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만도 못해? ...의원들 '식물 국정원' 질타
[현장] 국회 정보위...국정원 "미국·일본·러시아도 마찬가지"
11.12.20 10:37 ㅣ최종 업데이트 11.12.20 14:16  황방열 (hby)

▲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소집된 국회 정보위에 원세훈 국정원장이 출석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기사재보강: 20일 오후 2시 15분]
 
국가정보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19일 정오 북한 방송을 보고서야 안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원세훈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권영세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회의 도중 잠시 밖으로 나온 권 위원장은 "국정원이 어제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보고했으며, 미국, 일본, 러시아도 마찬가지였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중국은 조금 전에 알았던 것 같은 징후가 있는데, 그 징후가 김 위원장 사망에 관련된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의원들이 민간기업이 물어 볼 정도였다는데, (19일 오전 10시에) 북한이 특별방송 예고를 한 뒤에도 김정일 사망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 많은 예산을 다 뭐에다 쓴 거냐고 질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도 마찬가지였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정일 사망 소식을 언제 알았느냐"는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현재 국방정보감시 체제를 가지고서 김정일 사망을 아는 것은 다소 제한된 면이 있지만, 정보능력을 키워야겠다, 확장해야겠다는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정원과 국방부가 한반도 정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북한 발표 전에는 전혀 몰랐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국회 정보위의 황진하(한나라당 간사)·최재성(민주당 간사) 의원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김정일 사망에 대해서 정부차원의 조의를 표명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의원에 따르면 원 원장은 조의 의전을 묻는 질문에 "연평도·천안함·KAL기·아웅산 사건 등을 보면 조의를 표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답한 뒤 "그러나 국회 정당 차원의 조의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개인차원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국정원장이 이런 의견을 밝히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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