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074608

[교황방한]교황, '노란 리본', '끄덕끄덕'…세월호법 간접 지지
2014-08-16 08:15 CBS 노컷뉴스 김진오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전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해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 지도자가 아닌 성직자였다. 

종교 지도자답게 정치가들처럼 언행을 하지 않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교황의 입을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는 발언을 듣고 싶었으나 교황은 정치 현안으로 부상한 문제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에 고개를 끄덕이며 "기억하겠다"고 말하는 등 상징적으로나마 지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서울공항에서 영접단으로 나온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데 이어 15일에도 유가족들을 만났다.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생존 학생을 10여 분간 만났다. 

교황을 직접 만난 세월호 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이날 교황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도록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게 해 달라는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단식 중인 세월호 희생 학생(고 김유민군)의 아버지(김영오씨)를 광화문 미사 때 안아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가족들의 이런 요구에 대해 말없이 "고개를 끄떡였다"고 전했다. 

희생자의 아버지 김학일 씨도 "제의실에 300명의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십자가와 함께 있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과 함께 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교황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교황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김 씨는 전했다. 

또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자 교황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억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황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달라는 뜻에서 유가족으로부터 전달받은 노란 리본을 유가족 면담 이후 진행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왼쪽 가슴에 달고 나왔다. 

세월호 대책위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간접적으로 우리의 뜻을 피력하긴 했지만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미사 때 교황님이 리본을 달고 나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 이 국가적인 대재앙의 결과로 지금도 여전히 고통 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위탁합시다"면서 "모든 한국인을 고통 받게 한 비극적인 이 사건이 공동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모든 이들의 책임과 연대성을 확인시켜 주었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대통령도, 여.야 대표도, 그 어떤 정치인도, 어떤 종교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해 교황으로부터 직접적인 언급을 듣고 싶어 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기억하겠다', '노란 리본'을 통해 상징적으로나마 유가족들의 뜻을 지지했다. 

정치 지도자라면 '정부는, 대통령은 그렇게 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식의 발언을 할 수 있었겠으나 세계의 종교지도자로서 그렇게 할 수 없었음을 인정한다면 교황으로서 최대한의 '성의'를 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내에서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찬반 양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럼에도 유가족들의 요구를 뿌리치지 않고 무언의 행동(노란 리본 달기) 등으로 간접적이나 지지한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힘내라며 간접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준비위원회 측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구체적인 메시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준비위원회 측은 "교황과의 만남을 요청한 150여 단체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를 선택해 만난 것 자체가 교황께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 

교황이 16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복식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34일째 단식 농성중인 김영오씨를 안아줄지 주목된다.

교황은 15일 세월호 특별법 도보 순례단으로부터 “김영오씨를 안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교황이 김영오씨를 안아준다면 세월호 특별법을 우회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 행사에 부담을 주지 않고자 김영오씨 천막만 남겨두고 모든 농성 천막을 자진 철거했다. 

이날 시복식에는 세월호 유가족 400여 명이 참석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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