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4200600155&code=910100

경남기업, 한복쇼 다음달 ‘채권단 자금지원 결정’ 받아내
구교형·정환보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입력 : 2015-04-20 06:00:15ㅣ수정 : 2015-04-20 06:01:57

박 대통령 베트남 방문 당시 경남기업 사장, 사절단 포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13년 9월 자신의 의원직 상실과 회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이 임박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베트남 ‘랜드마크72’로 초청하는 데 주력했다. 베트남은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동남아 국가이자 ‘세일즈 외교’의 전초기지로 선포한 곳이다. 경남기업 입장에서는 현지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를 유치하는 게 탈출구의 한 방편일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은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 초청으로 2013년 9월7~11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다. 방문 이틀째인 8일 박 대통령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랜드마크72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마지막 순서로 직접 무대에 올랐다.

과거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보통 외교안보수석실과 경제수석실에서 대통령 순방 동선을 짜 오면 비서실장이나 부속실이 최종 재가한다”며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갔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히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순방에 동행한 한 인사는 “성 전 회장이 함께 가지는 않았지만 그의 아들이 나와 밥도 사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현지 동선은 청와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상의한 끝에 확정했다. 베트남 현지의 사업 관련성, 순방 활용도를 고려한 결과였다. 공식 수행원으로 윤병세 외교부·윤상직 산업부·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주철기 외교안보·이정현 홍보·조원동 경제 수석이 이름을 올렸다.

주 수석은 사전브리핑에서 “베트남 방문은 아세안에 우리가 부여하는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세일즈 정상외교가 본격 가동되는 계기”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현지에서 국가주석 외에 당서기장, 국회의장과의 개별 면담·오찬을 통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처럼 베트남 진출과 유력인사들과의 친분 쌓기라는 ‘일석이조’의 효과 때문에 기업인들 사이에서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79명으로 구성된 사절단에는 장모 경남기업 대표이사가 등록돼 있다.

경남기업이 패션쇼 유치와 함께 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베트남 현지의 사업 성과도 있지만 성 전 회장의 다급한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 전 회장은 2013년 5월 항소심에서 의원직 상실형(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이를 뒤집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선거사범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과 달리 2심 이후 최종심 선고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 또 갈수록 악화되는 회사 재정 상황 때문에도 반전카드가 필요했다. 청와대 행사를 앞세워 금융권 자금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경남기업은 패션쇼 후인 2013년 10월29일 워크아웃과 함께 하루 만에 채권단의 자금지원 결정을 받아냈다.

당시 청와대 인사들은 “로비는 없었다. (대통령 동선은) 로비를 받고 정하는 게 아니다”(이정현 홍보수석)라고 말했다. 또 “정무수석이 하는 일도 아니고 전혀 모르는 내용”(박준우 정무수석)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