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관위에 온다는 '민간분석팀'…방첩사 부하들 "KISA로 판단"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외 1명2025-02-17 05:00
 
"선관위에 민간분석팀 올 것" 들은 방첩사 대원들
조사서 "분석팀을 인터넷진흥원(KISA)으로 판단" 진술
KISA, 2023년 10월 '선관위 해킹 취약' 자료 배포
尹도 '부정선거' 의혹 제기하며 "선관위 취약" 주장
KISA "선관위 이슈 답하기 어려워…국정원이 소관 기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직후 선관위에 배치된 계엄군. 선관위 제공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직후 선관위에 배치된 계엄군. 선관위 제공 
 
'12·3 내란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국군방첩사령부 대원들이 국가정보원과 수사기관뿐 아니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 등 방첩사 수뇌부의 지시 중에 '선관위에 민간전문분석팀이 온다'는 얘기를 들은 부하들이 민간전문분석팀을 KISA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KISA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시발점인 '선관위 해킹 취약' 보도자료를 국정원과 함께 배포한 기관이다.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복수의 방첩사 영관급 군인들에게 '선관위에 KISA도 온다고 판단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KISA는 사이버 보안과 디지털 정보보호 업무 등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국정원과 함께 2023년 7~9월 선관위에 대한 합동 보안점검을 실시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10일 선관위의 투·개표 시스템 해킹 취약점 등이 발견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방첩사 영관급 군인들이 KISA를 언급한 이유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이들은 방첩사 수뇌부에서 '선관위에 민간전문분석팀이 올 테니, 그들을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민간전문분석팀을 KISA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공소장에 보면, 여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방첩사 수사관들이 선관위 3곳과 여론조사 꽃으로 출동해 전산실 출입을 통제하고, 국정원, 수사기관 등 민간전문분석팀이 오면 인계해 주되, 만약 여의찮으면 서버를 떼어와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KISA와 국정원이 선관위 합동 보안점검을 실시한 것은 지금까지도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뿌리가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은 최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도 "2023년 10월 국정원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시스템 점검 결과를 세 차례 보고 받았는데 정말 많이 부실하고 엉터리였다"며 "범죄 수사 개념이 아니라 선관위에 들어가서 국정원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전산시스템이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가동되고 있나 스크린하라고 해서 계엄군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KISA와 국정원이 2023년 10월 10일 선관위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보수 시민단체들의 고소도 잇따랐다. 다음날(11일)부터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 등 보수 단체들은 노태악 선관위원장과 선관위 직원들을 직무유기와 업무방해, 배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KISA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KISA 관계자는 "선관위 관련 이슈는 국정원이 소관 기관이어서 해당 부처로 문의를 안내하고 있다"며 "(방첩사의 KISA 언급에 대해서는) 우리가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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