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최대수혜자는 보수 종편과 조선·문화일보
TV조선·MBN·채널A 정부광고 급증…MBC 광고 8.9% 감소
조선·문화 광고 각각 17.8%·23.4% 증가…한겨레 광고 하락
조선일보, 서울시 광고 90% 증가…문체부, 지난해부터 MBC 광고 ‘뚝’
기자명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today.co.kr 입력   2024.10.30 10:58
 
▲TV조선·채널A·MBN 사옥. ⓒ미디어오늘, 연합뉴스
▲TV조선·채널A·MBN 사옥. ⓒ미디어오늘,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TV조선·MBN·채널A 등 보수성향 종합편성채널의 정부광고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보훈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의 종편 광고 증가가 두드러졌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전체 방송광고비가 6.4% 늘어났지만, 오히려 MBC 광고비는 감소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497억 원의 광고를 집행한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MBC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제출받은 정부광고 자료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 전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집행된 정부부처·공기업·공공기관 등의 정부광고 내역을 살펴봤다. 아래 통계는 모두 광고 집행일(광고 시작일) 기준이며, 수수료(광고비 10%)가 포함된 금액이다. 비교 기간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5월10일부터 지난 8월까지 27개월, 2020년 2월부터 2022년 5월9일까지 문재인 정부 27개월이다. 1000원 단위는 반올림 없이 절삭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언론재단을 통해 집행된 광고비는 총 2조9786억5477만 원으로, 이전 기간(2조5901억2157만 원) 대비 15% 증가했다. 인터넷광고가 7844억3450만 원(26.3%, 16.1% 증가)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방송광고 7440억9473만 원(25%, 6.4% 증가), 인쇄광고 6097억700만 원(20.5%, 7.9% 증가), 옥외광고 5477억8631만 원(18.4%, 25.1% 증가), 기타광고 2202억8914만 원(7.4%, 56.5% 증가), 해외광고 723억4306만 원(2.4%, 1.43% 증가) 순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 방송사 정부광고 추이. 자료=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 방송사 정부광고 추이. 자료=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尹 정부 들어 TV조선·MBN·채널A 광고 급증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종합편성채널 광고가 극심한 변화를 맞이했다. TV조선·MBN·채널A의 광고가 급증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전 154억8368만 원이었던 TV조선 광고비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276억8609만 원으로 7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MBN 광고 역시 134억9000만 원에서 217억627만 원으로 60.9% 증가했으며, 채널A는 122억9675만 원에서 174억9168만 원으로 42.2% 늘었다. 반면 JTBC 광고비는 209억6386만 원으로, 광고비 증가율이 0.55%(1억1558만 원 증가)에 그쳐 사실상 현상 유지였다. 이는 전체 방송광고 인상률(6.4%)보다 낮다.
 
TV조선·MBN·채널A의 전반적인 광고비가 증가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국가보훈부·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의 종편 광고비가 증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처에서 부로 격상된 보훈부의 종편 광고비가 돋보였다. 윤석열 정부 취임 후 보훈부가 종편에 집행한 광고비는 전체 광고의 29.4%에 달한다.
 
문체부의 TV조선 광고비는 2억9510만 원에서 18억4700만 원으로 525% 증가했으며, 복지부 광고비는 9억900만 원에서 11억9500만 원으로 31.5% 증가했다. 보훈부 광고비는 3000만 원에서 11억7400만 원으로 3813% 늘었다. 채널A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문체부의 채널A 광고비는 2억2010만 원에서 12억2200만 원으로 455% 늘었으며, 보훈부 광고도 55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급증했다. 복지부의 MBN 광고비는 6억9000만 원에서 9억8050만 원으로 42.1%, 문체부 광고비는 2억800만 원에서 8억9200만 원으로 328.8% 증가했다.
 
JTBC의 경우 보훈부가 윤 대통령 취임 후 JTBC에 10억5620만 원의 광고를 집행했다. 하지만 복지부 광고비는 36.2% 줄어든 11억500만 원, 문체부 광고비는 32.5% 줄어든 5억4200만 원이었다.
 
▲지상파 3사. 그래픽=미디어오늘
▲지상파 3사. 그래픽=미디어오늘
 
문체부, 지난해부터 MBC 광고 중단
 
지상파 3사(본사·지역방송사 포함, SBS는 지역민방 포함) TV·라디오 광고의 경우 KBS·SBS 광고는 증가했지만 MBC 광고는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KBS 광고비는 1358억9821만 원에서 1462억822만 원으로 7.6%, SBS 광고비는 1228억7629만 원에서 1366억9350만 원으로 11.2% 증가했다. MBC 광고비는 1112억6984만 원에서 1013억6468만 원으로 8.9% 줄었다.
 
