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읽으면 달라지는 대자보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입력 : 2014-01-07 13:02:10ㅣ수정 : 2014-01-07 18:40:22

용역업체의 횡포에 항의해 천막 농성중인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대학생의 대자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글은 ‘학교를 위한 대자보’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반대로 읽으면 학교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7일 중앙대에 붙은 것으로 확인된 이 대자보는 “모든 것이 잘못되었습니다. 학교의 주장은 결국 정당한 것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또 대학이 파업중인 청소노동자가 교내에서 대자보를 붙이거나 구호를 외칠 경우 1회에 1인당 100만원씩 내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것과 관련해 “청소노동자들과의 합의는 기필코 받아내겠습니다. 1백만원은 받을 생각 없습니다”라고 썼다. 이처럼 대자보를 차례로 읽으면 차례로 읽으면 학교의 주장을 지지하는 동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자보를 뒤로부터 읽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1백만원은 기필코 받아내겠습니다. 청소노동자들과의 합의는 목적이 아닙니다. 이윤창출이 유일한 미래입니다”로 읽히는 것이다. 대자보 마지막에는 “절대 거꾸로 읽지 마세요”라는 ‘주의사항’까지 적혀있다. 

중앙대에는 이처럼 청소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100만원짜리’임을 자처하는 대자보들이 잇달아 붙는 상황이다. 

중앙대 붙은 자보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