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630125406862

[르포]썩어가는 강물..연례행사 된 '영산강 녹조'
뉴시스 | 이창우 | 입력 2014.06.30 12:54 | 수정 2014.06.30 13:25

흐르지 못하는 영산강 지류 오염으로 몸살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여름만 되면 찾아오는 녹조와 물에서 풍기는 불쾌한 냄새 이제 별로 대수롭지도 않아요"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안창동 영산강 기슭에서 밭농사를 짓는 주민 김모(43)씨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녹조현상이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예년 같으면 8월 초순께나 관찰되던 '영산강 녹조' 현상이 늦은 장마로 비소식이 뜸한데다 연일 30℃를 웃도는 기온 탓에 영산강 지류를 중심으로 일찍 나타나고 있었다.

↑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연일 30℃를 웃도는 기온과 예년보다 늦은 장마로 비 소식이 없는 가운데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안창동 구진교 전방 100m 아래 영산강 지류에 짙은 녹조와 함께 원인을 알 수 없는 곰팡이 낀 거품이 수면을 뒤 덮은 가운데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2014.06.30 lcw@newsis.com
 
↑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연일 30℃를 웃도는 기온과 예년보다 늦은 장마로 비 소식이 없는 가운데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안창동 구진교 전방 100m 아래 영산강 지류에 짙은 녹조와 함께 원인을 알 수 없는 곰팡이 낀 거품이 수면을 뒤 덮은 가운데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2014.06.30 lcw@newsis.com
 
↑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연일 30℃를 웃도는 기온과 예년보다 늦은 장마로 비 소식이 없는 가운데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영산 1호 배수문 교각 밑을 흐르는 영산강 지류 중 한곳인 봉황천 물빛이 녹조의 영향으로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2014.06.30 lcw@newsis.com
 
영산강 중류인 나주 안창동과 다시면 구진포 인근 영산강 지류는 짙은 녹색으로 물들다 못해 심한 악취를 풍기며 강물이 썩어가고 있는 것으로 목격됐다.

지난해 8월 초순께 녹조와 곰팡이 낀 거품에 뒤 덮여 악취를 풍겼던 신광천은 올해도 어김없이 정체된 채 녹조로 뒤 덮여 있었다.

구진포 회진교를 사이에 두고 영산강으로 흘러내렸던 맑은 신광천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채 탁하게 낀 녹조는 올 여름 또 한 차례 몸살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1.5km 떨어진 구진교 상류지점 영산강 지류는 강물이 썩는 현상까지 관찰되는 가운데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수면위에는 보라빛과 누런빛이 섞인 곰팡이 핀 거품이 수면 가장자리에 두껍게 자리 잡은 채 강물에서는 연신 악취가 풍겨 나왔다.

물이 썩으면서 물속 용존산소 부족 등으로 숨 쉬기가 힘든 물고기들은 수면위로 입을 내민 채 연신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장면도 목격됐다.

죽산보 준공 이후 영산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유속이 느려진 탓에 물이 흐르지 못하고 오염원이 씻겨 내려가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대교 인근에서 영산강 본류와 합류하는 봉황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주시 영산동 영산 1호 배수문 밑을 흐르는 강물은 짙은 녹색 빛으로 물든 채 수면 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런 거품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곳은 80년대 후반까지 빨래강으로 불릴 만큼 물이 맑아 아낙네들이 즐겨 찾던 빨래터가 있었던 곳이다.

인근 주민들은 영산강살리기 사업이 끝나면 강물이 과거처럼 맑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매년 여름이면 되풀이 되는 녹조와 겨울에도 물빛이 녹색을 띠는 것에 불안해했다.

주민 강모(44)씨는 "영산강 수질이 복원되려면 샛강부터 살려야 하는데 물이 흐르지 못한 채 매년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어 오염이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광주 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씨는 "영산강에 보를 쌓은 뒤부터 유속이 느려지고 자체 정화능력 마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자정능력을 잃은 영산강은 녹조가 번식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산강과 주변 지류 오염은 물이 흐르지 못한데 이유가 있다"며 "녹조 발생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강물을 인위적으로 가두지 말고 흐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cw@newsis.com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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