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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군 합동분향소 설치 말라” … 안행부 공문에 ‘공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입력 : 2014-04-27 15:26:04ㅣ수정 : 2014-04-27 15:26:04

시·도 역시 1개소만 자체예산으로 설치 공문에 지자체 ‘황당’

빗속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안전행정부가 지역단위 합동분향소 설치시 시·군·구는 제외토록 한 사실이 27일 확인됐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26일 오후 9시10분 광역자치단체에 보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지역단위 합동분향소 설치 협조’란 제목의 공문엔 17개 시·도청 소재지 별로 각 1개의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28일 오전 9시부터 안산지역의 합동영결식 당일까지 운영토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안행부는 이 공문에서 합동분향소 설치 대상지역에 시·군·구 등기초자치단체는 제외토록 했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26일 밤 17개 시도에 내려보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지역단위 합동분향소 설치 협조 공문.

또 설치장소는 시·도청사를 원칙으로 하고, 제단 규모는 장소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판단토록 조치했다.

안행부는 이같은 내용을 17개 시·도에 통보하면서 합동분향소 설치 소요경비는 자치단체의 예비비 등으로 충당토록 했다.

이같은 공문이 하달되자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조치’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자치단체 간부인 ㄱ씨는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애도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안행부에서 왜 이렇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인 ㄴ씨는 “전화를 걸면 ‘안전한 사회, 유능한 정부, 성숙한 자치’란 안내까지 하는 안행부에서 국민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미 이같은 지침이 내려오기 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고 있는 일부 기초자치단체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내며 조문객을 계속 받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실종자의 생환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심정도 생각해야 하고, 합동분향소를 내실있게 운영하기 위해 일단 광역자치단체에 분향소를 설치토록 했다”며 “교통이 발달돼 있는 점과 예산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강력히 요구하면 기초자치단체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을 제지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27일 오전 11시까지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분향소’엔 13만여명의 조문객이 찾아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제단 앞에서 헌화를 하며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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