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left21.com/article/10401

한미 FTA를 막아야 하는 열두 가지 이유
우석균·송기호의 쉬운 한미FTA 반대 해설
<레프트21> 68호 |  online 입력 2011-11-05
 
이 글은 최근 우석균·송기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이 대국민 홍보용으로 쓴 글이다.
 
한미FTA는 1퍼센트 부자와 재벌만을 위한 협정입니다. 약값과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건강보험제도를 위태롭게 만듭니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가 도입돼 기업의 탐욕을 막을 공공정책시행이 불가능해집니다. 또 공기업 민영화로 전기, 수도, 가스요금을 폭등시키는 협정입니다. 물가가  폭등해도 민영화된 기업을 다시는 공기업화할 수 없도록 만들고, 규제완화가 된 제도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협정입니다.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제도는 한미FTA 위반이 되며 한국의 농업은 도탄에 빠지게 됩니다. 미국의 대기업과 한국의 재벌만을 위한 1퍼센트만을 위한 협정인 것입니다.

 1. 약값 폭등, 의료비 폭등시키고 건강보험제도를 망칩니다.

한미FTA는 특허를 연장시켜 값싼 복제약품이 시판되는 것을 대폭 늦춥니다(허가-특허 연계). 또한 지금까지 한국의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이 결정하던 약값을 다국적 제약회사가 거부할 수 있게 됩니다(독립적 검토기구). 환자들의 약값이 폭등하고 건강보험재정이 문제가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미FTA가 비준되면 전국 20개 도시에 허용된 경제자유구역에서 영리병원 허용 조처를 되돌릴 수 없게 해 놓았습니다. 영리병원의 의료비는 지금의 비영리병원보다 크게 올라갑니다. 의료비도 폭등합니다.

 2. 공공정책과 복지정책이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의 대상이 되어 위태로워집니다. 

공공정책은 한미FTA의 예외라구요? 아닙니다. 한미FTA에서는 일단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기구에 회부하면 한국 정부는 꼼짝없이 끌려나가서 중재를 받아야 합니다. 자동동의 조항 때문에 그렇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지정해 환경폐기물을 못 버리게 하자 캐나다 정부가 회부당했습니다.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나 협동조합육성제도도 한미FTA 위반으로 강제 중재에 회부됩니다. 한국의 건강보험당연지정제에 해당하는, 캐나다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이고 무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의무화 한 연방보건법도 영리병원에 손해가 된다고 중재에 회부됐습니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는 보편적 규범이 아닙니다.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협상(DDA)에서도 그 채택을 거부했습니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가 FTA에 포함되면 한국 정부는 중재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역 보복을 당합니다. 기업에 대해 공익을 목적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기업들에게는 천국이지만 한국 정부의 정책결정권은 크게 훼손됩니다. 

 3. 민영화를 저지 못하고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물가가 오릅니다.

볼리비아에서는 1999년 코차밤바시의 상수도가 민영화된 후 최저임금이 60달러인 나라에서 한 달 수도요금이 20달러가 될 정도까지 폭등했습니다. 코차밤바 주민들은 혹시 아이들이 수도꼭지를 틀까 봐 수도를 새끼줄로 묶고 빗물을 받아먹었습니다. 민영화 당사자인 벡텔은 빗물도 자기 것이라며 이를 금지하고 단속까지 했습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 와중에도 상수도를 다시 국유화하려 하지 않았는데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에 회부 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제 철도도 가스도 민영화한다고 합니다. 철도요금과 가스요금이 폭등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한미FTA가 되면 비준되면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 때문에 다시 이를 국유화하기 힘듭니다. 또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한번 민영화하면 요금이 아무리 올라도 이를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금도 고물가로 서민생활은 파탄지경인데 수도, 전기, 철도, 가스요금이 오르게 됩니다.

 4. 동네 통닭집, 피자집, 상점, 정육점, 채소가게가 어렵게 됩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서면 반경 1킬로미터 이내의 동네 일반상점은 물론이고 정육점, 채소가게까지 문을 닫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에서 ‘통큰 통닭’, ‘통큰 피자’니 뭐니 해서 일단 값싸게 팔기 시작하면 주변의 동네 통닭집, 피자집은 다 문을 닫게 됩니다. 그런데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는 한EU FTA 때문에 현재도 어려워졌지만 한미FTA가 되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한미FTA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를 잃거나 명퇴를 당하면 기댈 곳은 동네상점이나 통닭집인데 이제 서민들의 피난처까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합작 운영하는 다국적기업과 재벌은 떼돈을 벌겠지만 서민들은 죽어 나가야 합니다. 한미FTA가 말하는 ‘경쟁력 강화’라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5. 외환 위기 닥쳐도 외환통제가 곤란합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한국에 들어왔던 외국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이럴 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처는 일시적 외환 송금제한(금융세이프가드)입니다. 그런데 한미FTA에서는 이 금융세이프가드의 전제조건을 미국의 ‘상업적, 경제적 또는 재정상의 이익’에 손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한미FTA가 비준되면 금융 위기가 닥쳐도 외환 통제 조처를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또 한미FTA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포괄적으로 개방했습니다(네가티브리스트). 금융상품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2008년 경제 위기를 불러온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권이 제약을 받습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시기에 한국은 국제 투기자본의 농간에 대해 제대로 규제도 못 하고 가만히 당해야 한단 말입니까?  

 6. 무역 흑자가 줄고 적자가 됩니다.

