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6051.html
일본에서 또…불상 훔친 한국인들
등록 : 2014.11.25 18:37수정 : 2014.11.25 23:15
한국인 4명이 24일 오전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의 사찰인 바이린지(梅林寺)에서 훔치려 했던 높이 약 11㎝의 ‘탄생불’. 구리로 된 이 불상은 신라시대인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쓰시마시 교육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통일신라 추정 ‘부처 탄생불’ 절도 혐의로 4명 붙잡혀
한국정부, 2년전 도난 불상 안돌려줘…외교문제 비화
“역시 또 이런 일이 일어났군요. 한국 정부의 책임입니다.”
25일 <한겨레>의 전화 취재에 응한 일본 쓰시마의 사찰 서산사(세이잔지)의 전 주지 다나카 셋코의 목소리에는 불쾌한 음색이 역력했다. 그가 주지로 있던 서산사는 2012년 10월 한국인 절도범들이 고려시대 관세음보살좌상(나가사키현 지정문화재 8호)을 훔쳐간 관음사(간논지)의 본사(本寺)다. 그는 불상을 도난당한 뒤 한국 정부 등을 상대로 “훔쳐간 불상을 돌려달라”고 호소해왔지만 2년 넘게 불상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24일 쓰시마에서 한국인들이 두번째로 불상을 훔쳐간 사건이 발생했다. <도쿄신문>은 쓰시마 남부경찰서가 이날 쓰시마의 한 절에서 불상과 경전 등을 훔친 혐의로 김아무개(70·승려)씨 등 일당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5일에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은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50분 사이에 쓰시마 미쓰시마초의 한 사찰에서 약 11㎝ 높이의 ‘탄생불’과 여러 권의 불경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신문은 사찰로부터 도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쓰시마의 가장 큰 항구인 이즈하라항에서 김씨 일당을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체포된 5명 가운데 2명은 ‘불상을 훔치러 쓰시마에 왔다. 불상을 팔면 돈이 된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3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 일행이 훔친 불상은 쓰시마 매림사(바이린지)에 보관중이던 부처의 탄생불(쓰시마시 지정문화재 51호)이다. 1978년 규슈대학 미학미술사연구실이 펴낸 <쓰시마의 미술>을 보면, “이 불상은 9세기 통일신라 시대 불상으로 생각되며, 비슷한 탄생불이 (쓰시마의) 다른 절에서도 전해지고 있다”는 구절을 찾을 수 있다. 불상은 부처가 태어난 직후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모습을 담은 탄생불의 특징을 잘 구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아도 냉랭한 한-일 관계에 적잖은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2012년 도난 불상의 반환을 미루고 있는 사이에 두번째 도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제작된 불상이 어떻게 일본으로 넘어갔는지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도난 문화재의 반환에 관한 1970년 유네스코협약을 보면 이 불상은 원소유자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공개 석상에서 불상 반환을 여러 차례 요구하는 등 이 문제는 이미 양국간 외교 현안으로 비화한 상태다.
일본에선 한국 정부의 미온적 대처가 두번째 절도 사건을 불러왔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호리에 마사타케 쓰시마시의회 의장은 “도난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어찌됐든 한국과의 교류는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좀 곤란하게 됐다”고 했고, 다나카 전 주지도 “이번 사건으로 일본의 혐한 정서가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외 반출 문화재 환수 운동을 해온 혜문 스님(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은 “문화재 반환이라는 이유로 절도가 용인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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