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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서 3곳에 성문배치..적 공격 방어기능 탁월
역사의 숨결 어린 요동―고구려 유적 답사기행(4)
데스크승인 2010.02.01  장광섭/중국문화전문기자, 윤재윤/요령조선문보기자

비류수가 흘러드는 환용호.

오녀산성 위 동남쪽에 있는 장대에 오르면 주몽이 건너왔다는 비류수로 추정되는 혼강(渾江)이 댐에 가로막혀 저수지로 변한 환용호가 아련히 바라보인다. 이 호수는 동북에서 손꼽히는 저수지로서 8천300만여㎡ 수역에 34억㎥가 넘는 저수량을 자랑한다. 혼강의 이름은 비류수, 염난수, 동가강 등 여럿인데 중국에서 압록강으로 흘러드는 제일 큰 지류 하천이다. 길림성 용강(龍崗)산맥 노령(老嶺) 남쪽 비탈에서 발원하는 이 혼강은 남으로 흘러 요령성 환인현과 관전현(寬甸縣)을 경유하여 관전현 진강향 혼강촌과 집안현 량수향 외차구 경계구역에서 압록강으로 흘러든다. 혼강 유역에는 역사유적지와 태평초저수지, 회용저수지, 환인저수지 등 풍경명승지도 많아 관광객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오녀산성(Ⅳ)

▶천지, 병영 터와 장대

왕궁 터에서 숲속 길을 따라 동남쪽으로 좀 나아가면 ‘천지’라 불리는 작은 못이 있다. 높은 산 위에 있는 이 못은 고구려 때에 만들었다고 한다. 못은 동남 방향으로 난 길쭉한 장방형으로, 마치 커다란 구유를 땅 속에 파묻어 놓은 듯하다. 못의 바닥과 둘레는 거의 바위 돌로 이루어졌는데 그중 남북쪽과 서쪽 것은 인공으로 쌓은 것이 완연하다. 못 북벽에는 물이 밖으로 빠지는 파여진 홈이 있는데 너비는 1m 넘어 보이고, 깊이는 0.3m 정도 되며, 서남 모서리는 못에서 가장 깊은 곳이다. 이 ‘천지’의 너비는 약 4m, 길이는 11m, 깊이는 1.5m이다.

‘천지’ 동남쪽 모서리 밖으로 돌로 쌓은 우물이 하나 있다. 우물 바닥에는 샘물이 솟고 있으며, 이 물은 ‘천지’로 흘러 들어간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이 못 물은 밑바닥이 환이 보이도록 맑고 색깔은 젖빛깔인데, 일 년 내내 줄지도 넘치지도 않고 그대로 마시면 이가 시리다’고 한다. 옛날 이 ‘천지’ 물은 주몽이며 고구려인들이 마시던 생명수였을 것이다. ‘천지’ 남쪽 못가에 늙은 배나무 한 그루가 있다. 사람들은 ‘천지’ 옆에서 자란 이 나무가 신령한 존재로 여겨서인지 나뭇가지에는 관광객들이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붉은 천으로 맨 조롱박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천지’에서 동남쪽으로 길을 따라 나아가면 고구려 주거지, 창고, 병영 터가 길가에 여러 개 있는데 그중 몇 개 건물터는 투명한 플라스틱 천장을 설치해 비와 눈을 맞지 않도록 해 놓았다. 아마 고구려왕궁을 지키던 군사들이 거처하던 곳이었을 것이다.

이곳을 지나 동남쪽으로 조금 더 가면 장대이다. 이 장대는 산성 동남쪽 벼랑 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현지에서는 점장대(點將臺)라고 부른다. 평평하고 넓은 천연바위로 되어 있는 장대는, 동남쪽으로 약간 경사졌고 너비는 15m, 길이는 17m, 해발 806.3m이다. 장대 위에는 지름 0.1m, 깊이 0.08m인 인공으로 쪼아 낸 듯한 둥근 구멍이 있는데 기둥을 세웠던 흔적으로 보인다. 옛날 이 장대 터는 산성의 초소였을 것이며 또한 군사조련장이기도 했을 것이다.

수백m 벼랑 위에 있는 이 장대에 올라서면 주몽이 건너왔다는 비류수(현재의 혼강)가 한눈에 들어온다. 옛날의 비류수는 지금 환인 저수지댐에 가로 막혀 환용호(桓龍湖)로 변하였는데 그 강물이 여전히 이 장대벼랑 아래 산기슭을 감돌아 흐르고 있다. 장대에서 동남쪽으로 바라보면 그야말로 절경이다. 시리도록 청청한 하늘 아래 짙푸른 환용호가 넓고도 아득하게 펼쳐져 있는데 바람 부는 날이면 물결이 구름같이 일고, 여름에는 어선과 유람선이 한가로이 오고간다. 해질 무렵이면 물결이 잔잔한 호수는 금빛으로 반짝이고 아름다운 노을이 그림처럼 수면에 비친다. 환용호 너머 안개 자욱한 산들이 가없이 펼쳐졌는데 산 너머 산이요, 그 산 너머 또 산이라, 아련한 산들이 겹을 이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산과 물, 구름과 하늘이 서로 어우러져 몽환 같은 선경을 그린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곳에서 북으로 꺾어진 길을 따라 수십m 내려가면 ‘소점장대(小點將臺)’로 불리는 자그마한 장대가 있다. 오녀산 정상에는 이처럼 산 아래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러 곳 있다. 이를테면, 서남 석대, 서문 남쪽 벼랑 위 석대, 북쪽 벼랑 위 석대 등이 있다.