한EU FTA 후 어떻게 되었습니까? 전년도 대비 37억 불이나 무역흑자가 줄었습니다. 한미FTA를 하면 수출이 늘어난다구요? 미국은 지금 경제 위기 상황입니다. 집을 잃고 거리에 쫓겨난 사람이 수백만이 넘고 실업률이 10퍼센트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미국에 무슨 물건을 더 팔겠습니까? 미국이 지금 FTA를 하는 것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백 보를 양보해서 수출이 늘어난다고 서민생활이 얼마나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후 미국 무역흑자는 늘어났지만 미국의 일자리는 70만 개가 줄었습니다. 멕시코는 어땠습니까? 1993년 멕시코 정부는 NAFTA가 체결되면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했습니다 . NAFTA 체결 후 물론 멕시코의 수출액은 늘었습니다. 그러나 서민경제는 나빠지고 양극화가 심해져 멕시코 4천만 경제활동인구 중 정규직은 1천3백만 명에 불과하게 됐습니다. 재벌들은 돈을 벌지만 직장인들과 서민들은 더욱 가난해지는 것이 FTA입니다. 

 7. 농업이 없는 한국을 물려주시겠습니까?

미국과 EU의 농산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값이 쌉니다.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미국 정부와 EU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농업보조금을 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거대 농업기업에 주는 농업보조금은 연간 2백20억 달러(약 24조 9천억 원)로 우리 나라와 비교가 안 되게 많습니다. 농업생산액에 비한 농업보조금 비율은 EU는 22.3퍼센트, 미국은 14.6퍼센트인데 우리 나라는 4.6퍼센트밖에 안 됩니다. 막대한 정부보조금으로 가격을 낮춘 미국과 유럽의 농산물은 쌀 수밖에 없고 경쟁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관세까지 낮추는 협정이 한미FTA입니다. 한국의 농업은 끝장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지금도 OECD 국가중 최하위로 28퍼센트밖에 안 되고 쌀을 빼면 5퍼센트밖에 안 됩니다. 세계 식량 위기가 닥치고 있고 농업이 미래 청정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각국이 자국 농업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농업 없는 한국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시겠습니까?

 8. 환경을 파괴하는 협정입니다.

한미FTA 체결을 위해 미국이 내건 4대 선결조건 중 하나가 자동차 배기량이 많으면 세금을 더 부과하는 제도를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 배기가스가 많은 자동차에게 세금을 부과해 환경을 지키는 정책이 사라졌습니다. 기후온난화라는 지구적 과제에 역행하는 것이 한미FTA 협정입니다. 유전자 조작식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환경정책은 ISD 예외라지만 사실상 한미FTA가 비준되면 한국의 환경규제조처는 단지 무역장벽으로 취급될 뿐입니다. 

 9. 불평등한 협정입니다.

미국의 한미FTA 이행법 102조를 보면 협정과 미국 법령이 충돌할 경우 미국 법령이 우선한다고 돼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한미FTA 협정이 한국법에 우선하게 됩니다. 한미FTA는 미국에서는 국내법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국내법입니다. 미국의 이행법에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FTA 위반을 이유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할 수 없게 했습니다.   

 10.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편입돼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킵니다.

한미FTA 협정은 단지 경제협정만이 아닙니다. 한국이 정치적ㆍ군사적으로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더욱 깊숙이 편입되는 협정입니다. 지금 동북아시아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맞닥뜨리고 있는 곳이고 앞으로 갈등은 더 커질 것입니다. 지금 한국이 정치적ㆍ군사적 한미동맹을 무조건 강화하는 것이 과연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무비판적 한미동맹의 강화는 위험하며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에 해가 됩니다. 

 11. 1퍼센트만을 위한 협정입니다.

미국의 기업만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협회인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재벌들은 한미FTA 지지 광고로 언론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한국의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면 미국의 기업들과 합작해 한국 재벌들도 이익을 보기 때문입니다. 의료민영화가 되면 미국 보험회사만이 아니라 국내 보험회사도 민영 의료보험 장사로 큰돈을 벌 수있습니다. 그러나 서민과 직장인 들에게 무엇이 돌아옵니까? 가스, 전기, 철도요금 같은 공공요금이 오릅니다. 약값, 의료비가 올라 건강보험마저 위험합니다. 동네상점은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비정규직은 더 늘어가게 됩니다. 친환경무상급식도 못 하게 됩니다. 한미FTA는 양극화를 심화시켜 1퍼센트는 이익을 보지만 99퍼센트에게는 재앙인 협정입니다.

 12. 99퍼센트의 힘으로 한미FTA 협정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FTA를 밀어붙이면 다른 나라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미국은 라틴아메리카(남미) 전 지역을 대상으로 FTA를 추진했었습니다(FTAA). 그러나 남미 민중이 반대해 이 FTA는 폐기됐습니다. 미국이 추진한 FTA,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모든 지역에서 폐기되고 단 한 나라 즉 한국만 FTA를 추진 중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도 국민들이 촛불항쟁을 통해 결국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막아냈습니다. 온 국민이 반대한다면 미국과의 FTA 막을 수 있습니다. 99퍼센트의 힘으로 1퍼센트만을 위한 한미FTA 막아낼 수 있습니다. 또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토론회 안내]
한미FTA가 망칠 우리의 미래

●연사: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일시: 11.8(화) 19:30
●장소: 한국기독교회관 2층
●참가비: 4천원(청소년ㆍ대학생3천원) 
●주최: 다함께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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