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642232.html?_fr=mt3

일 우익 “문창극처럼 훌륭한 한국인 있다니”
등록 : 2014.06.13 13:10 수정 : 2014.06.13 22:16 

극우 성향 산케이, ‘위안부 문제 사과 필요 없다’ 대서특필
아사히도 문 후보자 ‘식민지 배상 문제 끝났다’ 칼럼 보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저녁 자신의 집무실이 마련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일본 언론들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본 식민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 등 친일적 발언을 한 것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문 후보자의 4월 서울대 강연 내용을 강조했다.

보수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은 12일 인터넷판에서 “하나님의 뜻 발언 총리 후보자,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는 필요없다”는 큰 제목을 뽑아 보도했다. <교도통신>을 전재한 보도이지만 제목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사과나 배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 누리집 갈무리

<산케이신문>은 이날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분쟁 중 성폭력 방지 이니셔티브’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 같은 범죄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는 기사도 나란히 다뤘다. 일본 언론에서 한국 총리 후보자와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극명한 ‘분열’을 드러낸 셈이다.

‘니혼게이자이’ 누리집 갈무리.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제가 된 문 후보자의 발언을 표로 정리해 상세히 전했다. 이 표에는 “일본에 이 이상 과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다. 위안부·징용자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는 발언 등이 정리돼 있다.

<아사히신문>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을 했지만 총리 후보의 실언 여파가 가라앉지 않아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2일에는 문 후보자가 2005년 3월 <중앙일보> 칼럼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우리 힘으로 해결하자”며 일본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또한 “과거에 매달리는 우리가 부끄럽다”고 칼럼에 쓴 부분과, 1965년 한일청구권 협상으로 “식민지 배상 문제는 끝났다”고 적은 부분도 소개하며,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자의 이런 시각은 일본 정부가 식민지 문제 배상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본이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 차관 등을 한국에 제공해 식민지 지배 배상 문제는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 정부는 이 협정을 근거로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더이상 배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도 12일 문 후보자가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는가. 하나님의 뜻이다. 너희들은 이씨 조선 500년간 허송세월한 민족이다”라고 말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인터넷 사이트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국엔 어리석은 사람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기 총리 후보 문창극씨처럼 시대와 나라를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 “문창극씨는 사실을 인정한 훌륭한 사람” 등 문 후보자를 추어올리며 한국을 비하하는 우익들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도 문창극 후보자 자격 논란에 관심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중앙일보> 전 주필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뜻밖에 그가 과거 도를 넘은 친일, 한국인 폄하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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