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원 날린 '이명박 10대 분신', 어디서 뭐하나?
[추적] 곳곳에서 승승장구, 4대강 망가뜨린 책임은…
남빛나라 기자,진유민 인턴기자  기사입력 2013-07-19 오전 7:46:47  

이들이 없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전 국토해양부 소속) 임원은 3년 내내 4대강 사업을 향한 찬사를 쏟아냈다. 환경부 등 관계 부처 장관 역시 4대강추진본부 임원들과 칭송 경쟁이라도 하듯 4대강 사업을 추켜세웠다. 여기에 학자까지 가세해 4대강 찬동 인사들은 수많은 '명언'(?)을 남겼다.

22조 원은 날아갔지만 명언은 영원히 남는다. "나중에 4대강 정비 사업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2009년 10월 6일. 국회 환경부 국정감사)던 그 많은 사람의 호언장담을 다시 살펴본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도 박근혜 정부를 비롯한 한국 사회 곳곳에서 승승장구하는 현실도 짚는다.

1.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2008년 2월~2011년 5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사업을 하는데 왜 예비 타당성 조사에 1~2년을 허비해야 하느냐." (2009년 10월 19일. 부산시청 부산상공회의소 초청 강연)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다. 인명 피해는 대부분 본인들의 잘못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 사고다." (2011년 4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 4대강사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20명이나 사망한 것과 관련)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4대강추진본부를 이끄는 기관답게 늘 4대강 추진 부처의 역할을 해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49명의 평균 재임 기간은 18.9개월로 매우 짧았으나 정종환 전 장관은 3년 3개월 동안 장관직을 유지해 최장 재임 기록을 세웠다. 재임 내내 꾸준히 4대강 사업을 지지해줬음은 물론이다. 그의 임기 중이던 지난 2010년 2월, 국토해양부가 2009년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이중으로 작성해 침수 피해 규모를 축소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월 언론사 <아시아투데이>의 상근 부회장에 선임됐다.

2.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장관 (2011년 05월~2013년 03월)

"4대강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덕에 글로벌 금융 위기도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 (2011년 11월 17일. 한국시민자원봉사 세종로포럼 특강)

"4대강 사업을 통해 준설을 하고, 오염원을 차단함으로써 녹조 등 수질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12년 8월 2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 회의)

정종환 전 장관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권도엽 전 장관은 한 술 더 떠 4대강 사업을 금융 위기의 해결책으로 칭송했다. 그는 지난 4월 17일 한국교통대학교 총장으로 임명됐으나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최근에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지며 임용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지난 2011년 9월 26일,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이 과천 정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으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왼쪽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연합뉴스

3.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현장에 가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말로만 맨날 안 된다고 밀어붙이는데, 운하 길을 따라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 (2008년 1월 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강화특별위원회 산하 '한반도대운하TF' 상임 고문 시절)

"후세 국민들은 4대강 사업덕을 많이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4대강 사업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 다음에 내가 죽으면 내 묘비에 '이재오, 4대강 잘했다' 한 줄 써 줬으면 좋겠다." (2012년 10월 4일. '4대강 자전거 길 탐방'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이재오 의원은 지난 1월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비리·부실 사태를 지적한 감사원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4대강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사전 작업이라는 감사원의 발표 다음날인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일묵여뢰(一默如雷·침묵은 우레와 같다)'라는 네 글자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현재 "감사원장의 자진 사퇴"(2013년 7월 17일.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장하고 있다.

4.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2008년 3월~2011년 5월)

"이 순간에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말을 저는 가슴에 담습니다." (2009년 10월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 감사)

"현실적으로 보거나 4대강 살리기 사업 내용으로 보거나 운하는 이제는 생각하지 않고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하는 말씀을 드린다." (2010년 4월 5일 CBS 라디오 인터뷰)

지난 2009년 6월 환경부 국정 감사 당시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자처해 감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장관도 있다. (항간에 갈릴레이가 했다고 전해지는 이 말을 갈릴레이가 실제로 했는지를 놓고서 과학사학자들은 회의적이다.) "그럴 거면 사퇴하라"며 매섭게 이 전 장관을 몰아붙이던 야당 의원들마저 위의 한 마디에 무장해제 됐다고 전해진다.

