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환경부 예산, 4대강사업 복사 "토목중독증"
김난주 기자  |  younha4346@pressbyple.com  승인 2013.09.27  12:50:03

<2014년 정부예산안공동대응모임>은 9월 26일에 발표한 2014년 예산안의 "환경/에너지 분야 예산안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2014년정부예산안공동대응모임>경제개혁연대/군인권센터/나라살림연구소/내가만드는복지국가/녹색당/녹색연합/민생연대/민주노총/반값등록금실현및교육공공성강화국민본부/보건의료노조/서울대련/서울친환경무상급식및먹거리안전연대/전교조/전국철거민협의회/정보공개센터/참여연대/한대련/환경운동연합/희망먹거리네트워크 등은,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문제점을 따진 아래 [전문]에서, 정부의 토목 중독증과 기업에 퍼주기식 예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밝혔다.

<2014년 환경/에너지 예산안의 문제점>

정부는 예산안에서 ‘SOC 스톡이 어느 정도 확충된 점을 살펴 투자 규모 확대보다는 운영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SOC: 사회간접자본, 스톡: 주식, 저장, 창고)

또 '경제위기를 핑계로 과다하게 팽창한 SOC 예산을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본예산 24.3조에 비춰 소폭 감소한 23.2조 원으로 수립했고, R&D 등을 명목으로 한 실질 건설투자는 60.3조 원에서 도리어 '60.5조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R&D: 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개발(硏究開發))

특히 국토부의 수자원 관련 분야는 지난해 2.7조 원에서 약 10% 감소하긴 했지만, 무려 2.4조 원에 달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매년 2~3조를 쓰는 것보다 한꺼번에 투자해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하더니, 늘어난 예산을 줄이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내세운 예산 배정의 이유가 ‘물 부족 해소,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절감 등’이고 이를 위해 ‘다목적댐 적기완공과 국가하천 정비(완전제방 비율: 13년 85.6%→17년 93.8%. 국가재정운용계획 31쪽)’를 하겠다는 것이다.

용도 부재와 과잉 공사가 분명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4대강 사업의 근거를 한 자도 고치지 않고 복사해 놓다니, 참으로 후안무치 행태이다.

또, 원전 마피아의 부정부패와 수요관리의 실패 때문에 지난 여름을 아슬아슬하게 보냈음에도, 에너지 정책의 변화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기껏 내놓는 것이 실시간 전기요금제가 도입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는 '스마트 그리드'나 '고효율기자재 보급' 같은 캠페인성 이벤트 정도이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전기의 생산, 운반, 소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여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상호작용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지능형 전력망시스템)

실질적인 전력수요 감축 사업은 기획하지도 않고 기업들에 돈을 퍼다 주는 전력부하관리를 이어가 내년에도 395억 원의 예산을 책정한 것도 큰 문제이다. 전력부하관리 사업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상화한다면 필요 없는 사업이다. 언제 또 원전에 문제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년도 전력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의 예산 역시 토목 추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일소득(1인당 GDP 27,000달러) 기준 분야별 예산 비중의 국제비교> 결과 한국의 환경정책은 타 국가보다 토목과 시설에 월등히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이러한 토목 중독은 환경부 전체 예산(6.4조 원)의 67%(4.3조 원)가 집중된 상하수도 등 물 분야에 두드러진다.

물 분야 예산의 대부분은 하·폐수처리 시설 등에 쓰이는데, 4대강 사업의 실패 이후 수질 관리가 곤란해지면서 더 악화했다. 

또한, 환경부 사업이라 보기 어려운 치수사업(신월 대심도=신월 빗물 저류배수시설)과 하천정비사업까지 영역을 넓힌 탓도 크다.

2014년 예산에서도 물 분야는 전년 대비 1,170억 원이 증가했는데, 이는 환경부 전체 예산 증가액 970억보다도 많을뿐더러, 대기, 폐기물, 자연 및 해양환경분야를 희생시킨 결과여서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불필요한 토목 예산의 대폭 삭감이 필요하다. 총 6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건설·토목 예산에서 과잉예산, 낭비성 예산을 반드시 바로 잡아, 바로 그러한 예산 부분을 우리 국민이 꼭 원하는 분야에 써야 할 것이다.

보편적 복지확대와 적극적인 민생 대책은 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고 그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재정지출이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재정확보대책 역시 필요하기 때문에, 공약을 축소·파기하는 무책임한 처사 대신, 고소득층과 재벌·대기업에 혜택이 편중된 조세제도를 과감히 개혁하고 부자감세 철회, 적극적인 부자 증세, 효율적인 세제 개편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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