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협박 글’ 국제 망신…토픽스에 올라
등록 : 2013.11.10 17:34 

프랑스 파리에서의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협박 발언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본부를 둔 웹모바일 미디어 토픽스(Topix)가 이런 사실을 전해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2013.11.09./사진=www.topix.com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 등 댓글 달려
파리 시위 참가자들도 공식 사과 요구 성명 발표
김 의원 “통합진보당 당원들 상대로 올린 글” 해명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프랑스 파리 시위 참가 교민들에 대한 ‘협박 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웹모바일 미디어 토픽스는 8일(현지시각) 김 의원이 시위 참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관련된 한국 언론 기사를 ‘토픽스 프랑스’에 링크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 순방중이던 3일 파리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시위’가 열린 것과 관련해 8일 “시위한 사람들, 대가를 톡톡히 치르도록 하겠다. 법무부를 시켜 채증 사진 등 관련 증거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앞서 3일에는, 이 집회가 “통합진보당 파리지부 수십명이 모여서 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픽스는 미국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24시간 뉴스 속보를 전하고 누리꾼들은 댓글로 의견을 나눈다. 지난 2월에는 한달간 여기서 오간 댓글만 2억개를 기록했을 정도다.

김 의원의 글과 관련해 토픽스에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아이디 pe**, Lancaster, CA) “프랑스인 몇명도 한국 시위자와 같이 있던데, 그들도 대가 치르게 할 것인지? 웃긴 사람이다”(WT*)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토픽스에 김 의원 관련 기사가 링크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누리꾼들은 “망신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진태, 나라 망신시키는 대형사고쳤다” (@jh**) “덕분에 한국은 개인 사찰 감시 독재국가로 널리 알려지겠군” (@bo**) 등이다. 또 파업과 시위가 철저히 보장된 프랑스에서 ‘사진 채증’을 거론한 데 대해, 한 누리꾼(@di**)은 “프랑스는 경찰도 근무조건 처우 개선을 위한 시위를 한다. 쓰레기 치우는 분들이 파업을 해 쓰레기가 쌓여 불편을 겪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시민들 대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주장이 묵살되면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 참가자들도 10일 ‘민주주의 파괴를 규탄하는 재불 한인’ 이름으로 김 의원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은 물론, 그 어떤 정당도, 단체도 우리와 무관하다”며 “조폭식 언어를 구사하며 겁박한 것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주프랑스 대사관이 집회를 불허해줄 것을 프랑스 경찰에 부탁했다가 망신을 당한 것도 모자라, 한국이 민주주의가 작동되지 않는 나라로 세계에 각인시키는 수치스러운 일을 김진태 의원이 했다. ‘일베 의원’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망발을 일삼는 김진태 의원의 언행이 소위 ‘국격’ 실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통합진보당이 시위를 주도했다고 현지로부터 보고를 받아, 통합진보당 해산을 심판하는 헌재에 참고 자료로 제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쓴 글이다. 시위라는 게 참가자가 수십명에서 백여명까지 되는데 거기에는 현지 교민들도 있었을 것이다.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을 다 처벌해야한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유경 김수헌 기자edge@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