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2중대의 반성, 그럼 1중대와 홍보부대는?
2013/07/25 00:54 에코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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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지난 정권 환경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24일 언론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윤장관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환경부가 국토부의 2중대 소리를 들었고, 환경부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MB 정권의 환경부는 환경부가 아니었다. 2009년 10월 국감에서 당시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의원들이 4대강 사업을 질타하자, "4대강 사업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 지겠다",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는 말을 내뱉었다. 환경부 장관이 아닌 국토부 장관의 발언이라 생각될 정도였다. 
 
환경부는 2009년 11월 9일 4대강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통과 시켰다. 당시 자연보전국장이었던 정연만 현 환경부 차관은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4대강 사업의 환경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보수 언론 기자마저도 강하게 반발할 정도였다. 당시 시민사회진영은 환경부가 한국환경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은 환경부 내부에서도 "우리가 국토부 2중대냐?"라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윤성규 장관이 환경부의 잘못을 시인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잘못을 시인한 것과 그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분명 '역사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지난 정권 기간 동안 4대강 사업이 만능인 것 처럼 주장했던 환경부 공직자, 관련 전문가 등이 여전히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개중에는 마지못해 4대강 사업을 찬성한 이들도 있겠지만, 자신의 승진과 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이들도 있다. 환경부가 막대한 혈세 낭비와 생태계 파괴, 수질 악화 및 그에 따른 추가적인 혈세 낭비 문제를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을지 궁금한 상황이다. 
 
덧붙여, '국토부 2중대'인 환경부가 잘못을 시인했는데, 정작 '1중대'이자 '4대강 전위부대'였던 국토부는 뭐하고 있는가? 또한 스스로 '1.5중대'와 '4대강 기관지'를 자처했던 언론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국토부와 대다수 언론사들은 강력한 4대강 동맹을 맺고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마비 시킨 집단이 아닌가?
 
국토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일말의 반성은 커녕 오히려 4대강 후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친수구역 사업과 14개 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와 동조했던 일부 전문가들은 4대강 감사가 잘못됐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정작 국토부가 가장 먼저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언론도 마찬가지다. 이제 와서 4대강 사업이 문제라면서 '이 사업 왜 했냐'고 따지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홍수 및 가뭄 예방, 경기 활성화 등등을 선전할 때는 언제인가? 4대강 사업 비판을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적 반대'이라 폄하하면서, 좌파들의 정권 흔들기 전술이라며 색깔론을 덮씌우던 언론사는 왜 아무런 말도 없는가? 자발적으로 침묵하던가, 정권의 4대강 기관지를 자임했던 언론사는 왜 아무런 반성이 없는가? 
 
4대강 동맹 때문에 멀정한 강은 파헤쳐졌고, 세금은 낭비됐으며, 이 땅의 민주주의마저 심각하게 훼손됐다. 시간이 흐른다 해도 그들의 잘못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역사의 책임은 전위부대였던 국토부와 4대강 기관지 역할을 했던 언론사들도 함께 져야 할 것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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