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 하노이 한복쇼’ 랜드마크72로 막판 결정”
강병한·정환보·구교형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입력 : 2015-04-20 05:59:43

2013년 박 대통령이 직접 워킹 화제… 유치전 치열
성완종, 당시 국회의원직 상실·워크아웃 위기 몰려
패션쇼 직전 김기춘 등 만나… 구명 운동에 사활

경남기업이 2013년 베트남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 행사를 막판 경합 끝에 유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한복을 입고 나오는 이 행사를 위해 여러 기업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19일 “회사 고위층이 랜드마크 빌딩을 홍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서 “(한복 패션쇼 행사 장소는) 여러 곳이 있었지만 장소는 막판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막판 장소 결정은) 청와대에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9월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 빌딩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서 한복을 입고 무대를 누빈 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 청와대 홈페이지

2013년 9월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 행사는 경남기업이 현지에 건설한 ‘랜드마크72’ 컨벤션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이 한복 차림으로 직접 무대 위를 걷는 모습을 선보여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13년 5월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경남기업은 3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앞둔 미묘한 시기였다. 경남기업은 한복 패션쇼 행사 지원을 위해 장모 대표이사와 성 전 회장 장남을 현지에 파견했다.

당시 패션쇼 유치는 베트남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성 전 회장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이다. 또 코너에 몰린 성 전 회장이 청와대 인사를 상대로 한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구명운동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성 전 회장은 한복 패션쇼 직전인 9월3일 김진수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을 접촉한 것으로 다이어리에 기록돼 있다. 9월4일과 5일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 또 패션쇼 직후인 9월13일 채권은행장인 임종룡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현 금융위원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장소 선정 배경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베트남 행사 기획에 관여하지 않았다. (해외 순방이기 때문에) 외교 쪽에서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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