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정당 건설은 김대중 대통령의 명령입니다
2011-11-25 13:49
민주당 당원들께 드리는 신기남의 통합추진 제안
■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통합’을 말하며 ‘단독 전당대회’를 주장하던 분들이 중앙위원회의 토론과 표결을 방해하는 구태정치를 벌인데 대해 분노합니다.
■ 박지원 의원이 통합정당 건설을 ‘지분 나누기’라며 비난하는 것은 당의 문호개방에 앞장서 오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 조속한 시일 안에 통합추진 여부와 방법에 대한 당내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 신당창당과 지도부 경선을 함께 치르기 어렵다면 12월 17일 통합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고, 1월 7일에 지도부 경선을 치릅시다. (先통합-後경선)
국민의 간절한 여망인 야권통합정당 건설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틀 전 개최된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독자 전당대회 개최’를 강변하며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일부 중앙위원들과 동원된 청중들의 소동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습니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의 당무위원회에서 벌어진 구태정치가 당을 결과적으로 분열시키고 열린우리당에게 정치개혁의 시대적 소명을 넘겼던 것처럼, 야권통합의 시대정신을 거부하고 당을 분열로 몰고 가려는 책동이 다시 벌어진 것입니다.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던 낡은 정치가 무덤에서 나와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입으로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통합’을 주장하지만, 정작 중앙위원회가 개최되자 다른 의견을 가진 중앙위원들을 겁박하고 정상적인 토론과 표결을 서슴없이 방해하는 이들의 구태를 지켜본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무슨 염치로 민주당의 혁신을 말하고 야권통합을 주장할 수 있겠느냐며 냉소하고 있습니다.
‘독자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분들은 통합정당 추진을 ‘지분 나누기’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n분의 1’로 전락시켰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嫡子)임을 자처하는 박지원 의원이 이런 궤변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고인(故人)께서는 민주당의 60년 역사에서 누구보다 대담하게 당의 문호를 개방해 진취적인 사고와 개혁적인 인물로 당을 탈바꿈하는데 앞장서 오신 분입니다. 1991년 평화민주당과 재야의 ‘신민주연합’이 함께 한 <신민주연합당> 창당과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이 바로 그런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더구나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야권통합정당 건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간절한 유훈(遺訓)입니다. “7할을 내주고 3할만 가지겠다는 자세로 통합을 하라”는 고인의 당부를 누구보다 강조해 왔던 박지원 의원이 정작 ‘지분 나누기’ 운운하며 통합정당 건설을 비난하는 것은 누워 침 뱉기에 불과합니다. 국민들의 귀에는 ‘민주당의 지분은 절대로 나눌 수 없다’는 말로 들리고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평소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서라면 문지기라도 하겠다”고 호언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박 의원이 지키고선 것은 ‘호남 기득권’일 뿐입니다.
로마는 참전한 동맹국들에게 전리품의 절반을 주었고, 동맹국 주민들에게는 로마 시민권을 허용했습니다. 순혈주의를 고집한 아테네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참정권을 주지 않았지만, 로마에서는 외국 출신의 집정관이 탄생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로마인 이야기」에서 역설한 것처럼 “항상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을 잊지 않은 개방성”이 천년제국 로마를 만든 힘이었습니다.
통합신당은 민주당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길입니다. 로마인의 지혜를 실천해 오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처럼 ‘더 큰 민주당’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보도 희생도 없는 통합이란 없습니다. 야권통합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불안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당내의 불안감에 편승해 통합의 발목을 잡고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호남지역의 공천 기득권을 지키는데 연연한다면 국민은 우리에게 냉엄한 심판을 내릴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정당 추진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오늘(25일) 개최되는 의원총회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통합추진 여부와 그 방법에 대한 당의 최종입장을 조속히 결정해야만 합니다. ‘통합 전대’든, ‘단독 전대’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결론에 승복하면 될 일입니다.
아울러, 신당창당과 지도부 경선을 한꺼번에 치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12월 17일 예정대로 통합대회를 치르고, 3주 후인 1월 7일에 통합의 든든한 기반 위에서 지도부 경선을 치러(先통합-後경선) 국민적인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승자의 주머니 속엔 꿈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 속엔 욕심이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조속한 시일 안에 통합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이 정해지지 못한다면 통합정당 건설은 사실상 무산되고 말 것입니다. 야권통합이 실패로 돌아가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민주당만이 남는다면 이른바 ‘안철수 신당’의 열풍에 휩쓸려 민주당은 역사의 무대에서 실종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교체를 이룰 것인가, ‘호남 자민련’으로 퇴보해 이명박 세력의 집권연장을 지켜볼 것인가. 이젠 결단해야 할 때입니다.
2011년 11월 25일
민주당 상임고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신 기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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