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0272.html

국책연구기관 “원전 추가건설·수명연장 반대”
[한겨레] 남종영 기자   등록 : 20111214 23:17
   
정부정책과 정면 배치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더이상 원전을 추가로 짓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책연구원의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증설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14일 국책연구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보고서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은 조만간 행정연구원이 여러 연구원의 보고서를 모은 ‘미래세대의 지속가능발전 조건: 성장·환경·복지의 선순환’이란 보고서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의 에너지 분야를 담당한 강광규 환경평가본부장(경제학)은 “현재 가동되는 원전은 내구연한까지만 사용하고 원전은 새로 짓지 않는 게 미래세대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원전을 통한 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을 재고하는 대신 에너지 절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수요관리 정책이 우선시된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전은 부지 선정에 있어서 주민 반대가 심하고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위험이 국민들에게 우려를 주고 있다”며 원전 진흥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은 후쿠시마 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르네상스’를 주도하는 나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한국형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지난달에는 2016년까지 원전 6기를 더 짓는 제4차 원자력진흥계획을 확정했다. 장기에너지계획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원전 17~19기를 더 지어 전체 전력 가운데 원자력 비중을 59%까지 늘리기로 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원자력 국가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보고서는 원전 추가 건설이 현 세대의 발전이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귀결된다며 사실상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 본부장은 “재생에너지를 현 수준보다 좀더 확대하는 정책이 미래세대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