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촛불의 외침, "날치기는 무효"
혹한에도 1만2천여명 운집, 경찰 또 시위대에 물대포 발사
2011-11-23 22:36:51
야5당과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그리고 <나꼼수>가 공동진행한 한미FTA 날치기 규탄 촛불집회가 23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1만2천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한나라당의 한미FTA 날치기에 반발해 긴급소집된 이날 집회에는 찬바람이 부는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트위터 등 SNS의 사발통지문을 보고 모여든 1만2천여명(경찰 추산 7천여명)의 시민이 발 디딜 틈없이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날치기는 무효"를 외쳤다.
이에 맞서 대한문 앞에서는 어버이연합 회원 100여명이 오후 6시부터 모여 "노무현이 시작한 한미FTA를 왜 반대하냐"며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비난하며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시민들이 대거 운집하자 기세에 눌린듯 곧 흩어졌다.
집회에서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김선동, 강기갑, 곽정숙, 홍희덕 의원 등이 발언대에 올라 MB정권을 강도높게 질타했고, 특히 전날 국회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김선동 의원은 참석자들로부터 폭발적 박수를 받았다. 김 의원은 "저는 테러를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서민의 꿈과 희망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테러를 했다"고 주장했다.
저녁 8시반쯤 <나꼼수> 팀이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민주당 전 의원과 주진우 시사인 기자 등이 발언대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맞아 <나꼼수>의 폭발적 인기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이 "전날 FTA 비준안 통과를 막지 못한 정당에 속해 있는 정치인으로서 죄송하다"고 사죄하자 참석자들은 "탈당해"라고 외쳤다. 정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여기 계신 민노당 의원들과 함께 싸운 민주당 의원들도 있지만, 뒤에서 총질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들을 응징하기 위해 악착같이 당에 남아있겠다"고 답했다.
<나꼼수>는 오는 30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나꼼수 콘서트를 진행한다고 밝히며 그때는 10만 시민이 운집해 줄 것을 호소했다.
밤 9시께부터 일부 참석자들은 서울광장에서 벗어나 을지로 쪽으로 시가행진을 벌이려 했고, 이에 집회장 주위를 감싸고 있던 경찰은 경고방송뒤 전날 명동 집회때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물대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적극 가담자 10여명도 연행해 갔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날치기 무효", "명박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혹한에도 물대포를 무차별 발사하는 경찰을 질타했다.
한편 한미FTA범국본은 오는 24일 오후 3시 또다시 '한미FTA 날치기 국회 비준 무효화를 촉구하는 이명박·한나라당 심판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서울광장은 한미FTA 무효화 투쟁으로 연일 뜨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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