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해명과 정면 배치…언딘-해경 유착 의혹 증폭 - 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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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구조 업체 언딘, 해경이 얼렁뚱땅 결정

2014-05-01 06:00 CBS 노컷뉴스 정영철 김수영기자 

해경 해명과 정면 배치…언딘-해경 유착 의혹 증폭

언딘 바지선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의 지휘권을 갖고 있는 해양경찰이 청해진해운과 민간인양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간의 계약체결을 주도했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언딘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고 당일 16일 밤에 목포해경에서 지원 요청이 왔고 이후 청해진해운(세월호 선사) 본사를 찾아가 약식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당시 계약은 2장짜리로 '언딘이 세월호 구난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동의하겠다'는 내용이라는게 언딘 측의 설명이다. 

청해진해운에서 업체를 결정하고 사고 현장에 투입한게 아니라 정반대로 해경에서 사실상 언딘을 구조·구난 업체로 지정한 후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고을 일으킨 선사와 민간인양업체 간의 이뤄진 계약이지 자신들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해경측 설명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구조작업을 독점하다시피 해 다른 민간잠수사들과 마찰을 빚은 언딘을 옹호했던 해경은 그동안 "언딘 선정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발을 뺐었다. 

현행법 상 선사에 일차적인 책임을 물어 사고 수습을 하도록 할수 있지만, 이럴 경우 구조·구난 작업을 벌일 업체는 선사가 선정하도록 돼 있다. 비용을 선사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해양사고에 정통한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계약 내용에 따라 보험사가 구난비용을 보전해줄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며 "선박회사가 구난비용을 지불한 뒤 보험사에 구상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통상 선박회사가 구난업체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해경이 언딘이 참여업체로 선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둘 간의 유착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 해사법 전문가 역시 "선박 회사들은 선박 사고를 대비해 구난 업체 리스트를 확보해 놓고, 사고가 발생하면 이들 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해 계약을 하게 된다"며 "해경이 구난 업체를 선 지목하고 후 계약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언딘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인천 해경에서는 언딘이 구난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청해진해운을 방문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 해경측은 "자세한 내용은 목포해경 쪽에서 잘 알고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언딘의 김윤상 대표는 최상환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김용환 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 전현직 해경 고위 간부들이 속한 한국해양구조협회에서 부총재를 맡고 있다. 

또 일선 해경 경비과에 한국해양구조협회 지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구조협회는 해경과 똑같은 마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