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앙위 삿대질…‘통합갈등’ 폭발
[한겨레] 성한용 기자    김외현 기자   등록 : 20111123 21:16 | 수정 : 20111123 22:14
   
중앙위원 454명중 280여명 참석
야권통합방식 등 싸고 이해대립

≫ 손학규 대표(앞줄 오른쪽 둘째) 등 민주당 지도부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국민의례를 하기 위해 서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야권통합 방안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갈등이 23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폭발했다. 중앙위원 454명 가운데 28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중앙위원들의 목소리는 격렬했다. 회의장 곳곳에서 고함과 삿대질이 오갔다. ‘원샷 통합경선’과 ‘선 민주당 독자 전당대회’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통합협상을 주도해 온 이인영 최고위원은 “민주당 외부의 세력(혁신과 통합 등)은 별도의 신당 창당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제세력은 한 번의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지도부는 선출직 6인, 지명직 3인, 당연직 2인으로 구성할 것”이라며 “투표는 모바일 투표, 전자 단말기를 사용하는 현장투표, 인터넷 투표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갈 것으로 예상됐던 야권통합이 복잡해진 것은,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최고위원 다수와 ‘혁신과 통합’이 합의했던 ‘12월17일 원샷 통합전당대회’가 법률적으로 몇 가지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인사들과 ‘혁신과 통합’ 인사들이 함께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든 뒤 민주당과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한다는 시나리오는 이중당적 때문에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동안 전례로 들었던 ‘2000년 새천년민주당 방식’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새천년민주당을 완전히 창당한 이후에 국민회의를 흡수해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정당과 창준위가 합쳐 신설합당을 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중앙위원회가 통합을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12월17일 오전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의결하고 오후에 통합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식 등 다양한 수정 시나리오를 검토중이다. 그러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고, 혁신과 통합이 만드는 정당과 협상을 통해 1월에 ‘당 대 당 통합’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통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민주당 갈등의 배경에는 통합정당의 지도부를 둘러싼 이해대립이 깔려 있다.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등은 통합 효과를 명분으로 비호남 대표를 선호하는 기류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자신이 민주당 대표를 맡아 야권통합과 내년 총선을 주도하겠다는 정치적 욕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김외현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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