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옹호 책에 '키세스 시위대' 모습이? 대체 왜 이러나
천승훈 진보당 비서관 모습 담은 그림, 작가 모르게 윤석열 옹호 책 표지에 사용... 진보당 "당 차원 엄정대응"
25.03.21 11:55 l 최종 업데이트 25.03.21 11:56 l 박성우(ahtclsth)

▲20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수행비서관인 천승훈 비서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혁명과 반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 사진이었는데 앞표지는 윤석열, 뒷표지에는 한남동 시위 당시 천 비서관을 그린 그림이 들어가 있었다. ⓒ 천승훈 비서관 X
윤석열을 옹호하는 내용의 책 표지에 지난 1월 윤석열 체포를 촉구했던 한남동 '키세스 시위대'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사용돼 논란이다.
20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수행비서관인 천승훈 비서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혁명과 반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 사진이었는데 앞표지는 윤석열, 뒷표지에는 한남동 시위 당시 천 비서관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들어가 있었다.
천 비서관의 그림 위로는 "한남동에서 그를 기다린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땅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얼어 죽는 길을 택하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윤석열 체포를 촉구했던 천 비서관의 시위를 마치 윤석열을 지지하는 시위인 것처럼 왜곡한 것이다.

▲정혜경 국회의원이 지난 1월 5일 아침 눈이 내리는 속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 촉구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 뒤편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게 천승훈 비서관이다. ⓒ 정혜경의원실

▲지난 1월 초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시위에서 눈보라 속 은박 담요를 두른 한 시민을 그린 그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응원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이 그림은 만화가 이정헌씨가 그린 것이며 그림 속 인물은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에서 일하는 천승훈 비서관이다. ⓒ 이정헌 만화가 페이스북
해당 그림은 이정헌 작가가 지난 1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한남동 시위 당시 정혜경 진보당 의원 뒤로 찍힌 천 비서관의 모습을 그린 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덧붙인 것이 원래 그림의 모습이다.
"윤석열의 내란은 거짓" 책 표지에 '키세스 시위대'라니

▲출판사의 책 소개에 따르면 해당 책은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허구이듯 윤석열의 내란도 거짓 프레임"이라고 주장하며 윤석열을 옹호하는 내용이다. ⓒ YES24 책 소개 갈무리
천 비서관은 "국회도서관에서 제 그림(저를 그린 그림)이 윤석열 책에 쓰여진 걸 봤다. 너무 불쾌하다"며 "한남동 응원봉 연대의 투쟁이 부러웠나? 진짜 스틸(steal)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윤석열지지 세력이 사용하는 구호인 'stop the steal'(스톱 더 스틸)를 덧붙였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 따르면 해당 책은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허구이듯 윤석열의 내란도 거짓 프레임"이라면서 "대통령 윤석열은 거대 범죄를 범하고도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재명과 종북 주사파 세력이 연합한 좌익혁명을 막으려 했다. 이것이 그가 내란죄를 거꾸로 뒤집어 쓴 이유"라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출판사는 책의 인세 또힌 전액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에 기부한다고 홍보했다. 이처럼 윤석열을 옹호하는 내용의 책에 윤석열 체포를 촉구한 천 비서관의 모습을 표지에 사용한 것이다.
이정헌 작가 "당황, 사전 연락 못 받아"... 진보당 "당 차원 엄정 대응"
이 같은 어이없는 일에 천 비서관은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광장에 나오셨던 많은 분들의 기분이 상하셨을 것 같다"며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 또한 자신의 X에서 "저희 진보당 비서관이 내란수괴 체포를 바라며 밤새 한남동 앞을 지켰는데 이걸 윤석열책 뒷면 표지에 썼다. 가짜뉴스에 이어 무단도용인가?"라며 "당 차원에서 엄정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당 그림을 그린 원작자인 이정헌 작가 역시 기자에게 "사실을 확인하고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해당 책의 출판사나 저자로부터 사전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이 작가는 "현재 진보당 쪽과 연락이 닿아 저작권 등 법적 문제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른바 키세스 시위대를 둘러싼 왜곡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체포를 촉구한 한남동 시위대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는 "대한민국은 이렇게 버티고 있다. 29번의 탄핵과 내란과 반역이라는 겁박에도 이렇게 지켜내고 있었다"며 윤석열 규탄 시위대를 옹호 시위대로 왜곡했다(관련 기사: "진짜뉴스 발굴단? 윤 체포 찬성 사진을 반대 지지자로 둔갑시킨 국힘 의원" https://omn.kr/2brkf).
장재희 작가가 그린 키세스 시위대 그림 또한 온라인에서 극우 누리꾼에 의해 태극기와 경광봉을 든 윤석열 옹호 시위대의 모습으로 무단 도용 및 훼손되기도 했다. 장 작가는 해당 누리꾼은 저작권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관련 기사: "'키세스 시위대 그림' 원작자 "그들이 모두를 구원했어요"" https://omn.kr/2bwiq).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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