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벌써 탄핵 너머 ‘조기 대선’…여야 결집도 총선·대선 수준
손현수,장나래 기자 수정 2025-01-24 19:25 등록 2025-01-24 19:1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총선·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는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무당층 비율이 줄어들며 거대 양당이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조기대선을 기정 사실화한 듯, 여야 간 지지 세력 결집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4%)에서 국민의힘의 정당지지율은 38%, 민주당은 40%를 기록했다. 한 주 전 발표된 조사에선 국민의힘 39% 대 민주당 36%로, 오차범위 내에서 두 당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12월3주 때만해도 2배까지 벌어졌던 민주당(48%)과 국민의힘(24%) 지지율 격차가 한달 여 만에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것이다. 무당층 규모는 15%로, 최근 6개월 가운데 가장 낮게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결과를 발표하며 “이달 들어 두 정당 지지율이 지난해 총선 직전 때만큼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흐름은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22.2%)에서 국민의힘은 38%, 민주당은 36% 지지율을 얻었다. 국민의힘 35%, 민주당 33%였던 한 주 전 조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무당층은 한 주 사이 17%→16%로 줄어들며, 6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사 결과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아래 유권자들이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조사에 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당층 비율이 줄어들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오차 범위 내 박빙을 보이는 것은 총선·대선을 앞둔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지난해 4·10 총선 전 한국갤럽의 조사(3월3주)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4%, 33%였고, 무당층은 18%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스티아이(STI)의 이준호 대표는 “조사 기관은 정당 지지도를 묻지만, 응답자들은 대선 여론 조사라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에 야권에 크게 주목받는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당 지지도 조사가) 대선 후보 선택 내지 (대선 후보로서) 이 대표에 대한 찬반 문항으로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건, ‘장래 대통령감’인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이 30%선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표 선호도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12월 3주) 37%까지 올랐으나, 이후 32%(1월 2주)→31%(1월 3주)→31%(1월4주) 등 30%대 초반에 갇혀 있다. 같은 기간 민주당의 지지율(48%→36%→36%→40%) 보다 4∼11%포인트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이 이 지점을 파고 들며 “정치는 히틀러처럼, 경제는 차베스처럼, 이게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23일 발언)이라며, 연일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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