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658224


실종 당일부터 장례식날까지... '가세연' 노림수에 분노

[하성태의 사이드뷰] 실종일에 영상 20개 게시... 시민단체 "고인 조롱, 허위사실 유포" 고발

하성태(woodyh) 20.07.14 18:41 최종업데이트 20.07.14 18:42


<외신 '박원순 보니 한국은 성폭력 사회'> (이하 14일 오후 3시 현재 조회수 33만회)

<박원순의 빚> (조회수 15만회)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입장발표 임박!> (조회수 7.1만회)

<[충격고발] 문재인 알고 있었다!!! 박원순 성범죄!!!> (조회수 33만회)


13일 하루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진행한 실시간 방송 목록들이다.


유튜브 순위와 슈퍼챗(Super Chat, 유튜버들이 실시간 방송에서 시청자들로부터 채팅창을 통해 후원금을 받는 기능) 내역을 실시간 집계하는 '플레이보드' 사이트에 따르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과 고소인측의 기자회견이 동시에 진행된 이날 하루 <가로세로연구소>가 슈퍼챗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총 423만 546원.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막말 잔치'로 장사…유튜버들 배만 불렸다> 기사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사망을 둘러싸고 일부 유튜브 방송에선 고인에 대한 도를 넘은 막말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난무했습니다"라며 "유튜버들이 얻는 건 결국 막대한 후원금이었습니다"라며 이렇게 꼬집었다.


"(<가로세로연구소>) 이곳 역시 지난 9일 이후 후원 채팅으로만 1300여만 원을 벌었습니다. 직전 5일보다 2배 이상 후원을 받았고 추가 광고 수입은 포함되지 않은 액수입니다."


특히 이날 <가로세로연구소>는 박원순 전 시장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 등이 참석한 기자회견 영상을 세 차례나 게시했다. 요약본 2번(총 조회수 24만회), 전체 영상 1번(조회수 7.5만회).


고인은 물론 성폭력 피해자 고소인까지 수익활동에

 

 <가로세로연구소>는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를 카메라에 담았다.

▲ <가로세로연구소>는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를 카메라에 담았다. ⓒ 가로세로연구소유튜브


박 전 시장의 실종 당일인 9일 이후 <가로세로연구소>가 게시한 박 전 시장 관련 영상은 총 20개. 그 사이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김용호 전 기자 등 출연진은 카메라를 들고 박 전 시장이 마지막으로 찾았다는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에서 생중계를 진행했고, 박 전 시장의 서울특별시장이 치러진 서울시청 인근을 찾았다.


검증되지 않은 허위 정보는 기본이었다. 이러한 막말, 혐오, 조롱 방송도 문제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서울시가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을 막아달라며 11일과 13일 이틀 연속 법원에 집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둘 다 각하됐다.


"10억원 이상의 서울시 공금이 사용되는 서울특별시장의 경우 주민감사청구와 주민소송의 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한 집행금지 가처분도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고, 두 번째 가처분신청은 시민 227명을 대리해 <가로세로연구소>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방자치법에 의거 감사청구를 하지 않은 신청인들의 자격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고, 집행금지의 긴급성 역시 장례절차와 비용집행을 중지할 정도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과연 강용석 변호사가 법원의 이러한 각하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박 전 시장 사망 직후 와룡공원 일대에서 라이브 영상을 촬영한 것처럼, 사회적 잡음을 일으켜 구독자들을 늘리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아니었을까.


<가로세로연구소>는 가처분 신청 과정 역시 라이브 중계 등의 영상으로 제작했다. 3개 해당 영상의 총 조회 수는 53만회. 만만치 않은, 아니 무척 높은 조회 수다. 구독자들이 늘고 수익이 높아져가는 만큼, 이들이 점점 더 자극적으로, 선정적으로 표현 수위를 높인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로세로연구소>의 구독자 수는 61만 명을 넘어섰다.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가세연은 슈퍼챗 수입 전 세계 1위 채널이다. 누적수입은 14일 현재 8억4717만5850원이다. 최근 일주일간 슈퍼챗으로만 약 2000만원을 받았다. 전체 영상 513개 중 광고제한(노란딱지) 영상이 130개로 나오는데, 광고제한으로 수익이 줄어든 만큼 더욱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로 슈퍼챗 수익을 노린다는 지적이다." - 14일 <미디어오늘>, <故 박원순 조롱 '가세연' 유튜브 채널 삭제 가능할까> 중


시민단체의 고발 그리고 채널 삭제 가능성


"최고 일간지 취재기자에게 들은 바로는,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에요."

