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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경찰서장 ‘셀프폭행’ 논란…현장 동영상 급확산
네티즌 “기자들 받아쓰기‧왜곡말라” 분노…유시민 딸도 연행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27 10:50 | 최종 수정시간 11.11.27 12:02      
 
26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광화문 광장 개장 이후 최대 규모인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흥분한 시위대에 직접 뛰어드는 위험한 일을 좌초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서장은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들의 폭행을 주장했지만 트위터에는 현장 장면을 찍은 영상이 급확산되고 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이날 오후 6시반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2만여명(경찰 추산 2천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미FTA 날치기 비준안 처리에 항의하는 야5당 합동 정당연설회’를 열고 ‘날치기 무효! 명박 퇴진!’을 외쳤다. 2009년 8월 광화문 광장 개장 이후 최대 규모로 시민들의 한미FTA 헌정사상 초유 날치기 처리에 대한 들끓는 분노감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미신고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경찰 8천여명과 차벽을 동원해 광장 일대를 봉쇄했지만 집회를 막는 데 실패했다.

참석자들은 당초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려 했으나 경찰 8천여명이 차벽을 동원해 원천봉쇄하자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집회도 막으려 했으나 야당 대표 등의 강력 항의로 허용해야 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정동영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김선동 의원,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는 “한미 FTA를 막지 못한 것에 깊이 사죄드린다. 야권 통합해서 이명박 정권을 몰아내고 한미 FTA를 폐기하는데 함께 하자”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은 민주당의 무능력 대처를 질책하며 “사퇴해!” “사퇴해!” 구호를 연호했다. 

야당 대표 등과 시민들은 행사를 마치고 오후 7시40분부터 광화문쪽으로 도로행진을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은 광화문광장 인근의 왕복 12차선을 전면 차단했다. 이에 시위대는 오후 8시께부터 광화문 광장과 광화문 교보빌딩앞 6차선을 점거했다. 

경찰은 밤 9시부터 강제해산을 시도했으며 경고방송에 이어 물대포를 시위대쪽으로 정조준했다. MBC에 따르면 오후 9시 반쯤, 경찰이 물대포를 시위대에 조준하며 해산을 요구하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물대포를 쏘지 않겠다고 천명했지만 살수를 준비한 것이다. 이어 9시30분께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 선두에 있던 야5당 대표들과 면담하려다가 흥분한 일부 시위대에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박 서장은 얼굴 부위를 수차례 주먹 등으로 맞았고 정복 모자가 벗겨지고 왼쪽 어깨의 계급장이 뜯어졌으며 안경이 부러졌다고 주장했다.

박 서장은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묵과할 수 없는 불법행위를 종결하려고 접근하다 폭행을 당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절차에 따라 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도 보도자료를 통해 “채증자료를 바탕으로 폭력 가담자를 밝혀내 구속 수사하는 것은 물론, 집회 주최자도 엄중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엠피터’ “조현오 기획-박건찬 주연, 헐리우드 액션 막장 드라마”

그러나 트위터에서는 박 서장이 무리한 접근을 시도해 충돌사태를 야기했다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아프리카 TV 등으로 생중계를 지켜본 시민들과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관련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시위대 안으로 들어온 종로경찰서장을 때리는 일부시민 있었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그거 뜯어 말렸다고 합니다. 조중동은 기자들. 현장에 있었지요? 본 그대로 써주세요. 과장도 축소도 하지 말고 본 그대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종로경찰서장 폭행 사건 사진 자료. ⓒ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

파워블로거 ‘미디어한글로’의 정광현씨는 “이정희 의원은 집회 도중에 신발까지 잃어버려도 괜찮다고 하는데, 경찰서장이란 작자는 스스로 부하들과 군중에 휩쓸렸다가 빠져나와선 ‘쟤들이 때렸대에요~~구속시킬 거에요오~’하고 기자들한테 일르냐? 그걸 받아쓰는 기자는 뭐냐?”라고 한탄했다. 

한 네티즌은 “종로경찰서 박건찬 서장. 혼자 스스로 폭행당했다고 강력히 주장하면서 기자 모아놓고 기자회견(?) 내일 종로경찰서에 전담검거반 생길지도? 하지만 수사권도 없고 2만명 가까운 경찰관들이 수갑도 반납하고 항의 중 ㅋㅋ”이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종로경찰서장은 비폭력시위를 폭력시위로 만들기 위해 육보시를 한겁니다. 폭력시위라는 언론조작을 위해 이 정권, 참 비루하게 굴고 있어요. 폭력시위였다는 기사가 조중동에 파도치겠군요. 한심한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트위터러는 “종로경찰서장건 목격자로써 한마디. 물대포로 열받은 시민들 사이를 삐집고 쳐들어와서 밀고 당기고 하다 좀 피해 좀 받다고 해서 언론에 폭행 당했다고 말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한심하네요. 그 상황에서 제대로 맞았음 사망 아니면 지금 병원에 있어야 합니다. 진단 끊어서 시민들 고발 하지 그러십니까? 진단서 길게 끊어주는 교통사고 병원 있던데 기본 3주는 끊어 줄 겁니다. 이런 언론 플레이에 현혹되지 마세요. 서장이 집회장 중간까지 들어온 건 다 작전이었습니다”라고 성토했다. 

