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말에 먹은 한우, 혹시 미국산? 올해만 75t 국내·호주산 둔갑
등록 : 2013.09.29 19:55수정 : 2013.09.29 22:40 

농식품부 ‘원산지 허위 표시 단속 현황’
적발 업소 85%가 식당…작년부터 급증


올해 8월까지 국내산·호주산으로 둔갑한 미국산 쇠고기가 75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겨레>가 무소속 박주선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수입쇠고기 원산지 허위표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8월까지 국내산·호주산으로 원산지 표시를 속여 유통시키려다 적발된 미국산 쇠고가 75.7t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반 건수는 모두 181건이다.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허위표시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14개 업소 14.2t에 그쳤던 허위표시 미국산 쇠고기는 2009년 233곳 58t, 2010년 283곳 152.6t으로 급증했다. 이에 정부가 합동단속에 나서고 처벌이 강화되면서 2011년에는 261곳 67.4t으로 크게 줄었다가 지난해 281곳 83.2t으로 다시 늘더니 올해 들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이 쟁점으로 부각된 2008년 ‘촛불시위’ 이후 국내산과 호주산으로 허위표시했다 적발된 미국산 쇠고기는 모두 451t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해 정부 발표를 보면, 허위표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된 업소 가운데 85%가 최종 소비 단계인 음식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산에 비해 20~30% 저렴해 마진 폭을 높이려는 업주들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허위표시로 유통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대부분 곧장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 호주산 쇠고기를 국내산으로, 뉴질랜드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 경우는 각각 125곳 117.7t과 29곳 18.9t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23일 “이명박 정권 초기 괴담을 퍼뜨려 우리나라 심장부인 광화문 시청 앞을 10만명이 넘는 촛불시위대가 100일 동안이나 점령했다”며 “그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국회의원들은 과연 지금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주선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 허위표시 사례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들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철저한 단속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지는 못할망정, 국민들의 불안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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