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청년 일자리 태반이 ‘알바’…비정규직 역대 최고
유상규 에디터 skrhew@mindlenews.com 입력 2024.10.27 18:35 수정 2024.10.27 18:36
 
20대 비정규직 146만…전체의 43.1%
한시·시간제·비전형 중복 합치면 56%
정규직 35만 줄고 비정규직 39만 늘어
10년새 2배로 늘어난 ‘시간제’ 주 원인
청년층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기 원해”
 
21일 오후 대구 북구 iM뱅크 제2본점에서 열린 '제2회 청년과 기업이 손 잡(JOB)는 대구-단디 잡(JOB)자! 페스티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2024.10.21. 연합뉴스
21일 오후 대구 북구 iM뱅크 제2본점에서 열린 '제2회 청년과 기업이 손 잡(JOB)는 대구-단디 잡(JOB)자! 페스티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2024.10.21. 연합뉴스
 
20대 청년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이 갈수록 커져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파견, 용역 등 형태별 중복을 포함하면 20대 비정규직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간제, 이른바 ‘아르바이트’는 80만 명을 넘어 10년 전보다 두 배로 늘어났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20대 임금노동자 338만 9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146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이 43.1%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8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대 비정규직은 8월 기준으로 2014년 106만 9000명에서 2019년 136만 2000명, 2021년 141만 4000명, 지난해 142만 3000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정규직은 같은 달 기준 2014년 227만 5000명에서 2018년 235만 3000명까지 늘었다가 2020년 211만 6000명, 지난해 210만 5000명 등으로 감소해 왔다. 올해는 192만 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00만 명을 밑돌았다.
 
20대 정규직-비정규직 추이. 자료 : 통계청
20대 정규직-비정규직 추이. 자료 : 통계청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임금 노동자는 4만 5000명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34만 6000명이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39만 2000명이 늘어났다.
 
20대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노동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시간제는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의 소정 노동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게 일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시간제 노동자는 2014년 41만 6000명에서 올해 81만 7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시간제의 비중도 12.4%에서 21.4%로 늘어났다.
 
한시적 노동자는 92만 2000명으로 10년 동안 23만 9000명이 늘었고, 비전형 노동자는 15만 5000명으로 오히려 1000명이 감소했다. 한시적·시간제·비전형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형태별 중복 감안한 합계는 189만 4000명으로 10년 전 125만 5000명보다 63만 9000명이나 늘었다. 중복 고용을 감안하면 비정규직의 비중이 55.9%에 이른다.
 
청년층 첫 일자리 근로형태별 분포 추이.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KOSIS)
청년층 첫 일자리 근로형태별 분포 추이.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KOSIS)
 
20대 고용률은 58.2%에서 올해 61.7%로 높아져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 가장 높았다. 비정규직 증가가 이와 같은 고용 호조의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 비정규직 전체의 증가 규모보다 시간제가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년층의 비정규직, 특히 시간제 취업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대기업의 신입 공채 축소와 청년층의 취업 형태 선호도 변화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기업들은 인력 충원시 신입 직원보다 경력 직원을 선호하고, 청년층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시간 동안 일하기를 선호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보다는 비정규직으로 경력을 쌓아 대기업 경력 공채를 준비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전체 비정규직 중 비정규직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택했다는 비중은 66.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발적 사유 중에서는 '근로조건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59.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 5월 기준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15∼29세) 가운데 첫 일자리가 계약기간 1년 이하의 일자리였던 청년이 31.4%를 차지해 관련 통계가 공표된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계약 기간 1년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청년층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비정규직의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른 연령대는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비중은 30대 2004년(32.2%), 40대 2005년(36.3%), 50대 2004년(43.4%), 60세 이상은 2021년(73.7%)에 가장 높았고 이후 감소하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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