근 통화에서 번복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대변인은 "(대화록 작성)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국정원 현직간부가 최근 김 전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2008년 1월 작성본에 대한 김 전 원장의 친필사인이 있다'고 했다"며 "이에 김 전 원장은 '친필 사인이 있다면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계속된다면 김 전 원장의 친필서명도 얼마든지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d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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