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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워터게이트와 닮은꼴인 D-Dos 사건
결정적 차이 ‘deep throat’는 언제 등장할까?
김행수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 입력 2011-12-15 18:32:24 l 수정 2011-12-15 18:44:58

[인포그래픽]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인물 관계도
[인포그래픽]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인물 관계도 ⓒ유동수 디자인실장

사상 초유의 선관위 D-Dos 공격 사건 관련자들 사이에 1억의 금품이 오고간 것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애초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하던 경찰은 신뢰성에 큰 상처를 입었고, 대가성이 없어서 공개하지 않았다는 해명도 곧 뒤집어질 전망이다. 거짓말 탐지기 반응과 차용증도 없는 점, 잘 모르는 관계 등으로 미루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선관위 D-Dos 공격으로 정작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선관위나 야당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MB정권으로 보인다. 이 어처구니없는 행동은 전형적인 팀-킬(아군의 공격에 의한 피해)이다. 휘청거리는 한나라당에 피니시 블로우(결정적 타격)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워터게이트와 선관위 D-Dos 사건, 무엇이 닮았나?

이 사건의 결말을 아직 누구도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D-Dos 사태는 여러 모로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몰고온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닮아있다. 무엇이 닮았고 무엇이 다른지 두 사건을 비교해 보자.

두 사건은 선거 승리를 위해 저지른 불법적인 행동에서 시작되었다는 발단에서부터 닮아있다. 1972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하여 공화당 닉슨 진영은 워터게이트 호텔에 있던 상대 후보(민주당 맥거번) 사무실에 불법 도청을 시도한다. 이후 총선과 대선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기기 위하여 2011년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선관위와 상대후보 박원순 홈페이지에 대한 D-Dos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이 똑같다.

두 사건이 우연히 발각되는 과정도 비슷하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배관공으로 위장하여 단순 절도 사건으로 끝날 뻔한 사건이 당사자들이 전직 CIA와 FBI요원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공화당 닉슨 후보와의 연결 고리가 드러났다. 선관위 D-Dos 공격사건도 경찰은 애초 해커들의 단순 장난 정도로 생각한 사건이었는데 우연히 관련자들이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들과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한나라당과의 연관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사자들이 “당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했다.”고 하는 장면은 완전히 똑같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배관공으로 위장하여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가 체포된 이들은 애초 당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행한 것이라고 했고, 결국 법정에서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 D-Dos 사건 관련자들 역시 구속된 현재까지 한나라당이나 의원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했다고 하고 있다. 그래도 애초 안 했다고 하던 것에 비하면 조금 달라지기는 했다.

당이나 후보 진영에서는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도 똑같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도청 장치를 설치한 이들이 붙잡힌 이후에도 공화당이나 닉슨은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했다. 실제로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에 단순 침입 정도로 취급되어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여 닉슨이 압도적인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워터게이트 초반과 똑같은 한나라당의 태도

D-Dos 사건에서도 선관위 공격을 지시한 것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비서이고, 한나라당의 여러 비서들이 당일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더 나아가 이들 사이에 1억의 돈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한나라당과 관련 의원들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처음에는 젊은 해커들의 취기로 취급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의원들은 모르는 일이고 아래에서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라는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 사건 관련자들의 관계와 이들이 가졌던 두 번의 술자리, 그리고 1억 상당의 금품 거래가 그 근거이다. 

경찰의 발표와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D-Dos 공격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 모두 진주 출신의 동향 선후배이며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맺어진 관계들이다. 후보를 비롯하여 당직자와 선거운동원들이 촌각을 다투며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선거 바로 전날 밤 한심하게도 이들 사이에 두 번의 술자리가 있었다. 

첫 번째 술자리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MB 전 경호비서), 청와대 행정관(홍준표 대표 전 비서), 정두언 의원 비서, 공성진 전 의원 비서가 함께 자리를 했다. 두 번째 술자리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최구식 의원 비서, 공성진 전 의원 비서, 검찰수사관 출신 사업가, 의사, 변호사가 함께 있었다고 한다.

