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0740.html
청와대 정무·민정수석 논의 뒤 경찰청장에 연락
[한겨레] 유선희 기자 등록 : 20111218 19:35
행정관 연루·1억 돈거래 밝혀지자 두차례 전화
경찰이 중요 단서 파악한 날과 통화 시점 일치
“청와대서 전화 걸었다는 사실만으로 외압의혹”
≫ 지난 6월20일 오후 조현오 경찰청장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자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며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 공격 사건 수사 발표 이전에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두 차례나 전화를 건 데 이어 정진영 민정수석과 사건 내용에 대해 긴밀히 상의까지 한 것으로 알져지면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경찰 수사에 개입해 사건을 축소·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정무수석이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건 시점은 지난 7일과 8일이다. 이때는 경찰이 박아무개(38) 청와대 행정관이 사건 연루자들 가운데 일부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날 1차 술자리를 가진 사실과,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인 김아무개(30)씨가 사건의 주범 공아무개(27·구속·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전 비서)씨에게 1천만원의 돈을 보낸 사실을 파악한 직후다.
지난 6일 오후 박 의장 전 비서 김씨는 본인의 통장 거래내역 사본과 전세계약서 등 돈거래와 관련한 서류들을 경찰에 임의제출하고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김씨가 공씨에게 10월20일 1천만원을 송금했고,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아무개(25·구속·아이티업체 사장)씨 계좌를 통해 차아무개(27·구속)씨에게도 9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이 사실을 7일 오전 조 청장에게 보고했고 곧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치안비서관을 통해 김 정무수석에게도 전달됐다. 보고를 받은 김 정무수석은 정진영 민정수석과 논의를 했으며, 이날 오후 김 정무수석은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건의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들 사이에 돈거래가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7일 오후 수사팀은 청와대 박 행정관이 선거 전날인 10월25일 디도스 사건 연루자들 중 일부와 1차로 저녁식사를 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 사실은 당일 조 청장에게 보고됐으며, 이날 저녁에서 8일 오전 사이에 청와대에도 보고가 들어갔다. 이어 김 정무수석은 정 민정수석과의 상의를 거쳐 8일 또다시 조 청장에게 전화를 했다. 박 행정관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말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8일 밤 언론보도를 통해 박 행정관이 1차 저녁식사 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은 박 행정관에 대한 소환 조사 사실을 공개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찰 안팎에서는 김 정무수석이 조 청정과의 통화 사실은 물론, 통화 내용 등과 대응 방법 등에 대해 민정수석과 상의를 하면서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에까지 소문이 퍼졌고, 이 때문에 박 행정관의 저녁식사 참석 사실과 사건 관련자들 사이의 돈거래 내용, 김 정무수석과 조 청장의 통화 사실 등이 언론에 흘러나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 청장과 청와대는 “사건 관련 사실을 확인하려 했을 뿐 압력을 행사하지도, 받지도 않았다”고 펄쩍 뛰고 있다. 관련 사실을 보도한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선 청와대가 수사중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압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청 한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는 것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구태”라며 “청와대가 수뇌부에 전화를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하니, 청와대 행정관도 경찰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던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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