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4784&PAGE_CD=N0120
'마파두부'라는 이름의 유래, 들어보실라우?
[음식칼럼] 짜장면
12.03.04 17:58 ㅣ최종 업데이트 12.03.04 17:58 조을영 (dlalwk)
그간 언론에서는 '바른말 고운말' '우리말 길라잡이' 등의 이름으로 대국민적인 맞춤법 교육을 해왔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가만 보면 짜증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 우리가 그저 일상에서 쓰는 표현이 전부 잘못 됐다고 꾸지람하는 선생님처럼 여겨져서 국어 공부하고픈 마음이 싹 사라지는 그런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가꾸어야 할 나라말이기에 계속 갈고 닦는 것이 옳다지만 어떨 때 보면 이러다가 정말 국어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것도 틀렸다, 저것도 틀렸다 해댈 때는 '도대체 어쩌라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 프로그램을 녹화하던 아나운서마저도 '컷!' 소리가 끝나자마자 '에잇! 흰말 궁둥이나 백마 히프나 그게 그거지 뭘 따져!'하며 방송 대본을 집어던졌다는 에피소드가 있단 걸 보면, 참으로 우리말은 어느 누구에게나 어렵고도 괴로운 언어인가 보다.
국립국어원이 생활 속의 맞춤법 표기를 수시로 변화시키는 것 중에 음식명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간 '짜장면'이라 불렀던 것을 능글거리게 '자장면'이라고 부르라더니, 작년 여름 부터는 '짜장면'이란 이름을 되찾아 주었다. 아무리 학자들이 올바른 언어사용을 외쳐대더라도 그것을 따라 불러야 할 일반인이 일상에서 따라주지 않는다면, 결국 정책적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제 받아들인 것일까?
▲ 삼선짜장면 ⓒ 조을영
먼길 되돌아온 '짜장면' 반갑다
그렇게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 이제 되돌아온 단어 '짜장면'은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가족 마냥 반갑고 편하기만 하다. 게다가 '짜장면'이라고 세게 발음해야 이 음식이 가진 이미지가 확 살아나는 느낌이고, 막 휘몰아치는 불 위에다 커다란 솥을 놓고 달달 볶아, 고소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하게 하는 짜장, 바로 그 냄새와 맛을 이 단어가 담뿍 담고 있는 것 같아 군침이 쓱 고이기까지 한다.
그런 한편으론 '짬뽕'역시도 우리식 표현이 아닌데, 그건 왜 안 고치는지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짬뽕은 '한데 뒤섞는다'는 뜻의 일본어 잠퐁(ちゃんぽん)이 그 어원이다. 한마디로 짬뽕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중국음식이다. 한때 이 단어를 순화시키자며 중국어인 초마면(炒碼麵)으로 바꾸자, 국어로 '얼큰탕'이라 부르자는 등 여론이 일었다. 그래도 오롯이 그 이름을 유지하는 이유는 짜장면보다 덜 대중적이라서 그런가?
▲ 짬뽕 ⓒ 조을영
하여간 짜장면은 한국사와 더불어 우리 땅에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그러기에 그 표기법 역시도 대중과 더불어 숨 쉬는 것이기에 누군가 섣불리 강요할 것이 못 된다 외치면, 뭔가 억측일런가? 게다가 짜장면과 연관해서 우리의 역사를 읽을 수도 있으니 이것이 그저 비벼먹고 한 끼 때우는 음식도 아니고, 그러기에 대중과의 연관성을 더욱 중시할 수밖에 없다.
짜장면. 중국에는 없는 한국만의 음식이라는 설도 있지만 중국 일부지방에도 분명히 짜장면이 있다 한다. 우리의 된장찌개가 일상의 음식이듯이 가난한 보통의 중국인들은 볶은 춘장(春醬)을 면에 넣고 비벼 먹었고, 이 음식 짜장면은 중국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 있다. 더불어서 춘장에 캐러멜소스를 더하고, 묽어진 춘장에 단맛을 가미한 우리식 짜장면은 중국에서'서울짜장면(漢城炸醬麵)'으로 따로 분류되어 판매되기도 한다.
