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프랑스 기립박수, 철도 민영화 때문
2013/11/13 07:32  아이엠피터


지난 11월 4일 SBS 8시 뉴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경제인들 앞에서 프랑스어로 연설했고, 이는 마음의 메시지였으며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자국의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가서 외국인에게 기립박수를 받으면 좋은 일이겠지만, 언론은 왜 박근혜 대통령이 기립박수를 받았는지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프랑스 경제인들에게 왜 기립박수를 받았는지는. 프랑스 르몽드지가 친절히 설명해줬습니다. 

' 철도개방 선물 받고 박수를 친 프랑스 기업인들'

▲번역,감수:Camelia Francez 출처:정상추(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 네트워크)

프랑스 르몽드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을 소개한 11월 4일자 기사의 제목을 '한국은 공공부문 시장을 외국기업들에 개방할 예정이다'라고 했습니다. 르몽드지는 300여명의 프랑스 청중 (프랑스기업인들 모임 (메데프)들이 외국기업들에 대해 한국의 공공부문 시장을 조만간 개방하겠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공표한 사실에 특히 만족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특히 비관세 장벽을 폐지함으로써, 양국 간의 교류에 장애가 되는 일련의 장벽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통령 시행령이 오는 며칠 이내에 내려질 것이라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실제로 명확히 밝혔다는 점을 르몽드지는 강조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프랑스어 연설'과 '기립박수'를 강조했지만, 실제 프랑스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물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르몽드지가 보도한 다음 날인 11월 5일, 대통령도 없는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무회의는 '세계무역협정의 정부조달협정에 관한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4일 프랑스 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조달협정이 발효되면) 도시철도 분야 진입 장벽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프랑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철도시장 개방, 민영화' 등을 약속했고, 대한민국 정부는 바로 다음날, 그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한 것입니다. 

' 국민이 죽어봐야 알겠니, 철도 민영화의 함정' 

지난 2012년 MB정부는 철도의 방만한 운영 개선과 경쟁력 도입을 위해 2015년까지 수서발 KTX를 민영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토해양부는 경쟁체제를 도입해 철도의 효율성과 요금을 인하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MB정부가 추진한 고속철도 분리 및 민영화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 철도망의 대표 상품인 고속철도를 분리해 모회사와 자회사를 경쟁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코레일의 방만한 운영과 비효율성을 주장하면서, 요금 10퍼센트를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부산에서 수서행 KTX를 타고 와서. 다시 시내 목적지까지 가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시간 낭비, 교통비 인상 시스템을 펼치려고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철도운영 적자와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철도 산업은 단순히 적자,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1인 기관사 근무 체제' 때문이었습니다. 1인 승무 체제여서 열차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 이런 대형 참사가 벌어진 것입니다. 

경쟁 체제를 통해 효율성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지하철 9호선에 서울시는 무려 320억 원을 보상해줬습니다. (2012년) 지하철 9호선은 요금을 인상하고, 다른 교통수단과의 환승 할인도 거부했다가 취소한 바 있습니다. 


철도 민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관제권'을 넘기는 일입니다. 열차의 출발부터 운행,선로 상황을 판단 감시하는 관제권이 허술하면 바로 사고가 납니다. 대표적인 사고가 바로 지난 8월에 일어난 대구역 KTX-무궁화호 추돌 사고입니다. 

2012년 1월 영등포역 KTX 역주행, 동대구역 역주행도 모두 철도 관제 자체가 작동하지 않아 벌어진 사고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철도 민영화를 하면서 관제권을 독립시키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입니다. 

요금인상, 세금으로 재벌 기업 도와주기, 비효율적이고 불편한 시스템, 불안한 관제 시스템이 모두 적용되는 철도 민영화는 결국 국민만 죽어 나가는 방식입니다. 

'프랑스인은 '파르폐', 한국인은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한국 대통령' 

박근혜 정부는 수서발 KTX는 MB정부에서 추진한 것이고, 박근혜 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선 당시에도 박근혜 후보는 '지금과 같은 KTX 민영화는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말과 다르게 2013년 1월 국토교통부의 대통령 인수위 보고에는 "철도관제권 독립, 경쟁사업자 모집 공고 선정 새 정부에서 결정"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MB정부는 새누리당입니다. 선을 긋겠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이들은 눈 가리고 야옹 식으로 국민을 속였습니다. 

'국민의 뜻에 반하지 않는 철도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 프랑스를 방문해 철도시장 개방을 약속했습니다. 

프랑스에서 한 말이 끝나게 무섭게 이런 중요한 내용이 포함된 '정부조달에 관한 협정 개정안'을 대통령도 없이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철도 민영화는 영국철도 민영화의 실패에서 보듯이 문제가 많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독일식 철도 민영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독일 전문가들은 그냥 박근혜 정부가 갖다 붙인 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반대하고 우려하고 있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대통령이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통과시키는 자체도 웃기거니와, 왜 항상 이런 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에 없을 때만 통과시키는지 이해되기도 어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 연설이 프랑스 국민을 배려하고 그들을 뿌듯하게 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인들은 그녀의 행동과 말에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 나라의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살아가야 합니다. 과연 그녀가 한국의 이익과 한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연설했는지, 프랑스인들을 위해 연설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