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학사 교과서 ‘훈민정음’도 빠뜨렸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입력 : 2013-10-09 06:00:04ㅣ수정 : 2013-10-09 08:59:42
민주당 김태년 의원실, 검정 한국사 8종 비교 분석
역사왜곡과 표절, 사실 오류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본문에 훈민정음 자료나 설명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학사 교과서가 ‘긍정사관’을 강조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가장 찬란한 유산 중 하나인 훈민정음은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홀대한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8일 “최근 검정을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분석한 결과, 교학사 교과서는 훈민정음에 대해 ‘Ⅲ 조선 유교 사회의 성립과 변화’ 단원 시작 페이지 소개말에 ‘초기에는 한글을 창제’했다고 짧게 기술하고, 뒤쪽 연표에 ‘훈민정음 반포 1446’이라고만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단원 소개글 외에 본문에는 훈민정음이란 말이 전혀 언급돼 있지 않아 훈민정음을 누가 창제했고,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훈민정음에 대한 역사적 서술이나 설명은 교과서 본문에 없는 것이다.
소개말에 짧게 “한글 창제” 세종대왕 언급조차 안 하고
7종에 다 있는 사진도 없어… ‘긍정사관’ 강조, 허구 입증
반면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교과서에는 훈민정음에 대한 자료사진이 게재되어 있고(해례본 또는 언해본), 대부분은 소단원을 통해 훈민정음 창제과정과 의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6개 교과서에는 ‘한글이 창제되다’ ‘훈민정음 창제, 민족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등의 소제목을 달아 훈민정음 창제를 별도의 항목으로 7~12줄 정도 분량으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훈민정음에 대한 설명이 가장 상세한 비상교육 역사 교과서는 ‘민족문화가 발달하다’ 단원의 소제목 첫 번째로 ‘훈민정음의 창제’를 소개하며 탐구활동까지 제시해 한 쪽을 할애했다. 단원의 끝 부분 역사체험 코너에서도 ‘한글의 우수성’이라는 제목으로 또다시 한 쪽 분량을 할당해 정보화 시대에 앞서가는 쉽고 편한 한글과 해외에서의 한국어 배우기 등에 대해 소개했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1443년 창제한 한글의 이름이며, 1446년 반포할 때 찍어낸 문서의 이름이기도 하다. 훈민정음의 창제원리가 담긴 해례본은 국보 70호로 지정돼 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훈민정음 언해본은 한글로 풀이된 해설서로서 세조 5년 간행됐다.
김 의원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위안부·독도 기술 왜곡에도 모자라 우리나라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까지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며 “교육부는 기본도 갖추지 못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즉각 검정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시대를 전공한 정재훈 경북대 교수는 “훈민정음은 민본정치를 하려는 상징물로 조선전기의 시대적 성격을 반영한다”며 “이후의 문화사에 미친 영향으로 봐서도 의미가 막대한 사안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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