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로 주고 말로 받은 '서면경고', 서울청-권은희 '정면충돌'
뉴시스 | 표주연 | 입력 2013.09.26 21:17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서울지방경찰청이 언론인터뷰의 절차와 내용을 문제삼아 서면경고를 내리고, 송파경찰서 권은희(사진) 수사과장이 공개적으로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권은희 과장이 국정원의 선거개입 수사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를 한 뒤 처음으로 경찰 수뇌부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모양새다.
26일 서울지방경찰청은 권은희 과장에 대한 서명경고 조치를 내리면서 인터뷰의 절차와 내용을 문제 삼았다. 언론 인터뷰를 하면 사전에 보고토록 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고, 관련 재판이 진행 중에 있음에도 개인적 판단과 사견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은희 과장은 "절차와 내용을 모두 지켰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절차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진실게임' 양상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서울청과 권 과장의 말을 종합하면, 인터뷰 요청을 받고 권 과장은 서울청에 한국일보가 직접 협조 요청을 하라고했다. 이후 권 과장은 22일에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뒤 24일에 정식으로 서울청에 '언론 예상보고'를 올렸다. 25일 아침자 신문에 인터뷰가 실릴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 권 과장이 올린 보고의 내용은 두 줄 분량이었다. 서울청은 두 줄에 그친 권 과장이 보고가 부실하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서울청은 송파서 수사지원팀에 직접 전화해 자세한 인터뷰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절차를 제대로 지킨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경찰이 언론을 응대하는 방법은 규정으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 수시로 '지침'형태로 전달되기 때문에 정확한 규정을 찾기도 어렵다.
다만 경찰에서 다루는 사건이 언론에서 보도될 경우, 사전에 예상 보고를 하는 것이 원칙. 그러나 경찰이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언론의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사후보고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 때 일선 경찰은 인터뷰 내용과 보도 예상 내용 등에 대해 자세하게 보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권 과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서울청과의 의견이 부딪치고 있다 서울청은 권 과장의 인터뷰 발언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문제 삼았다. 개인의 추측과 판단이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서울청은 "국정원과 서울경찰청이 하는 말이 똑 같은 것을 보고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 내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말할 절차도 없고, 이야기하도록 놔두지도 않는다"는 권 과장의 인터뷰 발언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권 과장은 이에 대해서도 "사견을 말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국회 청문회와 재판과정 등 공개적 절차를 거쳐 이미 증언한 내용을 반복했기 때문에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사견'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한 적이 없다. 다만 권 과장이 언론 인터뷰와 관련한 보도예상보고서를 24일 오후 5시30분에서 6시 사이에 올렸는데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것이 보도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두 줄뿐이었다"며 "보고서를 적을 때는 자세히 적시하게 되어 있다. 어떤 내용인지 으로 인터뷰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날 저녁에 송파서에 확인 요청을 한 것이 전부다. 이외에는 어떠한 자료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후에도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 과장은 서면경고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면경고를 내린 결정을 내린 근거에 대해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절차를 지켰느냐는 등의 문제로 '진실게임'이 이어질 경우 경찰 수뇌부로서는 곤혹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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