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518132006308

"연습 한 번 못했다" 보훈처 '합창단 동원' 뒷말
뉴시스 | 배동민 | 입력 2014.05.18 13:20

1주일 전 급하게 동원된 고교·대학생·시민으로 구성
"5월 노래 부르는지 몰랐다" 국가기념식서 입맛 벙긋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국가보훈처가 국가기념식인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의 기념공연을 불과 1주일 전 갑자기 동원해 연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합창단에게 맡겨 논란이 일고 있다.

보훈처는 이들 합창단과 보훈단체 회원들을 이용해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공식기념곡 지정 거부에 항의하며 5·18 기념식에 불참한 5·18 단체들의 빈자리를 채우기까지 했다.

↑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고 있다. 합창단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 2014.05.18 hgryu77@newsis.com

↑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고 있다. 합창단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 2014.05.18 hgryu77@newsis.com
 
5월 단체는 우려했던대로 보훈처가 합창단과 보훈단체를 동원해 기념식을 연출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5·18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에서 5월 단체가 불참한 결정적 이유였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보훈처가 모집·구성한 전국 연합 합창단이 불렀다.

전국 연합 합창단은 한국 국악협회 회원, 광주 서구 합창단, 광주 북구 시니어합창단, 광주예고와 전남대·조선대·대전 목원대 음악학과 학생, 세종시 합창단 등 모두 고등학생과 대학생, 일반 시민들로 구성됐다.

그런데도 합창단은 이날까지 단 한 번도 입을 맞춰보지 못했다. 기념식 전 사전연습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러 본 유일한 기회였다.

이 중 세종시 합창단과 대전 목원대 학생들은 기념식 시작 10여분전에 기념식장에 도착하면서 이마저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보훈처가 급하게 만든 전국 연합합창단은 정작 기념식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단원들은 '5월의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대로 알지 못해 입만 벙긋거렸다. 단원들은 1~2주일 전 갑자기 참여 요청을 받아 연습 시간조차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전남대 음악학과 한 학생은 "1주일 전 연락을 받아 개별적으로 노래를 외우고 연습했다"며 "갑자기 참여하게 돼 같은 학과인데도 몇 명이 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부 단원들은 '5월의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조선대 한 학생은 "'임을 위한 행진곡'만 부르는 줄 알고 개별적으로 연습했다"며 "'5월의 노래' 관련해서는 들은 바도 없는데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단원은 "5·18 기념재단이나 단체에서 요청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주먹구구식으로 구성돼 연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도 몰랐던 합창단들이 중계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되는 국가기념식의 기념공연을 맡은 셈이다.

이날 기념식에 동원된 전국 연합 합창단은 모두 340명. 이중 기념식 무대에 마련된 120여석에 앉지 못한 합창단 단원들은 5월 단체들이 불참하면서 비어 있던 5·18유공자와 가족들 자리에 앉았다. 합창단의 자리 배정 역시 보훈처의 안내에 따랐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또 다른 빈자리는 경찰과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이 메웠다. 담양에서 온 상이군경회원 김재천(85)씨는 "같은 동네에서 4명이 함께 왔다"며 "전남 다른 지역에서도 회원들이 꽤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5월 단체는 보훈처가 5·18과 국민들을 기만했다고 반발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한 관계자는 "합창단이 급하게 구성된 1~2주일 전은 5월 단체가 기념식 불참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때"라며 "기념식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보훈처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 부랴부랴 참여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지역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에게 동원령을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버스를 동원, 단체로 올 경우 '기념식 연출' 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승용차 1명 당 4~5명이 타고 내린 뒤 기념식에 참석했다. 참배객들을 동원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했다"고 덧붙였다.

guggy@newsis.com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