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5536.html
관련기사 : 세월호 참사 언딘, 해양구조협회 관련 기사  http://tadream.tistory.com/10388

언딘의 ‘고압산소체임버’ 거짓말 의혹
등록 : 2014.05.02 19:56수정 : 2014.05.02 21:56  [토요판]

침몰한 세월호의 민간 구난업체 언딘이 지난해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3개월간 제조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언딘은 잠수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기 고압산소체임버 생산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로부터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적합 인정서(GMP)를 받았다고 누리집을 통해 홍보하고 있지만 이미 폐기된 인정서다. 해양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구난업체로서의 전문성에 의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거짓 홍보 논란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언딘은 “미국 최대의 해양장비 및 고압산소체임버 제작사인 베이테크인더스트리와의 기술 상호 협력하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하는 의료용 고압산소체임버와 산업잠수용체임버 시스템의 제작 및 유지 보수를 시행하고 있다”고 기술력을 소개했다. 고압산소체임버시스템의 제조 및 판매 등으로 국제표준화기구로부터 ISO 9001-2000(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 등을 받았다는 홍보물도 제작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고압산소체임버를 2대 제조한 데 그친 언딘은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적합 인정서를 갱신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2월5일 3개월간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자 이후 고압산소체임버 제조 허가를 취소해버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인수 연구관은 “2009년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 인정서를 받은 뒤 3년마다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줬음에도 응하지 않았다. 법에 따라 행정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올해 초 언딘을 퇴사한 박아무개 이사는 “고압산소체임버를 제조해온 게 아니라 사실상 다른 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은 뒤 조립만 해서 팔았다. 수요가 많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3일 사고 해역에 투입된 언딘의 바지선 ‘언딘 리베로’에도 고압산소체임버 2대가 설치돼 있다.

언딘이 국내 유일 정회원으로 속한 국제구난협회(ISU)가 세계 구난업 종사자들의 이익 대변 조직이고 소속 회원사 2곳의 추천만 있으면 가입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문성이 과대 포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언딘 외에 국내 구난업체로는 금호살베지가 국제구난협회에 가입했으나 자금난 등으로 2010년 탈퇴했다.

자산 200억원대인 중소기업 언딘은 영세한 국내 구난업계에서 자금력으로는 ‘공룡급’이지만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기술력과 사고 대처 능력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ㄷ수중개발의 최아무개 대표는 “사고 발생 사흘 동안 흔한 바지선 한척 구하지 않고 잠수부가 산소통만 메고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 언딘과 해경 등의 초동 대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다수 국내 구난업체가 구난 외에도 겸업을 하기 때문에 언딘이 구조 전문 회사가 아니라는 비판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해양환경안전학회지에 실린 임채현 목포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교수의 논문 <해양구난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연구>를 보면, 국내 구난업체 39곳(국토해양부 2011년 기준)이 구난 외에도 수중 토목공사, 해상구조물 철거, 화물 및 유류이적 작업 등을 병행하기 때문에 기술력 축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돼 있다. 예인선 2척, 바지선 2척, 크레인 2척을 보유하면 적어도 40억~45억원이 소요되고 심해잠수정도 한대당 50억~6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수익 구조가 열악한 민간업체들은 사고 발생시 장비를 빌릴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외국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가 구난 계획 등을 검토한 뒤 구난업체를 선정하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가 낙찰된다. 구난 기술을 구축할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