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vop.co.kr/A00000668112.html

[국정원 국조] 새로운 의혹...김용판의 ‘특별한 점심’, 원세훈-권영세의 ‘수상한 통화’
최명규 기자 acrow@vop.co.kr 입력 2013-08-16 22:57:33 l 수정 2013-08-16 23:35:23 기자 SNS http://www.facebook.com/newsvop

의원들 질문 듣는 원세훈과 김용판
의원들 질문 듣는 원세훈과 김용판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양지웅 기자

16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상대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떠올랐다. 김 전 청장의 지난해 12월 15일 '특별한 점심', 그리고 12월 13일께 원 전 원장과 권영세 당시 박근혜캠프 종합상황실장의 '수상한 통화'가 그것이다. 

민주당은 이 날 청문회에서 김 전 청장이 지난해 12월 16일 '비방 댓글 흔적이 없다'는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있기 전날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특별한 점심'을 갖고 수사 축소·은폐 모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청장은 유독 이 날 점심만 누구와 함께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12월15일, 청와대 인근 식당서 7명이 함께한 '특별한 점심'
김용판 "기억나지 않아…정치권 인사는 아니다"
민주당 "중요한 얘기 오갔다는 것", "점심 후 증거분석실 분위기 바뀐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업무일지는 12월 15일 점심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과장 및 직원들 15명과 28만원어치를 먹었다고 돼 있지만 사실과 달랐다"며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다 물어봤는데 김 전 청장과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누구와 식사했나"라고 추궁했다. 특히 "이 점심은 특별한 점심이다. 결제가 오후 5시에 이뤄졌다"며 "매우 중요한 얘기가 오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전 청장은 "그 날 저녁은 (7시에) 구로서 직원들과 먹었지만 점심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저녁식사는 기억하면서 점심은 기억 못하나"라고 지적했고, 김 전 청장은 "그 날 (오찬 후 간 사우나에서) 손을 다쳤기 때문에 저녁은 누구와 먹었는지 기억나지만 점심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정치권 인사와 먹었느냐'고 묻자 '기억나지 않는다'던 김 전 청장은 흥분한 목소리로 "확실히 아니다. 정치권 인사라면 확실히 기억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위증을 의심하자 김 전 청장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기에 제가 약간 오버한 것 같다"고 물러섰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저녁 8시 20분께 속개된 청문회에서 해당 식당의 예약접수증 사본을 공개하며 당시 구체적 상황들을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자리 예약은 서울경찰청 부속실에서 했고, 식사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인원은 7명이었다. 이들은 1인당 3만5천원 짜리 식사를 했고 개당 가격이 5천원인 소주와 맥주를 7병을 마셔 총 28만원이 계산됐다. 

정 의원은 "국정원 직원을 만났는지, 청와대 직원을 만났는지, 박근혜 캠프 요원을 만났는지 궁금하다"고 계속 추궁했다. 

이에 김 전 청장은 "15시(오후3시) 지나서 퇴청했다"며 "결코 대선 기간 중에 어떤 정치인도 만나지 않았다는 대원칙을 정했고,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랑 식사를 했는지 반드시 기억을 되살려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의원은 '특별한 점심' 이후 국정원 댓글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분위기가 브리핑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증거분석실 CCTV 영상에서 분석관들은 "아까 서장님 얘기하신 것을 보며, 대장님이 얘기하신 게 뭐냐면 예상 질의 답변서를 만들라고", "발표했을 때 기록이 없었다고 답변하면, 거기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될 거 아냐"라고 말한다. 

12월 13일 원세훈-권영세 '수상한 통화'…"NLL 대화록 논의"

원세훈 전 원장은 청문회에서 지난해 12월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이던 권영세 현 주중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서해 북방한계선) 발언 관련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를 상의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원 전 원장은 권 대사와의 통화 사실 관련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박범계 의원 등의 추궁에 "개인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전화한 것"이라며 "국회 정보위에서 계속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해서 '정말 힘들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권 대사와 특별한 친분 관계가 있느냐'고 묻자 원 전 원장은 "12월 13일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로 국회 정보위를 연 것 같은데,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하니까, 이쪽에 있는 분들과는 대화를 해 봐야 안 되고 하니 답답하니까 친분관계가 있으니 한번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범계 의원은 "적절치 않은 통화"라며 "아무리 국정원장이라도 유력한 대선후보 선거캠프 2인자인 권 실장과 상의했다는 것은 이거야말로 엄청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삼으며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나온 것"이라고 권 대사에 대한 청문회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