KBS는 주요 광고주인 국민건강보험공단·복지부·서울시청의 광고가 줄었지만 문체부 광고비가 40억202만 원에서 54억9192만 원으로 늘어났으며 광고주가 659곳에서 732곳으로 늘었다. SBS는 주요 광고주들의 광고비가 삭감됐지만 전라남도청·부산시청 광고비가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광고주 역시 783곳에서 871곳으로 증가했다.
 
MBC의 광고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문체부·언론재단 광고 삭감 폭이 컸다. 문체부의 MBC 광고비는 31억202만 원에서 8억1501만 원으로 73.7%, 언론재단의 MBC 광고비는 23억9678만 원에서 14억5847만 원으로 39.1% 줄었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MBC에 한 건의 광고도 집행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인쇄매체 정부광고 추이. 자료=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인쇄매체 정부광고 추이. 자료=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조선·문화일보 광고비 상승…한겨레는 하락
 
신문사(인쇄매체) 광고는 동아일보가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조선일보·문화일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동아일보 광고비는 202억9672만 원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1.4% 증가)가 없었으며, 중앙일보 광고비는 5.7% 증가한 180억100만 원이었다. 조선일보 광고비는 178억6322만 원으로 윤 대통령 취임 이전보다 17.8% 증가했다. 매일신문 광고비는 3.37% 하락한 154억2341만 원, 문화일보 광고비는 23.4% 증가한 128억9262만 원이었다.
 
서울시청의 조선일보 광고비는 4억4790만 원에서 8억5101만 원으로 90% 증가했으며, 한국수력원자력 광고비도 4억5701만 원에서 6억2142만 원으로 35.9%나 늘었다. 문체부 광고 역시 880만 원에서 2억6000만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문화일보 역시 비슷한 흐름의 광고 인상이 있었다. 서울시청의 문화일보 광고비는 7억2705만 원에서 10억1816만 원으로 증액됐으며 문체부 광고도 1210만 원에서 3억2760만 원으로 무려 3억 원 이상 늘었다.
 
이어 정부광고 수입은 매일경제 124억3350만 원(6.4% 증가), 한국경제 120억7265만 원(10.4% 증가), 서울신문 116억6171만 원(10.6% 증가), 강원일보 113억2389만 원(0.1% 감소), 한국일보 112억5891만 원(4.2% 증가) 순이었다. 경향신문 광고비는 0.02% 증가한 99억9736만 원, 한겨레 광고비는 6.9% 감소한 97억2571만 원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신문인 매일신문·영남일보(106억1996만 원)는 전국 단위 신문인 세계일보(100억5947만 원)·경향신문·한겨레보다 많은 광고를 수주했는데, 이는 대구시청과 경상북도청의 매일신문·영남일보 광고 쏠림 현상 때문으로 보인다. 매일신문이 두 곳에서 받은 광고비는 58억4814만 원으로 전체 광고의 37.9%에 달한다. 영남일보도 두 곳에서 전체 광고의 38.8%에 해당하는 41억1728만 원을 받았다. 대구시청 인쇄매체 광고 중 45.8%, 경상북도청 인쇄매체 광고 중 26.7%가 두 신문사에 집중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정부광고주들의 정부광고 추이. 자료=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전후 정부광고주들의 정부광고 추이. 자료=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그래픽=안혜나 기자.
 
엑스포 유치전 영향에 부산시청 광고 급증
 
광고주별로는 한국관광공사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가장 많은 광고를 집행했다. 광고비는 762억1002만 원으로 윤 정부 취임 전보다 6.5% 줄었다. 복지부 광고비가 678억1502만 원(1% 증가)으로 뒤를 이었으며, 부산시청 광고비가 567억1761만 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이는 부산엑스포 유치전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정부 취임 전 부산시청의 엑스포 관련 광고비는 88억3540만 원이었으나, 이후 384억6149만 원으로 급증했다.
 
문체부 광고비는 61.4% 증가한 497억4992만 원이다. 문체부는 주로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광고를 집행하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정책광고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문체부가 집행한 의료개혁 광고비는 42억2499만 원, 잼버리 광고비는 37억9947만 원,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광고비는 18억9420만 원, 부산엑스포 유치 광고비는 12억3138만 원이다.
 
전라남도청 광고비는 351억3552만 원으로 87.4% 증가했다. 전라남도청 관계자는 광고비 급증 이유에 대해 “최근 메가 이벤트(대형 행사)가 많았다. 이에 따라 광고비가 늘어난 것”이라며 “2022년 ‘전남 방문의 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전국체전 등 행사 홍보가 있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광고비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윤석열 정부 들어 특정 언론사에 광고가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은 광고 집행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정부광고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특정 언론사 배 불리기를 위한 지출로 이용되면 안 된다. 특히 중앙부처의 광고가 편향적으로 배분되는 것은 균형 잡힌 지원을 해야 할 정부가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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