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정리하라고" 머뭇…홍장원, 생생히 밝힌 '계엄의 밤'
입력 2025.01.22 18:49 김재현 기자 JTBC
[앵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당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강한 어투'였다며 싹 다 잡아들이란 대통령의 지시를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조태용 국정원장에게도 분명히 보고했다며 당시 자리 배치가 어땠는지까지 설명하며 '지금 방첩사가 이재명 한동훈 잡으러 다닌답니다' 하니까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했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계엄 당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지시를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밤 10시 53분경,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 대뜸 체포지시를 내렸다는 겁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 조금 강한 어투라서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습니다만 '하여튼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어갔다고 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이번에는 일단 방첩사를 적극 지원해라…]
당시 목적어가 없어 국내 간첩단 사건을 적발한 걸로 추정만 했는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정치인 체포 지시라는 걸 았았다고 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북한 보위부'에 빗대며 당시의 상황과 충격받은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 저 대통령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고요.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게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어디? 평양. 그런 일을 매일매일 하는 기관 어디? 북한 보위부.]
홍 전 차장은 이 체포 지시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도 보고했는데 묵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조 원장이 소파에 앉아 있다 나가버렸다며 구체적인 상황도 언급했습니다.
[홍장원/전 국정원 1차장 : 방첩사에서 지금 이재명하고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답니다. 말씀드리니까 다소 의외의 답을 받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얘기하시죠.' 초유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수뇌회의 결론이 내일 아침에 얘기하시죠? 그럼 그 야간 동안은 뭘 한다는 겁니까?]
반면, 한 자리에 출석한 조 원장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조태용/국정원장 :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를 12월 3일 밤에 원장인 저한테 보고했느냐, 저한테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제 명예를 걸고 다시 한번 확인하겠습니다.]
홍 전 차장의 경질 사유를 놓고도 두 사람은 대립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따르지 않아서 경질된 거라고 주장한 반면,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해 자신이 직접 경질을 건의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김영묵 / 영상편집 이지혜 김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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