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뒷전’ 공산성 부근 부교 설치
전문가들 “위험성” 지적 불구 백제문화제 용 성곽 밑 조성 공주시 “문화재청 허가받아…관람객 통행안전 문제 없어”
데스크승인 2013.09.27 지면보기| 3면 최예린 기자 | floye@cctoday.co.kr
<속보>=추가 붕괴 우려가 제기된 공산성 성곽 인근에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한 부교(浮橋)가 설치되면서 행정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6일 공주시 등에 따르면 백제문화제 개막을 앞둔 이날 공산성 공북루 인근 성곽 밑 강변으로 통하는 통행로와 금강을 사람이 도보로 건널 수 있는 부교가 설치 중이다. 실제 부교 설치현장에는 붕괴 우려가 제기된 공북루 앞 성곽과 금강 사이 지반에 간이 통행로가 설치돼 있고, 이 통행로와 강 반대편 백제문화제 행사장을 잇는 부교가 물에 떠있는 상태다.
이 간이 통행로 인근 공북루 성곽 아래 지반은 이미 폭 9m, 깊이 2m 이상의 대형 싱크홀(sink hole)이 형성되고 곳곳에서 축구공만한 크기의 구멍이 다수 관찰된 곳이다. 때문에 지난달 28일 공산성 현장 점검에 나섰던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은 이곳에 대한 관람객 통제 필요성을 가장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순식간에 진행되는 지반 침하와 이로 인한 산성 붕괴의 특성상 이런 곳에 갑자기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이 같은 지적에도 공주시는 애초 계획대로 공북루와 축제 행사장을 잇는 부교 설치를 강행한 상태다.
공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부교 건너기 행사’는 5년 전부터 매년 백제문화제 기간 중 해온 것”이라며 “문화재청으로부터 지난 17일 (부교 설치를 위한) 현상변경 허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백제문화제 준비와 부교 설치를 담당하는 공주시 관계자 역시 “부교 설치 전 지반침하와 관련한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공주시는 현재 이 지점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반 침하 현상이 지하수 등 땅밑 구조의 변화 탓이 아닌 배수로 부실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사람의 통행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 안전정밀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주시 등 행정당국이 싱크홀 발생과 산성 붕괴의 원인을 예단하며 ‘별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를 넘어 ‘안전불감증’에 가깝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25일 민주당 박수현 의원(공주)주최로 열린 ‘공산성 보존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산성을 찾는 관람객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정찬호 대전대 지반방재공학과 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싱크홀 등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한 지점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관람객 안전을 확실하게 확보할 별도의 대책이 꼭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주시는 27일 자정을 기해 성벽 붕괴 이후 출입이 통제됐던 금서루, 금서루~공산정~공북루, 공북루~만하루 등의 구간을 모두 임시 개방하고, 백제문화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시사 > 4대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4대강 보 수질 위험한 수준"..대책 시급 - SBS (0) | 2013.09.29 |
---|---|
'4대강 사업' 여파로 내년 환경분야 예산 대폭 삭감 - 그린경제 (0) | 2013.09.26 |
'녹조라떼' 뒤덮인 4대강, '강알칼리'로 수질도 악화 - 오마이뉴스 (0) | 2013.09.26 |
녹조에도 독소 있다... 사람 죽을까 걱정 - 오마이뉴스 (0) | 2013.09.26 |
“광주호 둑높이기, 댐 보강으로 축소하자” - 광주드림 (0) | 2013.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