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정치적 이용’한 동아일보, 70년대로 돌아가라”
광주전남 청소년단체, 왜곡 기사 내릴 것·정정보도·사과문 게시 촉구
김주형 기자 kjh@vop.co.kr 입력 2013-09-17 19:05:13 l 수정 2013-09-17 19:46:03 기자 SNS http://www.facebook.com/newsvop

동아일보 규탄하는 청소년들
동아일보 규탄하는 청소년들
광주전남지역 청소년들이 17일 오후 동아일보 호남취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과 촛불집회 등에 나선 청소년들에게 ‘종북’ 이미지를 들씌워 정치적으로 이용한 데 대해 정정보도와 사과문을 게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시국선언과 촛불집회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해 한 청소년단체가 ‘통합진보당 청소년위원회에 들어갈 것을 권유했다’는 보도를 한 동아일보에 대해 청소년들이 왜곡된 기사를 내리고, 정정보도와 사과문을 게재하라고 규탄했다.

광주전남민주주의수호청소년연합, (사)21C청소년공동체 ‘희망’(이하 희망) 광주지부 소속 청소년들은 17일 오후 3시 동아일보 호남취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일보를 규탄하며 해당 기사를 내릴 것과 함께 정정보도, 사과문 게재를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동아일보는 지난 2일 단독기사라며 “촛불집회 고교생에 다가간 ‘쌤’들, ‘이석기 키즈’를 키운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내 청소년시국회의 해체 과정과 등을 보도했다. 보도 중에는 희망 소속 간부 등이 청소년에게 통합진보당 가입을 권유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공안당국자의 입을 빌어 “희망은 건전한 청소년 운동을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표방하지만 그동안 행적을 보면 일부 청소년들이 이념 교육을 받은 뒤 옛 민주노동당과 현 통합진보당에 진출하는 통로가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동아일보 기사, 형법 309조 2항 출판물 등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이에 광주전남지역 청소년들은 “동아일보는 언론의 역할을 부정하고 사실을 왜곡한 9월 2일자 기사를 여과 없이 보도했다”면서 “적극적인 당 활동을 전개하는 희망의 몇몇 성인들이 개인적으로 당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기사를 읽는 국민들은 색안경을 쓰게 만들만한 기사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갑작스럽게 증거도 근거도 없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태를 수사하는 공안당국이 청소년들을 주목하고 있다는 등 현 시국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며 청소년들의 활동이나 정치에 대해 근거도 없는 문제의식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기사에는 청소년들이 자기판단 능력이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으며,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정의로운 활동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여 통합진보당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심지어 청소년시국회의 회원에게 동아일보 기자는 기자 인생을 걸고 사실만을 보도하기로 한 청소년과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거론하지도 않은 내용을 더하고, 인터 뷰내용과 정반대로 기사를 작성하였다”면서 “인터뷰한 학생 본인이 이를 비판하는 글을 썼으나, 그에 대한 정정보도나 사과문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이에 청소년들은 “동아일보의 기사는 정상적이고 공정해야 할 언론의 이념에 어긋하는 것을 넘어서 형법 309조 2항 출판물 등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에 어긋나는 바”라며 “동아일보의 왜곡보도에 책임을 묻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청련(전국민주주의수호청소년연합)과 희망은 이 기사가 국민들에게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색안경을 끼게 할 가능성이 충분한 글이라고 판단했다”며 “우리들의 공동체와 정당한 활동이 진실과 다르게 왜곡된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외쳤다.

끝으로 “동아일보는 사실과 무관하게 인터뷰 사실을 왜곡하였으며 국민들에게 청소년시국회의, 전청련, 희망 등의 청소년단체를 힘없고 능동적이지 못한 꼭두각시로 만들면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이러한 왜곡보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빠른 시일 내로 정정보도와 사과문을 게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정태연 희망 광주지부장은 “청소년들은 국정원이 댓글공작이 탄로나자 NLL 물타기,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을 터뜨렸다. 이에 청소년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희망은 적극 지지했다”면서 “요즘 청소년들은 시켜서 하는 청소년들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다’는 정의로운 마음을 짓밟아버린 것”이라고 동아일보의 행태를 꼬집었으며, 향후 서명운동, 홍보 등을 통해 동아일보의 ‘마녀사냥식 언론플레이’를 끝까지 막아나설 것이라 밝혔다.

돌아가며 자기 입장을 밝히고 있는 청소년들
돌아가며 자기 입장을 밝히고 있는 청소년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돌아가며 자기 입장을 밝히고 있다.ⓒ민중의소리

“동아일보, 청소년을 진보당 공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후 청소년들이 돌아가면서 자기 입장을 밝혔다. A(18)군은 “마치 희망이 통합진보당의 조직화단체인 것처럼 묘사됐다. 청소년들의 순수한 마음을 더이상 왜곡시키지 말라”며 “어린 청소년들까지 시국선언을 하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땅의 역사는 1970년대로 돌아가선 안되지만 동아일보는 70년대(박정희 독재정권과 맞섰던 시절)로 돌아가라”고 역설했다.

B군(18)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순수한 마음에서 시국선언 하고 거리에 나왔다”면서 “동아일보는 왜곡된 기사를 내려라”고 촉구했다.

C양(17)은 “기사에는 청소년단체 뿐만 아니라 전교조 등 다른 단체들도 왜곡시키고 심지어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 또한 포함돼 있다”면서 “동아일보는 청소년들이 왜곡·폄하 등 불법적 언론활동을 가만히 지켜만 보는 어린아이가 아니며 수동적이고 힘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각인시켜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D군(15)은 “청소년시국회의는 어른들에게 선동당해서 나온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주적으로 회의하고 이끌어나갔다. 어른들의 선동은 맹세코 없었다”며 “정부의 어긋난 민주주의를 고치기 위해 나왔다. 그런 청소년들을 어떻게 왜곡하고 탄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한 목소리로 “동아일보는 이 기사를 통합진보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지난해에도 단독기사의 타이틀을 걸고 전남지역 대안학교인 늦봄문익환학교에 대한 왜곡보도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왜곡보도 논란으로 청소년들로부터 “70년대로 돌아가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동아일보 규탄 현수막을 걸고 있는 청소년들
동아일보 규탄 현수막을 걸고 있는 청소년들
기자회견을 마친 청소년들이 동아일보 호남취재본부 앞 도로에 규탄 현수막을 걸고 있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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