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민들 “민주당, 의원 총사퇴하고 한나라당과 싸워라”
25일 2000여 시민 참가 속에 촛불집회 개최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1-11-25 21:50:22 l 수정 2011-11-25 22:06:33

4일째 밝히는 한미fta  무효 촛불들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진행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과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5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2000여명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연일 물대포를 맞고 경찰과 대치하는 등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적은 수의 시민이 참가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는 늘어났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한미FTA 발효를 저지하고 한나라당을 해체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일부 시민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의원 총사퇴를 선언하고 한나라당과 ‘끝장 투쟁’을 벌일 것을 촉구하는 등 격양된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강동에서 온 한 시민은 “온 국민이 저항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한나라당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며 “민주당은 지금 통합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온 국민과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한 24살 시민도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들과 함께 가두시위를 펼치면 앞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촛불집회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의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진보신당 김혜경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연설하는 야5당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진행 야5당이 연설하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김정길 전 의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 진보신당 김혜경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왼쪽부터) ⓒ김철수 기자

이날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물포 사용 중단을 촉구한 정동영 의원과 국회에서 ‘분노한 민심’을 터뜨린 김선동 의원, ‘옳은 일은 반대가 있어도 해야한다’던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유시민 대표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1996년 신한국당이 날치기 한 것을 국민들의 힘으로 되돌린 사례가 있다”며 “국민은 FTA를 승인하지 않았다.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 한 한미FTA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FTA는 일방 당사자가 협정 종료를 통보하면 6개월 뒤 자동 종료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며 “야5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 (한미FTA를 폐기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는 “누구의 생각이 옳은지는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며 “국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문제라면 투표를 통해 국민이 결정하게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 대표는 “한미FTA가 국익을 손상시킨다는 우리의 주장이 옳다면 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과 함께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동 의원은 “오늘도 이 광장을 지켜준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이정희 대표는 전국적인 힘을 모으기 위해 대전에 내려갔다. 저도 전남, 목포로 가서 남도 투쟁의 열기를 모아 내일 집회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한미fta 무효 이명박 퇴진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진행 민주노동당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철수 기자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다음날인 26일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범국민촛불집회에 참가할 것을 약속하며 자진 해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가두시위를 펼치는 대신 지하철, 버스 등에서 국민들에게 ‘한미FTA 폐기, 한나라당 해체’ 촛불집회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1인 행진'을 펼쳤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다수 참가자들이 “김선동 의원을 지키겠다”고 선언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최근 보수단체가 김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재판 결과에 따라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인 김 의원을 국민 스스로 지키겠다고 나선 것. 한 참가자는 “보수 세력들이 김선동 의원을 끌어내리기 위해 발악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변해 한나라당에 저항한 김선동 의원을 이제 우리가 나서서 지키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기념촬영에 어색한 김선동 의원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끝나고 시민들이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외국인도 김선동 의원을 찾아 인사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끝나고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한 외국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미fta 무효 촛불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진행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나라당 해체 촛불을 밝힌 어르신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 후 4일째인 25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한미FTA 날치기 무효 촛불집회 정당연설회가 진행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철수 기자

정혜규 기자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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