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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해경 핫라인②]언론보도에 춤춰 “지랄같은 보도 때마다 전화 온다”
靑 “언론보도 보면...” 닥달, 해경 “확인해야하는데 전화받느라 확인 못하고 있다”
정찬 기자2014.07.02 13:29:45

‘해경 상황실-청와대 상황실’의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에서 청와대와 해경은 인원구조현황과 관련한 언론보도에만 집중하면서 실제 구조상황 문제는 등한시했다.

세월호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2일 해경으로부터 제출받은 ‘해경 상황실-청와대 상황실’의 핫라인 전화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가 기울어 선수만 남기고 침몰하기 직전부터 청와대는 배에 갇힌 승객들의 구조보다 언론보도에 나온 ‘구조인원’이 사실인지만 신경을 썼다.  

녹취록에는 정확한 상황을 보고받고 구조 과정을 지휘통제해야 할 해경과 청와대가 오히려 언론 보도에 의존해 허둥지둥했고 이 과정에서 부정확한 언론보도와 오보들이 해경과 청와대의 상황판단에 혼선과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배에 갇힌 승객 구조대책 수립보다는 언론보도 내용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시간을 허비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16일 당일 10시17분 해경이 “헬기에서 6명, 123정에서 50명을 구조했다”고 보고하자, 청와대는 “저기 뭐야, 언론에도 120명 정도 나온다”고 말했고, 이에 해경은 “아직까지 저희들 보고받은 거 없다”고 답변한다. 청와대는 4분 뒤 다시 “지금 언론에 보면...”이라고 ‘확인’을 닦달했고, 해경은 “120명 나오지요. 그거는 아직까지 확인은 안됐다”고 답변한다. 급기야 1분 뒤 청와대가 “구조사항이 몇 명인가 빨리 알려달라”고 거듭 재촉하자 해경은 “저희들 확인을 해야 하는데 전화받느라고 확인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학생 전원 구조” 오보도 극심한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11시 19분 청와대는 “학생들 다 구조됐다고 나오는데 인원은 아직 안나왔죠?”라고 해경 상황실에 묻는다. 그러자 해경은 “학생들요? 그걸 어떻게...”라며 놀라서 되묻는다. 청와대가 “학교측에서 누가 언론에...”라고 말하자, 해경은 “저희는 파악 안되는데”라고 답한다.  

이후에도 청와대는 언론에 보도되는 승객 숫자, 구조자 숫자 등에 의지하며 해경과의 보고 과정에 혼란을 거듭한다. 청와대는 “지금 언론에 팽목항에 47명 도착했다고 나오거든요”(11시 58분), “지금 여객선에서 한 명 사망한 것으로 보도나왔거든요?”(12시 2분), “안보실상황반장입니다. 197명으로 또 뭐에요, 해경? 197명 구조했다고 보도나왔는데?”(12시 42분), “지금 해경구조요원들 진입했습니까? 언론에는 진입한걸로 나오는데?”(13시 4분) 등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해경에 확인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거듭해서 보인다. 이 과정에서 12시 47분 청와대가 “사망자가 지금 어떻게 되냐?”고 묻자 해경은 “2명으로 확인됐다”며 “우리도 언론보도 보고 알았다”고 보고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진다.  

급기야 4월 17일 오전 9시12분에는 여태껏 언론을 의지했던 청와대가 “연합뉴스에 사망자가 한명 늘었다고 지금 나오는데 확인 좀 부탁한다”며 ‘지금 확인중’이라는 해경에게 “어느 배 그것도 모르고 언론이 너무 빨라”라고 언론을 탓했고, 9시 52분에는 청와대에서 “실장님이 청장님하고 통화했는데 우리 보고하는 게 별로 마음에 안 드시는지...난리를 치셨다”며 “언론에 하도 지랄같은 보도가 막 뜨니깐 뜰 때마다 막 바로 전화가 온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뉴스Y에 8명 사망으로 나오는데, 지금 7명이 맞아? 8명이 맞아?’ 그러니깐 ‘7명이 맞습니다. 해경에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깐 ‘근데 왜 8명 떴는데 가만히 놔두고 있어?’”라고 실장이 난리를 쳤다는 것이다. 그러자 해경에서는 “왜 어떤 근거로 저런 보도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더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세월호 국조특위 해경 기관보고에서 이러한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청와대도 엉망, 해경도 엉망”이라며 “언론보고 소식을 알고 대책세우고, 언론이 보도하면 거기에 끼어맞추고...이게 나라냐, 이게 청와대고 해경이냐?”며 청와대와 해경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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