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화물선 안되니 유람선?
등록 :2015-04-01 22:42

수공, 여의도 선착장 공사 추진, 서울시에 1000t급 접안 허가 요청
공대위 “물류 실패에 관광 꼼수” 서울시 “6월쯤 허가 여부 결정”

한국수자원공사가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과 서울 여의도 사이를 중대형 유람선이 오갈 수 있도록 여의도에 선착장 공사를 추진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물류기능을 상실한 경인운하를 관광으로 되돌리려는 꼼수”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1일 서울시와 한국수자원공사(수공)의 말을 종합하면, 수공은 올해 말까지 여의도 선착장에 1000t급 유람선이 접안할 수 있는 ‘한강 공용 선착장’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에 선착장 점용허가를 내줄 것을 요청했다. 수공은 “55억원을 들여 여의도 선착장을 조성한 뒤 여의도~김포터미널~아라뱃길 인천여객터미널~연안부두~덕적도 사이 총 93㎞를 오가는 1000t급 유람선을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공은 현재 아라뱃길 인천여객터미널~김포터미널 사이에 1000t과 600t 유람선을 하루 1~2차례 운항중이며 주말에는 37t급 유람선을 운항하고 있다.

수공의 여의도 선착장 추진에 대해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인운하 활성화를 위한 한강유람선 선착장 조성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공대위는 “이명박 정부 때 2조5000억원을 들여 국책사업으로 조성했지만 경인운하 물동량이 애초 예측치의 7.3%에 불과할 정도로 물류기능을 상실하자 이제 와서 유람선을 띄워 관광으로 살려보겠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 단체인 ‘환경정의’ 김홍철 사무처장은 “중대형 선박을 운행하기 위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마포대교 밤섬 주변의 지속적 준설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환경평가는 전무한 상태이며 중대형 여객선 운항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2년 백지화를 선언했던 한강운하 사업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공 쪽은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당시 서울시가 중대형 여객선 운항을 위해 수공이 요청한 여의도 선착장 사용을 안전상의 이유로 불허하는 대신 신규 선착장을 지을 경우 협조하겠다는 의사에 따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선착장 설치는 국토교통부 허가사항이지만 관리자인 서울시의 의견을 앞서 묻게 되어 있고, 서울시의 점용허가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수공 관계자는 “아라뱃길이 활성화되려면 1000만명에 이르는 서울시민이 아라뱃길 여객선을 많이 이용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 자체 여론조사에서 한강 유람선 운항에 대해 72%의 시민이 찬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공의 협의 요청을 받은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마련하고 있는 ‘한강 관광자원화’ 대책에 따라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나원호 수상관리과장은 “여객선 운항으로 비롯될 환경문제가 선결되어야 하고, 6월쯤 1차로 나올 한강 관광자원화 계획의 일환에서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임인택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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