한나라당 당직자와 비서들이 무려 5명이나 등장하는데 이들은 선거나 D-Dos 이야기는 없었다고 발뺌을 했다. 더 웃기는 것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구식 의원 비서와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그리고 D-Dos 공격을 감행한 해커 사이에 선거를 전후하여 1억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점이다. 

차용증도 없고, 최초 돈의 출처인 국회의장 비서와 돈의 최종 종착지인 해커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란다. 그리고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던 해킹 주모자 강모씨는 자기가 직접 빌린 것도 아닌데 해커 차모씨의 돈 1억원을 며칠 만에 대신 갚아준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가성이 없는 정상적인 돈 거래라고 한다.

디도스 수사 발표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 경무관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10.26 재보선 당일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두 사건의 결정적인 차이는 Deep throat(내부고발자)

선거에도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해 닉슨이 당선되었고,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몇몇 언론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었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은 묻히는 듯 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반전되어 닉슨의 사임까지 가져온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Deep throat'라는 익명의 제보자였다.

이 사건을 최초로 보도하고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언론은 워싱턴포스트이다. 사건 추적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나타난 것이 ‘Deep throat'라는 익명의 제보자였는데, 웃기게도 'Deep throat'는 당시의 포르노 영화 제목이라고 한다. 

이 제보를 통하여 워터게이트 침입자들이 공화당에 고용된 정보부 요원이며, 돈을 주어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는 것, 백악관에서 닉슨 대통령이 직접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법정에서 사건을 폭로하지 않으면 사면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등이 폭로되었다.

결정적으로 백악관 대통령 업무실(Oval Office)에서 닉슨이 이 사건 은폐와 관련하여 참모들과 나눈 대화가 녹음되었으며, 그 녹음테이프가 백악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대통령의 특권(‘Executive Privilege')이라면서 거부했다. 연방대법원까지 공개하라고 판결하자 마지못해 18분 분량이 지워진 테이프를 제출했고 이로서 여론은 완전히 닉슨에게서 돌아서 버렸다.

의회에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특별 검사가 사건을 수사하는데도 닉슨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사건을 축소하기 위하여 담당 검사를 해임시켜 버렸다. 그러자 이에 항의하여 법무장관이 사표를 내던지는 초강수로 나왔고, 상원 법무위원회에서 탄핵이 의결되어 본회의에 제출되기에 이른다. 결국 탄핵안 의결이 확실시 되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닉슨은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닉슨이 탄핵으로 물러난 최초이자 최후의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Deep throat'라는 익명의 내부 제보였다. 이때부터 언론계에서 ‘딥 쓰로트(Deep throat)'는 믿을만한 익명의 내부고발자라는 의미의 보통명사로 쓰이게 되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D-Dos 사건의 묵시록. 결과도 똑같을까?

꼬리자르기 꼼수 그만해
한국진보연대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연 '선거방해 디도스테러 한나라당 해체 촉구 기자회견'에서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발단에서 과정까지가 매우 유사한 두 사건의 결정적인 차이가 현재까지는 딥 쓰로트의 존재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도 애초 돈 거래도 없었고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에 돈으로 매수했고, 사면해 주겠다며 유혹했으며,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 내부고발자에 의해서 드러났다. 

그런데 D-Dos 사건에서는 아직까지 내부고발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입을 맞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이 있다면 언젠가 밝혀지게 되어 있고, 그 진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워터게이트 사건이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닉슨과 공화당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시도가 결국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져 역사적 오명을 남긴 것에서 알 수 있듯 선관위 D-Dos 공격 사건도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면 결과도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은 D-Dos 공격 사건의 묵시록이 될 수도 있다. 사상 초유의 D-Dos 공격 사건이 한나라당에게 과연 어떤 결과를 몰고 올 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행수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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