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5451

쌀쌀한데도 창궐하는 낙동강 큰빗이끼벌레, 왜?
[주장] 낙동강 유속 느려지면 녹조현상 심화... 4대강 재자연화 서둘러야
14.10.21 20:18 l 최종 업데이트 14.10.21 23:02 l 정수근(grreview30)

기사 관련 사진
▲  가을에 나타난 큰빗이끼벌레. 큰빗이끼벌레가 햇볕을 받아 포자의 무늬이 그대로 드러났다. ⓒ 정수근

낙동강에서 지난 7월 한여름에 창궐했다가 8월 늦은 장맛비에 사라진 듯했던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10월까지 여전히 창궐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기자는 지난 8일과 10일, 15일 대구 달성군 강정 고령보 상류를 찾았다. 지난 2013년 7월 당시 같은 현장에서 한 개체 정도만 발견됐던 큰빗이끼벌레가 이번 방문에는 약 100여 개체 정도 발견됐다. 

문제의 큰빗이끼벌레는 수온이 섭씨 16도 이하가 되면 폐사한다고 알려졌다. 창궐한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폐사할 시엔 수질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국내 유일의 큰빗이끼벌레 연구자인 우석대 서지은 교수도 "큰빗이끼벌레가 부패하면서 산소를 쓰게 된다. 그러면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고 수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아가서는 물고기가 죽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넓은 공간에서는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알고 있다"고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큰빗이끼벌레 집단 사멸하면 수질에 악영향" )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하다. 넓은 공간에서는 영향이 미미하긴 하지만, 강물이 얕은 저층부에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에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맹독성 물질을 함유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인 남조류의 일종)의 대량 증가에 따른 녹조 현상과 더불어 큰빗이끼벌레라는 낯선 생명의 대량 창궐.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기사 관련 사진
▲  가을 녹조. 지난 10월 15일 낙동강 매곡취수장 부근서 목격한 가을 녹조가 진하다. ⓒ 정수근

문제는 과거와 달라진 낙동강의 유속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선 지난 시절 낙동강과 지금의 낙동강을 비교해봐야 한다. 오염원의 유입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적었다. 왜냐하면 하수종말처리장(생활 하수 처리)과 총인처리시설(인이 포함된 하수 처리)이 과거에 비해 더 확충됐기 때문이다. 수온도 이유로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수온 또한 등락이 좀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평균값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바로 수량과 유속이다. 낙동강의 수량은 과거 1억 톤에서 지금은 10억 톤으로 10배가 늘었고, 그와 반비례해서 유속은 과거 초당 50센티미터에서 1미터였던 것이 지금은 초당 2센티미터에서 5센티로 10배 이상 줄었다. 

그 이유는 바로 4대강 사업 때문이다. 강물이 4대강 보로 갇혀 있기 때문에 수량은 많아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강물이 흐르지 않으니 유속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속이 줄어들면 남조류의 대량 번무 현상으로 녹조가 창궐하고, 녹조 현상이 심화되면 이 남조류를 먹이로 삼는 큰빗이끼벌레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가을까지 녹조 현상과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나는 것은 독성 남조류가 가을까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으면서 나타나게 될 수질의 변화 또한 가을에 동반된다. 수온인 섭씨 16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게 된다면 수 생태계에선 과연 어떤 끔찍한 변화가 생길까. 

기사 관련 사진
▲  매곡취수장의 고장난 한 취수구에 녹조가 한가득 피었다. ⓒ 정수근

기사 관련 사진
▲  강정고령보가 눈앞에 보이는 바윗틈에서도 큰빗이끼벌레는 잘 자라고 있다 ⓒ 정수근

남조류와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으면? 

설상가상으로 김좌관 부산 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남조류도 수온이 떨어지면 한꺼번에 사멸하게 되는데, 이들이 죽으면서 독성 물질을 더 많이 내뿜는다"고 밝혔다. 남조류의 폐사에 따른 독성 물질의 증가와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폐사에 따른 산소의 고갈, 이로 인한 낙동강 수 생태계의 변화가 가을에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가을의 변화가 깊이 걱정되는 이유는 지난 2012년의 악몽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2012년 가을인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지속된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사태. 
그 악몽과도 같은 죽음의 행렬이 바로 이 가을에 다시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을까지 녹조현상이 지속되고, 큰빗이끼벌레가 여전히 창궐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올가을에도 그와 같은 죽음의 행렬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실로 두려웠다. 

이와 같은 비극적 상황을 다시 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낙동강에서 녹조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또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지 않을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기사 관련 사진
▲  죽은 나뭇가지 사이에 붙어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들. 이처럼 죽은 나뭇가지나 수초, 바윗틈 곳곳에 큰빗이끼벌레들이 자라고 있다. ⓒ 정수근

기사 관련 사진
▲  축구공만하게 자란 큰빗이끼벌레 ⓒ 정수근

4대강 재자연화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가? 녹조 현상과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조건을 없애면 된다. 그것은 강물의 유속을 복원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수문을 여는 것, 더 나아가 보를 해체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4대강 보로 인해 생긴 문제는 4대강 보로 문제를 풀 수밖에 없다. 4대강 보를 열지 않는 한 앞으로 매년 똑같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매년 똑같은 걱정과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 22조 2000억이나 되는 천문학적 혈세를 쓰고도 우리는 왜 4대강의 수질을 걱정하고, 먹는 물의 안전을 염려해야 하는가. 

4대강사업은 완벽히 실패한 사업이다. 하루빨리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사 관련 사진
▲  2012년 가을 발생한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사건. 수십만마리의 물고기가 집단폐사 했지만, 당국은 아직까지 그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 정수근

덧붙이는 글 | 정수근 시민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생태보존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도 함께 게제됩니다.



 
Posted by civ2
TAG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