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1212213112733?s=tv_news


[국회감시 프로젝트K]③ '수상'한 국회 용역보고서

정성호 입력 2019.12.12 21:31 


[앵커]


국회감시 프로젝트K,


첫 프로젝트로 국회의원 용역 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12일) 마지막 순서입니다.


입법과 정책을 위해 의원들, 연구용역 하라고 만든 제도, 실제론 수상한 보고서가 많습니다.


꼼수와 편법은 없는지 정성호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20대 국회에서 진행한 연구용역, 모두 800건이 넘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것들이 그 목록인데요.


내역 살펴봤더니 수상하거나 황당한 내용도 있습니다.


먼저 한 번역 보고서부터 추적해보겠습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이 낸 군 인권 보고서.


60여 쪽짜린데 프리랜서가 6개월 번역했고, 세비, 5백만 원 들었습니다.


번역자에게 전화해봤습니다


[김○○/안규백 의원 번역 용역/음성변조 : "(연구용역을 의뢰받아서 번역한 적 있으신가요?) 아니요. 그런 적 없었는데요. 제가 영어를 하긴 하는데…."]


8분 뒤 전화가 되돌아옵니다.


[김○○/안규백 의원 번역 용역/음성변조 : "내역을 찾아보니까 있어요. (어떤 내용인지 기억하시는지?) 파일을 찾아서 열어봐야 알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이 사람, 20대 총선 땐 안 의원 선거사무원이었고, 지금은 지역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찾아가 봤습니다.


[김○○/안규백 의원 번역 용역/음성변조 : "(선생님 잠깐 얘기 좀….) 잠깐만요.."]


[김○○/안규백 의원 번역 용역/음성변조 : "따로 인터뷰를 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500만 원을 받고 하실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그것도 국민 세금인데.) 네!"]


전문 번역업체에 한번 얼만지 물어봤습니다.


106만 원, 번역 기간 단 11일.


그것도 통번역대학원 출신 전문 번역사가 하는 조건입니다.


의원실 해명, 이렇습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급에 맞게끔 6개월 동안 그 친구한테 의뢰를 한 거죠. 한 달에 80만 원씩 계산해서 6개월 동안 해서 480만 원, 약 5백만 원을 준 거죠."]


이번엔 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


연구기관 경제위기관리연구소, 신 모 씨가 연구원입니다.


연구비는 500만 원.


확인해봤습니다.


[신○○/경제 전문가/음성변조 : "그분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옛날 그걸로 쓰셨나 본데. (의원실에 보고서를 써주시거나?) 전혀 없어요. 전혀."]


["계세요?"]


연구소 찾아가 봤더니 아무도 없습니다.


연구 책임자는 나성린 소장, 전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명의를 도용한 걸까?


[나성린/경제위기관리연구소장 : "신 박사가 우리 연구소에서 세미나 한 게 있어. 기록이 다 있으니까. (4년 전에 하신 거잖아요?) 다른 보고서를 합해서 제출하는 거예요."]


나 소장과 용역을 준 김종석 의원,꽤 가까운 사이입니다.


[나성린/당시 새누리당 의원/2015년 : "저보다 훨씬 말씀도 잘하시고 훨씬 더 인기가 있는 김종석 원장을 제가 모셨습니다."]


친분 때문에 맡긴 걸까? 김 의원에게 물어봤습니다.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 : "국감 자료로 쓰려고 했고, 그런 배경을 가지고 만들었는지는 나도 몰랐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죠."]


연구소 측, 용역비 50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민주당 이규희 의원이 4백만 원에 의뢰한 또 다른 용역, 제목처럼 지붕 사진 수백 장이 실려 있는데, 관광지 펜션 빨간 지붕 사진들입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라는 용역 수행자, 겨우 연락이 됐는데 알고 보니 이 의원 지역구 당원이었습니다.


[이○○/이규희 의원 지붕 사진 용역/음성변조 : "사진만 (의원실에) 드렸죠. 사진만 찍어주면 되니까. 보고서 그런 건 보질 못해서 모르는데…."]


의원의 답은 이랬습니다.


[이규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아! 아름다운 지붕 사진! 근데 이거 컬러가 아니네. 지붕에 대해선 제가 워낙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제 사명이고…."]


이 의원이 5백만 원에 의뢰한 도시 디자인 연구,


이번엔 어떤 전문가인가 봤더니, 지역구 인쇄소 대푭니다.


[남○○/인쇄소 대표/음성변조 : "우리 실장님이 (연구용역을) 해봤어요. ((썼다는) 직원분 연결을 좀….) 여기를 그만두고 간 사람이, 답변을 해달라고 하면 그렇잖아요."]


의원과 인쇄소, 무슨 관계일까요?


[남○○/인쇄소 대표/음성변조 : "(선거할 때 도와주신 거예요?) 왔다 갔다는 했어요. (인쇄를, 의원실 걸 많이 하셨던데 맞죠?) 조금 했죠."]


이규희 의원, 취재 중 용역비 500만 원을 국회 사무처에 반납했습니다.


프로젝트 세 번째 날, 환수 금액 5백만 원.


사흘 동안 세금 2430만 원 환수했습니다.


국회 감시 프로젝트 K 정성호입니다.


정성호 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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