그는 현재 사단법인 '로하스코리아포럼'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5. 심명필 4대강사업추진본부장

"습지는 홍수 측면에서 굉장히 부담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 환경 단체는 잘 모르면서 왜 50년 습지를 없애느냐고 공격한다." (2010년 8월 30일. 천안 지식경제부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구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

"사실 확인 없이 헐뜯고 선동만 하니. '보가 두 동강 난다', '해체' 운운. 선거철이라 더 그런가요? 한때는 인천 공항 바닥이 가라앉는다고 반대하더니. 4대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또 다음 대상을 찾아다니는지?" (2012년 2월 2일. 트위터)

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은 임기 동안 공무원법상 직급을 부여받지 않는 차관급 전문 계약직 공무원의 신분을 누렸다. '자연의 콩팥'이라 불리는 습지를 홍수의 원흉으로 지적한 그는 한국수자원학회 회장, 한국물포럼 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그의 예상과 다르게 4대강 사업은 현재 국정 조사 대상으로까지 거론되며 파국을 맞은 모양새다. 4대강의 실패에 필적할 '다음 대상'은 아직 없는 듯하다.

현재 그는 인하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있다.

6. 차윤정 4대강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

"금빛 모래는 인간에게는 정서적 공간일지 몰라도 수생태와 생물에게는 생존이 어려운 가혹한 환경이라는 또 다른 측면을 볼 필요가 있으며 (…) 지금의 강은 퇴적 토사 등으로 노후화되었는데, 그렇다고 지금의 강을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니 우리가 다시 젊게 만들어줘야 한다." (2010년 5월 17일. 환경본부장 취임식에서)

"어떤 때는 어두운 데 누우면 내가 박쥐인가, 이쪽저쪽 아부하다가 갈 곳을 잃어 어둠 속에 갇힌 박쥐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 애초 계획했던 사업 목표의 70퍼센트 정도를 달성했다. 그곳에 가면 강이 고맙다고 하는 것 같다." (2012년 8월 3일. <한겨레> 인터뷰)

<신갈나무 투쟁기>(지성사 펴냄), <숲의 생활사>(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의 저자로 숲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어느 순간 4대강 전도사로 나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을 얻은 그는 독자의 마음을 잃었다. 인터넷 서점의 한 독자의 다음과 같은 일갈에서 그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마음에 없는 글을 쓰셨네요. 4대강이나 열심히 홍보하시길."

7.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2011년 6월~2013년 3월)

"(현재) 일반 서민들은 수돗물을 끓여 드시거나 약수를 드시고 있는데 (4대강 사업으로) 수돗물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만큼의 서민 정책이 있나." (2010년 2월 27일 KBS 특별기획 국민대토론 <이명박 정부 2년, 성과와 과제는?>)

"4대강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친서민 사업이다. 서민들이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변에서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것 자체가 큰 복지다." (2010년 9월 15일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4대강 사업 덕에 안심하고 수돗물로 갈증을 해소하는 시민이 있을까. 박재완 전 장관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 교수로 복직했다.

8. 김건호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지방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대규모 프로젝트임에는 틀림이 없다." (2009년 09월 14일. <서울신문> CEO 칼럼)

그의 임기는 오는 27일로 만료된다.

9. 박재광 위스콘신매디슨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4대강 반대 측 교수는 연구 중심이 아닌 소규모 대학에 재직 중으로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SCI에 등재된 학술지에 논문을 한 편도 게재하지 않은 분이다. (…) 4대강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반대했던 인사들도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2010년 10월 4일.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정조사 참고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보를 철거하자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철없는 낭만주의자 같다." (2013년 3월 18일. SBS CNBC <집중분석 takE>)

박재광 교수는 현재도 언론을 통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10. 박석순 국립환경과학원장·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선박을 운행하면 산소가 공급돼 물을 깨끗하게 한다." (2008년 1월 10일. MBC <100분토론>)

"운하는 전문가가 검토해서 결정할 상황인데 반대 교수들은 대부분 물류나 환경, 운하 전문가들이 아니다. 대부분 문학이나 하는 사람들이 '내가 보기엔 운하는 아니다'라고 해서 참여한 건데 이건 잘못하면 교수들 편 가르기가 된다." (2008년 4월 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18대 총선(2008년 4월 9일)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에 찬성하는 후보에 대한 여론이 악화했다. 이에 박석순 교수는 라디오에 출연해 대운하 반대 교수들이 "일종의 낙선 운동"을 벌인다고 지적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문학이나 하는 사람들"에는 지난 2008년 전국의 대학교수 2400여 명이 결성한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도 포함되는 것일까.
 
/남빛나라 기자,진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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