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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앞잡이 탄핵하자!”…경찰의 ‘집틀막’ 뚫고 열린 80차 촛불대행진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3/09 [19:04]
9일 오후 4시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 3번 출구에서 연인원 5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80차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 김영란 기자
‘일본앞잡이 전쟁돌격대 윤석열을 탄핵하자!’라는 부제로 열린 촛불대행진은 시작부터 경찰과 극우 단체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었다.
주최 측은 윤석열 당선 2년을 계기로 대통령실에 가까운 삼각지역 13번 출구로 집회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불허했고 이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해 합법 집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1개 차선 약 100미터의 좁은 공간만 허용했는데 이는 촛불대행진 참가 인원이 들어가기에 턱없이 모자란 공간이다.
또 집회만 허용하고 행진을 불허하는 편법을 썼고 집회장에 극우 단체가 방해 집회를 하도록 보장하기도 했다.
이에 주최 측은 어쩔 수 없이 집회 장소를 삼각지역 3번 출구로 옮기고 집회 후 이태원역으로 이동해 행진을 시작해야 했다.
또 경찰이 집회 시작 전부터 집회장에 모이는 시민들에게 시비를 걸어 다툼이 일었고 한 시민을 연행하려다 항의를 받고 풀어주는 일도 있었다.
▲ 시민과 마찰을 빚는 경찰의 모습. © 김영란 기자
경찰은 행진 후 정리집회를 할 때도 경고 방송을 하며 집회를 방해했는데 심지어 경찰 선배인 류삼영 전 총경이 발언할 때도 방해 방송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입틀막’으로 대응하는 정부의 행태가 촛불대행진에도 ‘집틀막’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게 나라냐 검찰독재 갈아엎자!”
경찰과 극우 단체의 방해에 격앙된 참가자들이 사회자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외친 구호를 힘차게 복창하면서 집회를 시작했다.
윤미향 의원(무소속)은 “대통령 윤석열은 지난 105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선조들의 피어린 독립 항쟁을 또다시 모독했다”라며 “아예 자위대를 정부 공식 행사의 배경으로 걸어놓고 일본을 파트너라고 추켜세웠다”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과 미국의 반도체 기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기업을 노리고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일본 기업의 지분을 가진 SK하이닉스가 합병에 찬성할 수 있도록 윤석열 정부가 압력을 넣고 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일본 기업을 위해 대한민국 기업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이게 우리나라 정부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개탄했다.
다큐멘터리 「워메리카의 운명」을 만든 김철민 감독은 “미국은 무너지는 패권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대한 위험한 전쟁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라며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지금 한반도는 195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시기라고 말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쏟아야 할 지금 윤석열 정부는 가장 앞에서 전쟁을 부르짖고 있다”라며 “전쟁을 막기 위해 하루빨리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태원참사 희생자인 고 김연희 씨의 아버지는 “우리 아이를 찾아서 서울 시내를 무작정 헤매던 그 잔인한 10시간 동안,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부모로서 자식을 잃고 정신없이 서울 시내 병원들을 헤맸던 시간을 생각하면 인륜과 천륜을 저버린 이 천인공노할 국가가 너무나 원망스럽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도 못한 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끝내 저버리고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하였다. 이제는 국민이 주인인 주권국가에서 우리 국민이 화답할 차례다”라고 호소했다.
▲ 왼쪽부터 윤미향 의원, 고 김연희 씨의 아버지, 김철민 감독. © 김영란 기자
정리집회에서 류삼영 민주당 동작을 후보는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 수사와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사건 재수사 사례를 들며 “경찰은 정치적인 중립을 외면”했다고 질타하며 “예전에 김건희 씨가 서울의소리 방송에서 뭐라 했나? 정권만 잡으면 검찰과 경찰은 알아서 긴다 이거 아닌가?”라고 외쳤다.
국민주권당 당원 윤숙희 씨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경찰은 권력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것인지, 경찰들의 탄압과 선거방해 행위는 지금이 군부독재 시절인지 착각을 할 정도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라면서 “국회도 김건희 방탄국회를 만들고 총선도 김건희 방탄총선을 만들더니 경찰도 김건희 방탄을 위해 사병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정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오늘 오전 11시 저희 대학생들은 국힘당사를 찾아가서 면담 요청을 했다. 대학생들이 외친 것은 ‘(친일 망언을 한) 성일종은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 한동훈은 사죄하고 성일종을 출당시켜라’였다”라고 설명하며 “지금의 정세는 한일전이다. 나라를 뺏으려는 매국노와 나라를 지키려는 우리 촛불 독립군의 치열한 싸움이다”라고 주장했다.
▲ 윤숙희 당원(왼쪽)과 안정은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주최 측은 다음 주인 3월 16일 오후 3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이 열린다며 참가자들이 자기 소속 정당 정치인들의 손을 잡고 함께 나오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집회를 처음 나왔다는 24살 대학생은 “(윤석열은) 국민을 잘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람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하니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래 국힘당 지지자였다고 밝힌 여성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되면서 이상한 걸 느꼈다”라며 “보수라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비리를 다 저질렀으면서 남들은 눈곱만큼만 잘못하면 검찰의 칼을 휘두른다”라고 하였다.
온몸에 스티커를 붙이고 행진하던 부부는 “촛불집회에 나올 때마다 하는 행동이나 의지가 새롭고 더욱 단단해진다. 그래서 공감하고 연대하고 행동한다”라며 협착증 때문에 진통제를 먹고 행진한다고 밝혔다.
▲ 발언하는 류삼영 후보.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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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도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자리를 지켰다. © 김영란 기자
▲ 윤석열 탄핵을 동의한 촛불후보들도 함께했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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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방해로 지하철을 타고 장소를 옮겨 행진해야 했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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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확성기 소음 규제를 하자 참가자들이 직접 측정한 소리 크기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경찰의 부당한 집회 방해를 규탄했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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