"고소장에도 한 명이 아닌 거예요."

"추가적으로 (피해자들의) 고소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인 거예요."


14일 시민단체들이 강용석 변호사 등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 3명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시경찰청에 고발하며 적시한 10일 방송 속 발언들이다.


이날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1만4060명)와 '가짜뉴스국민고발인단'(926명), '미래통합당척결국민고발인단'(1829명)은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김세의, 김용호가 유튜브 방송에서 웃으며 고인을 조롱, 허위사실 유포"했다며 "형법 제308조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에 따라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상중인 박주신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미래통합당 배현진 의원 역시 함께 고발했다"며 "사자명예훼손죄는 친고죄이기에 유가족의 처벌 의사 확인 받아 제출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고발장에서 "이들의 행위는 고인이 되신 박원순 시장에 대한 엄격한 예의와 도덕적 불문율, 금도를 넘어선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매우 파렴치하고 죄질이 불량한 범죄행위"라며 "고인을 조롱하고 욕보이며 성추행 또는 성희롱 피해자가 다수이며 추가적으로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써, 형법 제308조 사자명예훼손죄를 중대히 위반한 것"이라며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다.

 

 김재련(오른쪽 두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김재련(오른쪽 두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앞서 지난 12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등록 대기된 <고 박원순시장님을 조롱한 가세연 강력처벌해주세요> 청원은 정식으로 등록되기 전 무려 3만 3천명(14일 오후 4시 현재)이 사전 동의했다. 이 같은 청원 숫자는 <가로세로연구소>이 박 전 시장을 이용해 수익 활동에 나서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반증일 터다.


결국 우려대로(관련 기사 : <'박원순 저격수'였던 강용석 행보가 우려스러운 이유> http://omn.kr/1oa4o) <가로세로연구소>는 와룡공원 일대에서 촬영한 라이브 영상을 게재한 이후, 훨씬 더 맹렬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수익 창출에 열을 올렸다.


<신의 한 수> 등 경쟁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맹렬한 기세였다. 더 나아가, 출연자 중 법조인이 포함됐음에도 무리한 가처분 신청을 이어가며 논란을 부추기고 사회적 잡음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유튜브 내에서 논란을 자처하며 수익 창출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고인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하며 실제 '액션'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유튜브는 언제까지 이들의 '분노 유발' 방송을 두고만 볼 것인가.  

 

가세연에 대한 분노여론이 높아지며 당장 채널 삭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극단적 언행으로 몇몇 유튜브 채널은 영구정치 처분을 받았다. 안정권씨가 운영하던 'GZSS'· 'GZSS TV' 김상진씨가 운영하던  '김상진TV'등이 지난달 25일 삭제됐다. 이들 우파 유튜버들은 극단적 언행과 소수자·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반복했다.


당시 채널 삭제가 논란이 되자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는 유튜브 사이트 내 허용되는 콘텐츠들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으며, 이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 혹은 증오를 조장하는 콘텐츠에 대한 정책을 포함한다"며 "유튜브는 관련 정책을 위반하는 콘텐츠가 신고되면 빠르게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 14일 <미디어오늘>, <故 박원순 조롱 '가세연' 유튜브 채널 삭제 가능할까>중). 


이렇게 <가로세로연구소>의 경쟁 채널들이 이미 지난달 삭제된 바 있다. 채널 삭제가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란 얘기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유튜브가 고인까지 증오 표현의 범주에 넣은 <가로세로연구소>에 대한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가는 한국 유튜브 내 정치 채널들의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