김진혁 EBS PD는 “모두가 광화문에 갈 순 없지만 모두가 광화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 언론이 쌩까더라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단 걸 보여줘야 한다. 그게 물포를 이 악물고 맞은 이들에 대한 예의이자 이 나라 언론에 대한 진정한 사망선고다”라고 분노감을 참지 못했다. 

트위터에는 “두 아이 엄마가 연행당하고 여고생이 물대포에 쓰러지고 공연보러 온 임산부가 길이 막혀서 못가는 걸 항의해도 묵살당해도 기사 한 줄 쓰지 않으면서, 종로경찰서장이 욕처먹었다고 그걸 폭행당했다고 받아쓰는 게 기자냐? 비데지! 손 묶고 그냥 혀로 핥아라”, “오늘 종로 경찰서장은 셀프 폭행을 당하셨습니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는 “사진을 보면 집회 참가자들에 둘러싸인 박 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옆의 사진은 박 서장이 사복형사들과 빠져나가는 모습이다”며 “사진상으로 보면 거의 피의 흔적이 없다. 안면부위도 피가 나서 지혈을 하는 장면이나 피가 흐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글 보러가기)

‘아이엠피터’는 “기사를 보면 "얼굴 부위를 수차례 주먹 등으로 맞았다"라고 적혀 있다”며 “싸움을 해본 사람이나 저런 시위모습을 보고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이면 저렇게 여러 사람에게 둘러 쌓인 경우, 또는 주먹으로 사람 얼굴이 수차례 가격 당한 경우 얼굴이 저렇게 깨끗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이엠피터’는 “이상한 점은 폭행당한 사람이 태연히 기자회견을 하고 난 뒤에 응급실을 갔다는 사실이다”며 “기자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폭행 부위의 사진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아마 나중에 응급실에서 드러누워 있는 사진은 나올 것이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또 ‘아이엠피터’는 “한미 FTA 무효 집회 참가자들은 연일 계속되는 물대포 세례에 극도로 경찰에 민감한 상태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물대포 발사를 지시했던 조현오 경찰청장으로 오인한 관할 경찰 서장이 왔다는 소식은 훨훨 타는 불구덩이에 기름을 붓는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복을 입고 집회 가운데를 걸어간 모습은 일부러 집회참가자를 자극하려는 장면을 연출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야당의원들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는 박 서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이엠피터’는 “ 사전에 미리 약속되어 있어야 하지만 박 서장은 야당의원들과 약속은커녕 대화 자체가 거부당한 상황이었다”며 “집회 전에 미리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해야지, 집회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들어갔다는 사실은 명백히 그가 자작극을 벌이려고 했던 이유 이외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MB 영화사가 만들고 조현오 기획, 박건찬 주연의 이 헐리우드 액션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을 떠나 허위사실이나 무고죄로 고발당해야 마땅한 쓰레기 같은 드라마”라며 “TV는 끄면 되지만, 청와대에 계신 분을 향한 아랫것들의 지독한 충성심은 아직도 1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편 시민들은 이날 밤 10시께 집회 종료를 선언했고 오는 28일 광화문 광장에서 다시 모여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FTA 비준안 서명을 막자”고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일부는 명동 등으로 이동해 시위를 벌였지만 큰 충돌없이 자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장녀인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유수진(21)씨 등 2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서울을 비롯해 대구 경북대 앞,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백화점 앞, 광주역 앞 등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광주전남 3천여명의 농민은 광주역에 집결해 혈서까지 쓰는 등 한미FTA 무효화 투쟁이 MB 탄핵‧정권 퇴진 촉구와 연계돼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유시민 대표의 딸 유수진씨의 연행 소식에 트위터에서는 “이런...”, “그래 이젠 혁명밖에 없겠구나”, “안타깝지만 참 멋있는 가족이다,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 “유시민님 따님 자랑스러워요~~응원 할께요”, “왕대 밭에 왕대 난다고 대를 이어..”, “한국이여서 아프다. 청출어람의 기개를..”, “제2의 이정희 의원 되겠던데 당장 풀어줘” 등의 의견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시민 대표는 이날 김선동 민노당 의원과 함께 광주 전라남도청 잔디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폐기,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위한 광주전남 농민대회’에 참석했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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