오녀산성의 옛 건축물 유적지와 이를 보호하기 위한 설치물

▶2천년 비바람을 버텨온 성벽과 성문

오녀산성을 둘러보면 2천년이 넘는 오랜 세월의 전쟁과 비바람 속에서 버텨온 성벽들 그 자체가 참으로 신기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을 수 없는 준험한 산중 숲속에 가리어 있어서인지, 이 산성성벽은 남아있는 상황이 그래도 꽤 괜찮은 셈이다.

동쪽 성벽은 1천847m로, 산성 성벽 중에서 인공 성벽이 가장 많고 긴데 남에서 북으로 한 단락 나가다가 문터를 남겨두고 가파른 지세를 따라 동으로 꺾어지며 다시 인공 성벽을 따라 약 20m 나아가 북으로 꺾어진다. 이 성벽은 남문 동측에서 서쪽으로 꺾어지는 곳까지 여섯 단락의 천연 성벽과 여섯 단락의 인공 성벽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 벼랑 위의 천연 성벽 54m, 동문 남측의 인공 성벽 110m, 동문 북측의 인공 성벽 70m, 튀어나온 바위벼랑 위의 18m, 산골짜기 위의 인공 성벽 34m, 바위벼랑 위에 걸친 천연 성벽 86m, 협곡 사이를 막은 30m, 바위벼랑에 걸친 천연 성벽 35m, 산성 최저 골짜기의 인공 성벽 120m, 절벽 위의 천연 성벽 172m, 협곡 위쪽의 인공 성벽 18m, 절벽 위의 천연 성벽 1천100m가 여기에 포함된다.

서쪽 성벽은 총 길이가 2천8m로 산등성이와 바위에 280m, 이어지는 산봉우리의 천연 성벽 868m, 서문 양측의 인공 성벽 29m, 서문에서 남쪽 성벽의 산등성이 부분의 서남 모서리에 이르는 천연 성벽 831m로 이루어져 있다.

남쪽 성벽은 424m, 그중 서남 모서리에서부터 산 아래 부분의 남문 동측 부분의 절벽 165m와 인공 성벽 16m, 천연 성벽 105m, 인공성벽 138m이다.

북쪽 성벽은 475m로 전부 천연 성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어성은 두 개인데, 산정 동북부의 산골짜기에 있는 방어성(오녀산성관리처에서는 1호 방어성이라 부름)은 길이가 23m이고, 그 동쪽 비탈에 있는 방어성(오녀산성관리처에서는 2호 방어성이라 부름)은 길이가 약 80m이다.

성문은 남, 동, 서 3곳에 각각 하나씩 있다. 그 중 남문은 남쪽 성벽 네 번째 단락의 동측, 산성의 동남 모서리에 있다. 남쪽 성벽은 산등성이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절벽을 만나면서 끊어진다. 남문의 너비는 2.3m이다.

     
오녀산의 동남쪽 벼랑 위 장대 앞에서 답사에 나선 윤재윤(사진 왼쪽)씨와 장광섭 전문기자가 함께 찍은 사진.

동문은 동쪽 성벽 둘째 단락과 셋째 단락 어간에 있는데 남문과 150m 떨어져 있다. 동문과 양측 석성은 직각을 이룬다. 성벽의 흐름세에 따라 동문은 남북으로 향했는데 문 너비는 4.3m이다. 산성을 출입하는 마도(馬道)가 이곳을 통과하며, 이 마도를 따라 산 아래로 내려가면 혼강 오른쪽 기슭에 이른다. 입성하려면 이 마도를 따라 성벽 옆으로 붙어야 하므로 적이 공격해 들어올 경우 성문을 지키는 군사는 정면 성벽과 동측 성벽 위에서 동시에 칠 수 있어 옹성의 역할을 하였다.

서문은 산성 산 윗부분 주봉 서쪽 산골짜기 위에 위치하고 있다. 서문의 너비는 3m인데 양측으로 석성을 쌓았다. 그중 서문 남측에는 약 4m 길이에 6.8m 너비의 석벽을 쌓아 약 5m 높이의 바위벼랑에 이어 놓았고 북측에는 길이 25m, 너비 4m의 성벽을 바깥쪽으로 튀어나간 벼랑 부분까지 쌓아 성문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옹문 형태를 갖추고 있어 서문을 쳐들어오는 적에 대한 방어기능을 높였다. 서문 안쪽 양켠에는 각각 1m가량의 요(凹)자 형으로 들어간 초소 터가 있는데 약 1m 높이의 성벽이 원시적인 상태로 남아 있다.

서문 양측에는 또 각각 암톨쩌귀가 남아 있는데 돌쩌귀에는 지름 0.16m, 깊이 0.08m인 구멍이 나 있다. 서문에는 바깥쪽으로 5단으로 된 계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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