짜장면 도입에 관해서는 이런저런 설이 난무하지만 청일전쟁 무렵 인천에 들어온 중국인들에 의해 전래됐다는 것이 가장 정설이다. 당시에 중국 산동성 사람들이 인천으로 몰려들었는데, 그들 대다수는 가난하고 살기 힘들어 고향을 등진 자들이었다. 그들에게 고향을 기억하게 하는 행복한 먹거리인 짜장면은 인천 언저리에서 차츰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윽고 손수레나 길거리 난전에서 팔려지기 시작하면서 우리 땅 전체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짜장면' 하면 곁들여먹는 반찬도 중요하다. 초기에는 대파에 춘장을 찍어먹던 방식이었다가 생양파와 일본식 단무지를 곁들여 먹으면서 한국식 짜장면이 정립됐다. 더 나아가 우리 일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짜장면이 들어온 계기는 유신 시절 분식 장려 운동과도 관련 있다. 국수를 활용한 음식이면서 재빠르게 먹을 수 있고 가격조차 쌌던 짜장면은 직장인들의 점심 단골 메뉴가 되었고, 입학 및 졸업식이나 생일 같은 가정의 큰 행사가 있으면 당연히 먹는 음식으로 등극했다.
▲ 짜장면 ⓒ 조을영
짜장면, 기스면, 탕수육...그 유래 알아보니
하여간 우리 역사와 함께 하면서 우리 식생활에 영향을 끼친 짜장면. 대중이 즐겨 부르는 그대로 '짜장면'이라 불리게 된 것이 백번 지당해 보인다. 이 김에 짜장면뿐만 아니라 우리가 반점에서 흔히 먹는 각종 중국요리 명칭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뭔가 특별한 재미가 있을 듯하다.
기본적으로 짜장면(炸醬麵)은 장(醬․춘장)을 볶아서(炸)만든 국수라는 뜻이다. 그보다 좀 더 비싼 것으로 삼선(三鮮)짜장면이 있는데, 기본 짜장에다 세 가지 (三鮮)재료가 들어간다. 식당에 따라 제각각 다른데 보통 새우나 해삼, 전복, 표고 따위를 삼선이라 말한다. 한편 유니(肉泥)짜장은 돼지고기(肉)를 갈아서(泥)넣은 짜장면이란 뜻이다.
기스면(鷄絲麵)은 닭(鷄)을 실(絲)처럼 가늘게 썰거나 찢어 넣은 국수를 말한다. 탕수육(糖醋肉)은 당(糖)과 식초(醋)로 맛을 낸 돼지고기(肉)라는 뜻이다. 주재료에 따라 '탕수~'에 여러 단어를 붙일 수가 있는데, 도미를 녹말에 튀긴 후 달고 신 소스를 뿌리면 탕수어가 되는 식이다. 유산슬(溜三絲)은 물을 넣어 걸쭉한 전분에 (溜) 세 가지 재료(三)를 실(絲)처럼 가늘게 썰어 요리한 것이다. 세 가지 재료란 고기, 해산물, 채소를 말하는데 보통 돼지고기와 해삼, 새우, 죽순, 표고 등을 쓴다.
▲ 탕수육 ⓒ 조을영
▲ 유산슬덮밥 ⓒ 조을영
마파두부(麻婆豆腐)는 그 이름의 유래가 매우 재미있다. 여기서 '마파'란 마(麻)씨 성을 가진 노파(婆)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마파두부'란 마씨 할머니가 발명한 두부 요리란 뜻이다. 음식점을 하던 마씨 노인이 가난한 일꾼들을 위해 고기를 넣고 두부요리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인기가 좋아서 마파두부라는 음식명이 됐다.
동파육(東坡肉)은 송나라의 문장가이자 미식가인 소동파와 연관 있다. 동파가 항주 지역으로 좌천을 당했는데 그곳은 예로부터 돼지를 많이 치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그 흔한 돼지고기를 갖고도 제대로 요리해 먹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소동파가 직접 칼을 들고 돼지요리를 개발했는데 각종 향신료와 양념에다 돼지고기를 재운 후 장시간 푹 쪄서 동파육이 만들어졌다.
오향장육(五香醬肉)은 오향(五香)이 나게 간장(醬)에 조린 돼지고기(肉)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오향(五香)이란 회향, 계피, 초피, 정향, 진피를 말한다. 한편 깐풍기(乾烹鷄)는 '국물 없이 볶는 닭'이다. 돼지고기를 재료로 하면 깐풍육, 새우로 하면 깐풍새우가 된다. 역시 닭을 활용한 라조기(辣椒鷄)는 고추(辣椒)가 들어간 매운 닭요리인데, 닭고기를 녹말에 묻혀 튀긴 후 죽순, 양송이, 표고 등을 함께 넣고 맵게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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